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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09. 2015

성격차이로 이별한다는 커플들의 문제점

성격차이는 없다.


인간은 '개성'이라는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고슴도치다. 아무리 상대가 좋다고 해서, 오늘부터 사귀기로 했다고 해서 무심코 상대를 와락  끌어안으면 당신과 상대 모두 상처투성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 독일 폭스바겐 자동차 광고  



'성격차이' 이별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별의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은 바로 '성격차이'다. 그 '성격차이'라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지 만인의 주목을 받는 할리우드 스타부터 나의 불 x친구까지 죄다 이별 이유로 '성격차이'를 꼽는다. 그런데... 성격차이로 이별을 한다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일까? 남자는 조용한 성격인데 여자가 너무 활발해서? 여자가 꼼꼼한데 남자가 너무 털털해서? 대체 어떤 성격들이 잘 맞고 또 어떤 성격들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적어도 심리학 관점에서 봤을 때 '성격차이'로 이별을 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심리실험들이 자신과 다른 성격의 이성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으며 굳이 심리실험 결과들을 뒤지지 않아도 우리 주위에는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격의 남녀가 나름 괜찮은 연애 생활을 해나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물론 물과 기름 같은 성격의 차이로 만나면 절대로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 남녀는 애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연인관계로 들어가지 못했어야 맞다. 결국 성격차이로 이별했다는 사람들은 서로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작은 성격의 차이에서 염증을 느끼다가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격차이란, 자신의 이별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찾지 못한 사람들의 변명일 뿐이다. 내가 보기에 별다른 이유 없이 연애를 하며 상처를 받고 결국 이별이라는 결말을 맞는 커플들의 이별 사유는 '성격차이'가 아닌 '개인간격 미준수'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받았다는 것은 상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는 증거다.

사귀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보다 더 완벽한 솔메이트는 없을 것 같았건만 막상 사귀고 나니 이런 성격파탄자가 따로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서로의 성격이 맞지 않아서 일까? 앞서 말했듯 그 이유는 당신이 상대방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는 증거다. 


미국 인구조사국에서 발표한 예측에 의하면 2013년 1월의 세계 인구는 71억 명이며 이 말은 곧 지구상에는 71억 개의 개성이 있다는 소리다. 아무리 비슷해도 성격이 100% 똑같은 사람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우리는 71억 개의 개성이 아닌 상대의 수백 가지의 개성중 특출 나게 눈에 띄는 개성들로 상대를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처음에는 나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가 막상 사귀고 나서 "뭔가 속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가 당신을 유혹하기 위해 어떠한 성격을 감춘 것이 아닌 당신이 그 사람의 개성을 전부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며 상대도 마찬가지로 당신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수백수천 가지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그중에 상당수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개성이다. 이런 사람과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개성을 인정해주고 그 개성에 자신이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에 다소 반감을 느끼고 "그럴 거면 왜 연애를 해!?", "연애를 하려면 서로 맞춰줘야지!", "사랑하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냐!?" 따위의 다소 이상적인 이야기를 읊조리는 로맨티시스트들이 많겠지만 그런 삼류 연애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딱 한 번만 생각해보자. "당신이 지금껏 살아오면 정말 완벽하게 당신에게 맞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당신에게 완벽하게 맞춰주고 또 당신도 완벽히 맞춰준 경험이 있는가?"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바뀐다는 것은 불가능이며 이 불가능을 바라며 상대에게 강요를 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고슴도치에게서 '개성'이라는 가시를 억지로 뽑아내는 행위다. 당신이 상대를 바꾸려고 다가갈수록 당신은 상대의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릴 것이고 상대 또한 당신의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릴 것이다. 


사랑을 한다고 해서 자신과 상대에게 달려있는 가시를 억지로 뽑으려고 하지 말자. 당신과 상대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연애를 한다면 그 어떤 가시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못할 것이며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주는 서로에게 더없는 배려심을 느끼고 신뢰를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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