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Apr 23. 2017

회원이라고 자꾸 선 긋는 트레이너를 유혹해보자

느낌이 오면 일단 찔러보자.

S양의 고민의 해법은 매우 간단하다. 일단 상대방이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는 여러 건더기를 만들어주면 나머지는 그냥 일사천리! 더욱이 상대가 트레이너라니! 이거 10초만 생각해봐도 찰진 드립들이 마구 떠오르는데! 상대방이 선비형 트레이너라 자꾸 선을 긋는다고 접근을 어려워할 필요 없다. 상대는 S양이 질문하면 답을 해줘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이토록 쉬운 케이스가 또 어디 있을까!?



느낌이 오면 일단 찔러보자.

겨울 동안 살이 너무 쪄서 친구랑 같이 피트니스센터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어요. 그러다 관심이 가는 트레이너분이 생겼는데 친구가 봐도 트레이너님이 제게 관심이 있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웃으면 따라 웃으시기도 하고, 제가 따로 근력운동하면 따로 코치를 해주시기도 하고, 제가 회식 때문에 못 가면 친구에게 저 안 오냐고 묻기도 하시고요. 그런데 딱 거기까지예요. 


뭐가 딱 거기까지인가? 그 정도면 충분하지! 물론 S양 입장에서는 "이거 그냥 회원관리 차원 아닌가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회원관리 차원이라고 보기에 너무 차별대우가 확 티 나지 않는가! 물론 그 트레이너의 회원관리 방침이 마음에 드는 회원만? 철저히 관리한다? 일수도 있겠지만 일단 느낌이 오면 찔러보는 게 답이다. 


트레이너 중에는 운동 핑계를 대며 자연스럽게 대시를 해오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분야든 "절대로 선을 넘어서는 안돼!"라며 선비 기질이 가득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므로 S양이 관심이 있다면 운동을 핑계로 먼저 대시를 해보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상대방의 심리를 엿보도록 하자. 


그런 의미에서 S양이 따로 근력운동을 하고 있을 때 트레이너가 S양의 자세를 잡아주려는 것을 어색하게 회피한 일이나 S양 주위를 맴도는 트레이너에게 쿨 내 나는 인사를 건넨 부분은 너무 아쉽다. 먼저 "제 자세가 맞는 거예요?"하면서 대화나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유도했더라면 어땠을까?  



애매한 드립으로 벽을 허물어보자.

문제는 그분이 직업이 직업이라 선을 긋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어떤 다른 여자회원이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데 전화번호 좀 달라고 했더니 죄송하지만 회원님과의 사적인 만남은 금지되어 있다면서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제가 다가가면 선을 확 그을까 봐 먼저 다가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에... 솔직히... 마음에 드는 회원이 와서 알려달라고 했으면 알려줬겠지... 그래도 선비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 선을 넘는다는 것은 높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돌직구보다는 자연스럽게 벽을 허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트레이너와 회원이라는 벽을 허물수 있을까? 


이미 인사와 간단한 질의응답은 주고받고 있는 것 같으니 기본적인 분위기는 형성된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밝은 인사와 운동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간격을 좁히고 중간중간 애매한 드립을 통해 벽을 허물어 보자. 애매한 드립이라는 표현이 확 와 닿지 않을 텐데. 쉽게 말하면 호감 표현인지 아니면 농담인지 구별이 안 되는 그런 질문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S양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을 때 트레이너가 또 뒤에서 맴돈다면 "트레이너님 트레이너들이 좋아하는 여자 몸매는 어떤 거예요?"하고 물어보자. 트레이너가 뭐라 하면 "에... 난 안 되겠네..."하면서 하던 운동에 집중하는 거다. 트레이너가 당황하면서 "회원님 몸매도 좋으세요!"하면 "언제 다 봤어요?"하고 뭐 그런 드립들 말이다. 


혹시나 S양이 소싯적 싱크빅을 안 해서 창의력이 부족할지 모르니 몇 가지 창의력 터지는 드립들을 추천해주자면 트레이너의 시선이 가슴 쪽에 갔을 때 "가슴 커지는 운동은 어떻게 해요?"라고 한다던가 "지금 복근이 나오고 있는 걸까요?"하면서 트레이너의 손을 S양의 배에 댄다던가 해볼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지금처럼 운동에 대해 물어보되 짓궂은 농담을 던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운동을 핑계로 번호를 물어보자.

저는 정말 이분과 잘 되고 싶어요. 연락 같은 건 아직 하지 않은 사이고요. 번호도 몰라요... 정말 갈수록 좋은 사람이고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근데 번호도 모르는데 어쩌죠? ㅠ_ㅠ 돌직구로 물어봐야 하나요? ㅠ_ㅠ 


번호쯤이야... 운동 핑계로 얼마든지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닐까? "안나 오실 때 운동하다가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게 번호 좀 알려주세요!"라고 해도 알려줄 것 같은데... 일단 번호를 알아야 연락을 하면서 좀 더 해볼게 아닌가? 

혹시나 바로 선을 그을까 봐 겁이 난다면 트레이너가 귀찮아 할 때까지 질문을 해보자. "보충제는 뭐가 좋아요?", "데드리프트 하고 나면 허리가 아픈데 어떻게 해요?", "어쩔 수 없이 술 마실 때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까요?" 등의 질문을 던지다 "귀찮으시죠... 제가 운동이 처음이라... 다른 분도 봐주셔야 할 텐데... 괜찮으시면 번호를 알려주시면 스케줄 괜찮으실 때 따로 여쭤볼게요!"라고 던져볼 수도 있다. 


그리고 번호를 알아내고 나면 뭐 운동 핑계로 매일 연락을 하는 거다. 내가 아는 여우녀는 식사 때마다 음식 사진 보내면서 "이거 먹어도 될까요? ㅠㅠ"하며 끼 부리다가 은근슬쩍 "어맛! 사진 잘못 보냈어요 ㅠㅠ" 하면서 비키니 사진도 보냈... 흠흠... 


뭘 망설이는가? 본인도 느끼도 다른 사람도 느낄 만큼 조용한 썸을 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시해라. 상대가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도록 살짝 운동이라는 소재를 걸쳐놓으면 뭘 해도 ㅇㅋ다! 대놓고 좋다고 표현해주는데 꼬셔주는 건 예의다.



작가의 이전글 여자 친구의 과거 때문에 괴로운 남자, 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