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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15. 2015

권태기에 빠진 남자들에게 필요한 충고

남에게 주고 싶은 트로피는 없다.

당신이 지금 권태롭다고 느끼는 여자친구는 한 때 당신에게 연말 시상식의 트로피 보다 더 큰 감동과 설렘 그리고 기쁨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말 시상식의 감동과 설렘 그리고 기쁨은 옅어지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트로피에 담긴 의미와 추억이 아닐까? -러시아 컨설팅 전문학원 MADS creative thinking courses 광고


그녀는 한때 연말 시상식의 트로피 보다 더 대단한 존재였다.

권태기에 빠진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들은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며 남자에게 "우리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봐...", "우리 행복했잖아...", "1주년 여행 갔었던 날 기억나?"라며 남자에게는 이미 흐릿하고 변색되어버린 기억들을 상기시키려고 노력한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필사의 고민 끝에 내린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낸 것이겠지만 이미 권태기에 빠진 남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방법이다.


남자가 여자를 심심풀이로 만나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가 굳이 상기시켜 주지 않아도 권태기를  직감하자마자 좋았던 옛 기억을 추억하려고 노력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좋았던 기억들은 흐릿해지고 그동안의 사소한 다툼들로 얼룩져 있는 상태다. 그런 기억들은 남자의 입에서 "하긴 그땐 좋아지..."라는 말이 흘러나오게 할 수는 있지만  그때의 그 감정을 다시 살리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땐 애매모호한 행복했던 순간들을  상기시키기보다 처음 서로 사귀기로 한날을 떠올리게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당신 커플이 10년 이상 초 장기 커플이 아니고서야 2주년 기념 여행은 까먹어도 사귀기로 한 그날의 그 순간만큼은 비록 빛은 바랬을지 몰라도 다른 어떤 기억보다 남자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겨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바래다주는 그 길, "저 가로등이 지나면 붙잡고 고백해야지... 아... 다음번 가로등... 아... 다음번 가로등..."하며 가슴 졸이며 고백의 타이밍을 재던 그때, 죄 없는 머리를 쥐어뜯고 온몸을 베베 꼬며 떨리는 마음에 바이브레이션까지 섞어가며 그녀에게 "나랑 사귀자"라고 했던 그 순간을 남자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권태기에 힘들어하는 남자라면 막연하게 그녀와 행복했던 순간 떠올려보려고 미간에 주름을 잡지 말고 처음 그녀에게 고백했던 때를 떠올려보자. 당신은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그때의 설렘과 두근거림이 떠오르며 당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질 것이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은 지루해 보이는 그녀가 한때는 자신에게 연말 시상식의 트로피보다 더 대단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상식의 감동은 사그라들지만 트로피는 트로피다.

권태기에 괴로워하며 여자친구와 이별을 고민하는 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식었어요.", "이제 그녀를 봐도 두근거리지 않아요.", "그냥 가족 같아요..." 이런 말을 하는 남자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충고를 하나 해주겠다. "당신이 그녀를 봐도 더 이상 설레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신이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 트로피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당신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하며 트로피에 키스세례를 퍼붓고 트로피를 탄 기념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크게 한턱을 쏠 것이다. 분명 당신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겠지만 그 감동과 설렘은 한 달이 채 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만약 당신이 1년이 지나도록 연말 시상식의 감동과 설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은 서둘러 병원을 찾아가봐야 한다.


모든 감정은 폭발하고 결국엔 사라진다. 이건 당신이 어떻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사라지는 것이 순리인 거다. 쉽게 말해 눈만 마주쳐도 짜릿했던 그 감정이 사라진 것은 당신의 잘못도 여자의 잘못도 아니며 원래 그런 거란거다.


그렇다고 "그러면 이런 무의미한 연애는 뭐하러 해!?"라며 연애비관론에 빠지지는 말아라 연말 시상식의 감동과 설렘은 옅어졌지만 당신 왼손에는 트로피가 쥐어져 있지 않은가!? 연말 시상식의 감동이 사라졌다고 트로피가 고철로 변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첫 만남의 짜릿함이 사라졌다고 당신의 여자친구가 흔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그녀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당신과의 멋진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앞으로 멋진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신뢰를 가지고 있다.



남에게 주고 싶은 트로피는 없다.

연예계의 대표 공처가 션은 가끔 부인이 다른 사람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아찔하다고 말한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당신은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요...", "차라리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머릿속으로 그려봐라 당신이 지루하고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그녀가 다른 사람 곁에 있는 것을 말이다! (만약 그 사람이... 당신의 절친이라면!?)


연말 시상식의 감동이 사라진 트로피가 아무리 천덕꾸러기 신세를 받는다 하더라도 누군가 당신의 허락 없이 그 트로피를 집어 던지거나 몰래 훔쳐간다면 당신은 눈에서 레이저를 뿜으며 상대를 잡아다 패대기 칠 것이다. 그러니 당장 첫 만남의 그 설렘이 없다고 너무 쉽게 이별을 말하지는 말자. 아무리 세월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주고 싶은 트로피는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솔직히 당신이 굳이 트로피를 반납하려 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고 그 트로피와 당신이 인연이 아니라면 자연히 그 트로피는 자신에게 맞는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때까지는 연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처음 쥐었을 때의  그때를 추억하며 틈날 때마다 트로피에 왁스를 칠하며 아끼고 또 아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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