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확실히 말을 해라
우리는 우리의 아기 같은 행동이 상대방을 얼마나 치기게 또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미국의 유아용품 브랜드 Playtex광고
뭐든 알아들을 수 있게 분명하게 말해라.
당신이 아기를 낳는다면 꼭 이렇게 예뻤으면 싶은 아기가 당신 앞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근데 그 아기가 당신을 향해 진지한 눈빛을 날리며 "우어우어"라고 옹알이를 했다. 당신은 그 사랑스러운 아기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아니! 아기의 옹알이를 어떻게 알아들어요!?" 그래! 그거다! 대체 당신이 애매하게 돌려 말하고 비꼬아 말하는데 어떻게 남자가 당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이건 센스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든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사람의 말을 몰라준다는 것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특히나 "아무리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류의 심보는 정말 남자들을 미치게 한다. 데이트 중 사소한 이유로 토라져 "됐어! 오늘 나 집에 혼자 갈 거야!"해놓고 진짜 남자가 그냥 가면 문자로 "진짜 가란다고 가느냐? 정말 끝이야!"라고 남자를 당황하게 하고, "뭐 먹을래?"라고 묻는 남자의 물음에 "... 아무거나~"라고 대답해놓고 순대국밥집으로 끌고 가는 남자를 센스 없는 남자라고 비난하지 마라.
남자는 독심술가가 아니다.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모르고, 또 당신이 말하는 대로 믿고 그렇게 행동한다. 당신이 뭔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절대로 알쏭달쏭한 말로 남자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자. 당신이 너무 화났을 땐 "나 오늘 집에 혼자 갈 거야!"라고 말하지 말고, "나 지금 화났어, 내가 집에 혼자 간다 고고 떼쓸 건데 오빠가 나 잡아줬음 좋겠어!"라고 말해보자. 뭔가 말이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투정을 부릴 수 있고 당신의 남자친구는 "허허;;; 미안 미안;;;"이라며 당신이 화가 풀릴 때까지 당신을 달래 줄 것이다.
또한 "아무거나~", "오빠가 먹고 싶은 거~", "괜찮은데..." 따위의 애매한 말들로 남자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난 파스타!"라고 똑 부러지게 얘기를 하던가, 당신이 딱히 무슨 생각이 없다면, 적어도 "음... 매콤한 거?", "면류?", "뭐 좀 시원한 거?" 정도의 당신의 의견을 피력하여 남자로 하여금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게 힌트를 줘라.
이렇게 말하면 "저도, 그렇게 말해 야한 다는 건 알지만 이왕이면 남자의 센스를 기대하는 여자의 마음이라고요!"라고 내게 핀잔을 툭 던질지 모르겠다. 여자의 마음을 꿰뚫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서 척척해주는 남자를 원하는 여자의 마음은 잘 알지만, 당신의 남자가 센스 부족의 곰탱이라면 곰탱이의 둔함을 지적하고 불평하기보다 곰탱이에게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편이 당신에게도,, 곰탱이에게도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뭐든 적당히 해라.
자! 다시 예쁜 아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당신에게 진지한 눈빛으로 "우어우어"옹알이를 하던 아기가 당신이 자신의 옹알이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자. 짜증이 나서 당신에게 과자를 집어 던졌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왜 그래~ 아가야~ 뭐? 우유 줄까?"라며 아기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할 것이다. 근데 아기는 분이 덜 풀렸는지 "우어우어!!!!!"라며 당신에게 발길질을 했다. 당신은 귀여운 아기의 발길질을 몇 대 맞아주며 "왜 그래~ 아가야~ 이모가 잘못했어~"라며 또다시 70cm짜리 쬐깐한 아기의 비위를 맞춰줄 것이다. 그런데도 아기는 뭐가 그렇게 화가 났는지 갑자기 사이렌급의 소음을 일으키며 대책 없이 울기 시작한다. 그때 당신의 머릿속엔 무슨 생각이 들까?
당신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겠지만 솔직히 남자는 당신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나고 불만을 같은지 이해를 못한다. 왜냐하면 남자친구와 당신은 서로 원하는 것이 다소 다르고 화를 내는 포인트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화를 내면 일단 남자는 당신을 진정시키고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오빠는 뭘 잘못했는지 알고 미안하다고 하는 거야?" , "정말 미안한 거 맞아!?", "됐어! 됐다고!!!!!"라며 분노의 수위를 올려가면 남자는 당신을 달래는 것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나보러 뭘 어쩌라는 거야!",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며 용암처럼 뜨거운 분노를 당신에게 끼얹을 것이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짜증이 나면 짜증을 내라, 하지만 남자가 당신의 눈치를 보며 당신의 비위를 맞추려 하는 것처럼 당신도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서 남자의 기분을 살피고 수위조절을 해야 하는 거다. 아무리 당신이 130% 옳고 남자가 200% 잘못을 했다고 해도 당신이 남자가 견뎌낼 수 있는 분노와 짜증의 수위를 넘어선다면 남자는 폭발하고 말 것이다.
남자가 당신의 비위를 맞춰주며 당신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남자가 견뎌낼 수 있는 분노와 짜증의 수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딱 그보다 0.1cm 모자란 정도까지만 짜증을 내라. 그다음 300의 페르시아의 왕처럼 "나는 관대하다..."라는 마인드로 남자친구를 용서주자. 그러면 남자친구는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며 속으론 "이렇게 빨리 싸움이 끝나다니! 우리는 정말 잘 맞아!"라고 착각할 것이다. 어떤가? 당신이 바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니었나?
화를 내고 나선 꼭 남자를 달래 주자.
마지막으로 예쁘지만 무자비한 아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사이렌과 같은 울음소리로 당신의 분노 게이지를 한참 끌어올린 아기도 당신의 정성에 감복했는지 울음을 그쳤다. 당신은 "이제 좀 살겠군..."하여 안도하며 "아... 진짜 아기는 낳지 말아야지..."라며 딩크족 선언을 하려는 찰나, 아기는 당신을 보며 까르르 웃고, 침을 좀 흘리며 혼자 꼬물꼬물 자그마한 손을 쥐었다 펴며 당신의 마음을 녹여버릴 것이다.
당신이 어떤 정당한 이유로든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면 당신의 마음이 풀어지는 그 순간 당신의 화와 짜증을 받아준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든, 사과를 하든 남자를 달래 줘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남자는 당신의 불만사항을 100% 공감하는 센스남이 아니다. 남자도 충분히 당신에게 변명하고 싶은 것도 있고, 한편으론 억울한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당신의 분노와 짜증을 성실히 받아주지 않았던가!?
물론 당신의 분노의 원인제공자이긴 하지만 당신의 무자비한 분노를 성심성의껏 온몸으로 막아주고 달래 준 남자친구를 위해 적당한 애교서비스 정도는 해주자. 무자비한 아기의 변덕에 딩크족을 고려하던 당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아기의 재롱에 행복해하듯 당신을 달래느라 걸레짝이 된 남자친구도 당신의 애교에 사르르 녹으며 "그래! 내가 잘못했지! 이렇게 예쁜 여친인데!"라며 잠깐이나마 이별을 생각했던 자신의 마음을 고쳐먹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