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나쁜 남자일까요?
요즘 문득 모든 것이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평소에는 하지 않던 실수를 하고.. 등등.. 그냥 당분간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와중에 책이 늘어 새로운 책장을 구매해 책을 정리하며 가만히 앉아 "맞아! 이 책!"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훑어보며 하루를 보냈는데 어라? 마음이 무거워 술을 마셔도, 절친한 친구들과 이야길 해봐도 풀리지 않던 내 맘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 아닌가? 그래, 어쩌면 내게 필요했던 건 취기도 아니고, 공감도 아니고, 조용히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 것은 아니었을까? 만약 당신도 이런저런 고민으로 머리가 아프다면 책 정리를 해봐라. 아니라면 서점에 가보는 건 어떨까?
매일 연락하면서 만나자는 말은 없어요. 그러다 꼭 취했을 때 연락해서 보자 하고... 계속 싫다 하다 한 번은 “그래, 뭐 만나야 사건도 생기고 이야깃거리도 생기지”하는 생각에 저녁쯤 그가 오라는 곳으로 갔어요. 다행히 취하지는 않았더라고요. 치맥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자기는 속궁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저는 사귀고 나서 속궁합도 맞추는 거 아니냐고 했고 그는 너무 고리타분하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흐지부지... 친구들은 그런 남자 뭐하러 만나냐고 절대 연락도 받지 말라하는데 저는 괜히 제가 철벽을 너무 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썸남의 섹드립에 당황한 L양
그래도, 이 정도는 구분하셔야죠. 세상에 객관적으로 나쁜 남자는 없어요. 그냥 나한테 반하지 않아서 나를 헷갈리게 만들어서 미운 사람인 거겠죠. L양도 누군가한텐 나쁜 여자일 수 있어요. 나 좋다고 만나자고 한다고 그 남자들이 다 맘에 들어요? 아니잖아요. 나한테 반하지 않은 남자를 다 나쁜 남자라고 할 순 없어요 1차적으로 그 남자는 본인한테 반하지 않은 보통 남자인 거고 2차적으로는 네, 나쁜 남자 맞아요.
본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느끼고 있는 여자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잖아요. 평소엔 연락도 잘 안 하다가 밤에, 취했을 때, 그렇게 가끔 만나서 한다는 얘기가 속궁합이 뭐가 어쩌고 어떻다고요? 인생이 두 개라 여유 있고 같이 즐기고 싶으시면 만나세요. 그거 아니면 제발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세요.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서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다. 모든 행동은 하나의 부분일 뿐 판단을 한다는 건 전체적인 상황과 행동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거다. 예전에 한 지인이 소개팅을 앞두고 내게 이렇게 물었다. "바로야, 소개팅남이 영화 보고 술 한잔 하자는데 초면에 술 마시 자는 건 날 쉽게 본거지!?" 그녀의 논리는 이렇다. 술을 마시자는 건 응큼한 생각이 있는 것인데 초면에 술 얘기를 꺼내는 건 나를 만나는 목적이 응큼한 속셈 때문이라는 건데... 참... "아... 술 한잔 하자고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겠구나..."
성적인 농담을 한다고 전부 나쁜 남자라던가 응큼한 사람인 건 아니다. 그저 짓궂은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신동엽의 열렬한 팬일 수도 있다.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자. 상대방이 일반적인 대화 80&에 성적인 농담 2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거나 성적인 농담을 하면서도 매너를 지키는 행동 예를 들어 스킨십이 전혀 없거나 평소에도 썸을 탄다면 그건 어느 정도 용인해줄 수도 있다. (그냥 콘셉트가 신동엽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하지만 L양의 경우와 같이 1부터 8까지 대화가 성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면 그건 나도 에덕녀와 같은 생각이다. 도를 지나친 성적인 이야기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므로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사뿐히 지르밟고 다음 연애를 준비하는 게 맞다.
하지만... 만약 나라면 조금 다르게 행동했을 것 같다. 상대가 노골적으로 성적인 이야기를 하며 성적으로 다가온다면 이처럼 다루기 쉬운 남자도 없다는 소린데... 나라면 "난 속궁합을 먼저 맞춰봐야..."라고 말하는 남자에게 "속궁합? 오빠는 어떨 때 속궁합이 맞는 것 같은데요?"라며 도발해보는 거다. 남자는 눈에 불을 켜며 달려들 것이고 나라면 "에... 그래요? 난 좀 다른데.. 블라~"하면서 남자의 이성을 마비시킬 것 같다. 상상해봐라 사냥감이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늑대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지 않을까?
여기에 나라면 이성을 잃은 남자에게 "근데 난 뭔가 이 사람이랑 속궁합이 맞을 것 같아! 하는 생각이 들면 술 깨고 다음날 꼭 같이 이태원에서 데이트를 해봐요. 맨 정신에 봐도 그런지 따져봐야 하잖아~"라고 던지며 내가 하고 싶은걸 잘 유도할 것 같은데... 마치 배고픈 당나귀에 올라타서 낚싯대에 매단 당근으로 유인하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 노골적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남자는 위험하다. 하지만 노골적이라는 말은 그것만 잘 엮어내면 상대를 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소리가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꼭 내 방법대로 해봐야 하는 건 아니다 단지 뭐든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생각해보라는 거다. 생각을 달리하면 나쁜 남자도 무서울 정도로 별 볼 일 없는 단순한 남자로 보이기도 하는 것처럼 자신의 연애 고민을 너무도 쉽게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