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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08. 2017

썸 타다 망한 사연의 오답정리 3편

분명 분위기는 좋았는데 흐지부지?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예쁘게 이어지면 좋으련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썸은 언제나 허무하게 사그라들곤 한다. 뒤늦게 왜 썸이 망했는지를 알아봐야 뭐하겠냐만은 그래도 왜 망했는지는 알아야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니 쓰리지만 망한 썸도 곱씹으며 오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망한 썸 사연 3편의 오답정리를 하며 썸을 타며 어떤 허튼짓을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



분명 분위기는 좋았는데 흐지부지?

안녕하세요. 바로님! 먼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연애고 자라 많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바로님의 글을 보며 마인드 세팅을 새로 하며 많이 달라졌어요! 덕분에 썸남도 생겼는데... 결국은 ㅠ_ㅠ 바로님의 조언에 따른 덕택에 에프터도 받고 만남에 있어 분위기도 좋았어요! 근데 두 번 정도 만나고 나서 저는 썸남이 많이 좋아져 버렸는데, 썸남이 너무 많이 바빠졌더라고요... (이건 정말이에요!) 그래서 그 이후로 톡으로만 연락하고 있는데...
- 분위기는 좋았는데 흐지부지? Y양
 


일단 답답한 수동적 연애에서 한발 나아가 시원시원한 능동적 연애로 진화한 Y양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 (물론... 썸이 연애로 골인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발전은 발전이니까!) Y양의 입장에서는 분명 당황스러울 거다. "응!? 분명히 분위기 좋았는데!?"하고 말이다. 


최근 파티에서도 Y양과 똑같은 말을 하는 녀석(여자)이 있었는데, 어째 둘이 말하는 게 판박이다. "아니, 처음 이렇게 만났는데 만나서 무슨 일, 무슨 일, 무슨 일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확! 식었어요!"라고 말이다. 악플을 각오하고 말을 하자면 이런 케이스의 정답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서"이고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아... 아니다 꼭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말하면 "응? 그러면 처음부터 그렇게 하질 말지!"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남자 입장에서는 그래도 아주 아닌 건 아니니까 최대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보고는 싶었던 거다. 쉽게 말해 잘 해보려고 노력은 해봤는데 느낌이 안온 거지... 


이런 사태를 조금이나마 예방하는 방법이 있다면, 썸남과 만날 때 나물에 밥을 비벼 먹을 때 참기름을 넣는 만큼 정도 섹슈얼한 어필을 곁들여주는 거다. 예뻐 보이고 싶어서 높은 힐 신었는데 좀 불편하다며 썸남의 팔을 빌릴 수도 있고, 이자까야에서 사케를 몇 잔 들이켜고 한 3초쯤 빤히 쳐다본다던가 하는 그런 어필 말이다. 


디테일한 방법들을 늘어놓기엔 오글거리니 썸남과의 데이트에 나가기 전에는 머릿속에 딱 이 고민만 입력해라. "어떻게 하면 썸남이 내 입술을 훔치고 싶어 지게 만들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물론 첫 데이트에 키스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어보라는 거다.) 물론 이 방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잘만 숙지한다면 잘 나가던 썸이 맥없이 흐지부지되는 일이 대폭 줄어들 거다.  



좋아하는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그런 걸까요...?

아는 언니와 술을 마시다가 언니가 지인들을 불렀는데 그중에 제가 마음에 드는 분이 계셨어요. 그러다 다음에 또 같이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낯을 가리는 편이라는 걸 아는 언니는 제가 오빠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니까 분위기 어색해지지 말라고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해서 정작 오빠랑은 얘길 못했는데 집에 가는 길에 언니가 제가 좋아하는 티가 너무 많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자존심도 상하고 괜히 질척거리는 것 같고 해서 오빠에겐 연락도 못하고 있네요 ㅠ_ㅠ
- 좋아하는 티가 너무 많이 나서 망했다는 K양
 


일단 이 사연도 바로 앞의 Y양의 사연과 비슷한 케이스다. 만약 K양이 썸남이 보기에 이상형이었다면 철벽을 쳐도 K양에게 대시를 했을 거다. 일단 이래저래 아는 오빠로 시작했다가 서먹해져 버린 걸 보면 K양에 대해 기본적인 호감은 있었으나 K양이 부담스럽게 티를 내니까 뒷걸음을 치는 모양새인데... 이런 케이스는 정말 안타깝다... 


많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티를 내는 것에 대해 쉬운 여자?로 보일까 봐 두려워하며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사실은 이런 태도가 더 분위기를 망친 다는 걸 알아야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을 사실 숨기기가 어렵다. 호감을 감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과도하게 경직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이건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더욱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차라리 대놓고 호감을 표시하는 것을 권한다. "오빠, 처음 보고 이상형이라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을 꺼내는 편이 말을 하는 입장이나 듣는 입장이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상대의 피드백을 확인해가며 완급조절을 할 수 있다. 


감정을 숨기려 하지 마라. 당신이 숨기려 할수록 당신의 행동은 어색해지고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 뿐이다. 이미 늦은 썸이긴 하나 이제라도 솔직하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오빠! 저번에 술 마실 때 오빠가 너무 멋있어서 얼었어요!ㅎㅎㅎ 많이 어색했어요!?"라고 말이다. 썸의 불씨를 되살린다는 느낌보다는 관계를 회복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시도해보자. 충분히 나쁘지 않은 결과가 있을 거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연락해봐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바로님, 저는 알바를 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 사람입니다. 솔직히 그동안 대시는 많이 받았지만 시험에 합격하고 당당히 연애를 하고 싶어서 모두 거절을 해왔었어요. 그런데 세 달 전에 저희 가게 단골이신 분이 제게 연락처를 물어보시는 거예요. 사실 그동안 멀리서 보면서 참 저분 여자 친구는 좋겠다고 생각했던 매너 좋고 훈훈한 분이셨는데... 명함을 받고 제 번호는 따로 드리지 않았어요. 괜히 주변 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아르바이트하다 손님과 썸을 타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세 달이나 지나버렸네요... 지금이라도 연락을 해봐도 괜찮을까요?
- 고민을 세 달씩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낸 S양
 


S양의 고민을 요약하면 이렇다. 번호를 물어봤으나 안된다고 해놓고 이제와 연락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 명함에 적힌 번호를 저장은 해서 카톡에 떴을 텐데 이상한 여자로 보면 어쩌냐, 뜬금없이 모르는 번호로 어떻게 유혹이 되겠느냐 뭐 이런 건데... 내가 S양에게 해주고 싶은 얘긴 이렇다."S양아 로또 찍을 때에는 마음을 비우고 찍는 거야." 


S양 말처럼 세 달 전에 번호를 받아놓고 이제와 연락을 하는데, 이상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손님이 S양의 번호를 받았었으니 싫어하지는 않겠지만 '번호를 안 준다고 해놓고 몰래 번호를 저장한 여자'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는 건 이미 불가능이다. 뭘 그렇게 망설이나, 어쨌든 가만히 있는데 굴러들어 온 로또 아닌가? 가볍게 찍어라. 


생각해봐라. 명함을 받자마자 연락을 했으면 될걸 이제까지 끌어온 이유가 뭔가? 괜히 답 없는 고민만 하고 있다가 이렇게 된 거 아닌가? 물론 확률은 낮아졌겠지만 그러면 어떤가? 어쨌든 기회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상대는 S양에게 관심이 있어서 번호를 물어본 거고 S양도 상대에게 관심이 있어서 연락을 하는 것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지금 S양에게 필요한 건, 전략이 아니라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 뛰쳐나갈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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