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남이 저를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썸이 내 마음처럼 진행이 안될 때, 상대가 뭔가 재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우리는 문득 "혹시 지금 나 어장관리당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며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곤 하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상대를 비난할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어. 지금 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건 내가 원하는 대로 관계가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일 뿐이야!"
회사 선후배로 알게 되었던 분과 애매한 썸을 탔었어요. 몇 번 제게 일을 부탁하셨고 가끔 둘이서 치맥도 좀 하고, 빼빼로 데이 같은 날도 우정 빼빼로라며 나름 서로 선물교환도 좀 하고요.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저는 답답한 관계를 정리하고자 오빠에게 좋아한다고 제 마음을 고백했어요. 그런데 오빠는 지금 누군가를 만날 처지가 아니라며 좀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날 이후 오빠에게 연락을 완전히 끊었는데 오빠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제게 연락을 하더라고요. 저는 지금 어장 관리하나 싶기도 해서 더 무시했지만 그러다 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한번 만나자고 말을 했어요. 그렇게 금요일에 보기로 했었는데 오빠가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토요일은 어떠냐며 하길래 저는 비꼬는 말을 던져버렸네요. 대체 오빠는 무슨 생각일까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 사귈 수는 없다면서 자꾸 연락하는 썸남의 심리가 궁금한 Y양
Y양의 사연을 읽다 보니 문득 H양이 떠오른다. 2년 전쯤? 지인과의 술자리를 통해 알게 된 H양은 한마디로 끼가 다분한 친구였다. 아담한 키에 끼가 그득한 눈웃음을 필살기로 지닌 친구인데 그런 이유로 그날의 술자리가 끝나고 내 지인과 진한? 썸을 타기도 했었다. 하여간 그날 이후 관심 분야가 비슷한 이유로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다가 작년에 업무상으로 좀 더 연락을 자주 하고 개인적으로 술자리도 몇 번 가기지고 했다. 그때까지 마냥 끼 많은 녀석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일적인 면에서 나보다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속으로 "오!? 반전 매력이네?"하기도 했었는데 아마도 그게 문제였던 것 같다.
그때까지 "오빠, 그렇게 일만 하면 여자 안 생겨요."하며 쿨하게 이야기하던 녀석에게서 언제부터인가 묘한 뉘앙스를 보내왔었는데 솔직히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를 하며 어쩌면 사귈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문제는 속도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분간은 연애를 하지 않겠다 생각했던 시기였기에 되도록이면 좀 천천히 충분히 서로를 알아가는 기간을 갖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게 아니었다보다. 그녀는 Y양처럼 똑같이 이야기했고 나는 Y양의 썸남과 똑같이 이야기했다. 물론 그 이후의 비슷했다.
어쩌면 그녀도 Y양처럼 날 어장관리남으로 낙인찍고 비난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만, 당시에는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분명 호감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좋은 동생 혹은 좋은 동료? 의 느낌이 강했고 당시에는 정말 '연애'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더욱이 지인과 어느 정도 썸을 탄 사이인데... 나로서는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결정이었다.
당시 그녀에게 했던 말을 Y양에게 그대로 해주고 싶다. "남녀 사이가 꼭 연인 혹은 남남 밖에 없을까? 서로 선을 지키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혹시 알아? 그러는 과정에서 관계가 발전이 될지도?"
상대가 당신만큼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상대를 어장관리남으로 몰아가지는 말자. 상대는 비록 이성으로써는 아닐지라도 당신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Y양이 썸남을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상대의 행동을 어장관리로 낙인찍기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는 것도 괜찮은 선택은 아닐까?
몇 해전 짝사랑하던 남자와 요즘 새로 연락이 닿아서 연락을 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번에는 확실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칭찬도 많이 하고 싫은 내색도 잘 안 하면서 최대한 비위 맞춰주려 노력을 했어요. 아무래도 제가 많이 좋아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남자는 말만 잘하고 행동을 잘 안 보여줘요. 카톡 답장도 성의가 없고, 연락도 좀 피하는 것 같고... 지금 저 어장관리당하는 걸까요? 뭔가 지금 부담을 주는 것 같은데... 이 분을 너무 좋아해서 포기를 못할 것 같아요.
- 짝사랑에 골인하고 싶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은 C양
짝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도 나와 빨리 연인이 되기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되고, 자신의 마음대로 관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대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C양은 상대를 어장 관리하는 남자로 그리고 자신은 그런 남자를 포기하지 못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묘사를 하는데 냉정한 시각에서 말을 하면 지금 이 관계는 C양이 상대에게 C양의 감정을 강요하는 부담스러운 관계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건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사람과 함께 걷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리 내가 급해도 함께 걷는 사람이 그만큼 속도를 낼 수 없다면 상대를 배려하며 속도를 늦춰야 하는 거다. 다리가 아픈 사람과 함께 걸으며 상대를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대로 속도를 낸다면 다리가 불편한 상대는 억지로 그 속도에 맞추느라 부담스러워하게 되고 당신과의 거리가 너무 벌어지게 되면 당신과 함께 걷기를 포기해 버릴 거다.
당신이 아무리 상대를 좋아한다고 해도 상대의 마음이 당신과 같지 않다면 그것을 맞춰야 하는 건 당신이다. 당신이 재촉한다고 다리가 아픈 사람이 뛸 수 없는 것처럼, 당신이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아무리 크다고 해서, 또 당신이 상대에게 분위기를 맞춰주고 노력을 한다고 해서 상대의 마음이 당신의 기대만큼 빨리 커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조급하게 상대를 압박할수록 상대는 불편함을 느끼고 당신과 멀어지려고 할 것이다.
C양아, 물론 누군가에게 호감이 있다면 먼저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나의 호감 표시에 대한 상대방의 피드백이다. 나의 호감 표시에 상대가 그만큼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면 속도를 늦춰 상대가 C양의 마음까지 다다를 때까지 C양은 느긋하게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거다. 물론 마음이 급한 C양 입장에서는 상대의 마음이 커가기까지 기다린다는 게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고통 스러 울 땐 잠시 다른 것에 관심을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뒤처진 거북이를 기다리느라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잤던 토끼처럼 말이다.
유혹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를 빨리 유혹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