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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n 30. 2017

날 부담스러워하는 썸남 외 1편

너무 잘해줬더니 제가 부담스럽나 봐요?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복잡하다고 말한다. 그 복잡한 연애의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기도 하고 연애 좀 한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나의 연애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게 적극적이든 적극적이지 않든) 역시... 연애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일까? 전혀. 연애는 전혀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도 않다. 오히려 간단하고 쉽다. 다만 그 사실을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을 뿐이다.



너무 잘해줬더니 제가 부담스럽나 봐요?

제 고민의 상대는 동아리에서 알게 된 남자예요. 너무 제 스타일이기도 해서 제가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는데 저를 피하는 느낌이 들어요. 처음엔 조금 챙겨주기만 했는데 제가 너무 당겨서인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카톡도 너무 단답이고 여지도 안주는 느낌이랄까요...? 포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짝남이 다른 사람을 사귄다면 너무 힘들 것 같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너무 당겨서 썸이 망한 것 같다는 J양
 


너무 당겨서 썸이 망한 것 같다라...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적이 있을 거다. 속으로 "아! 내가 너무 당겼구나!", "역시 밀당을 했었어야 했는데!", "난 너무 솔직해서 밀당을 못해서 망했어!" 따위의 생각을 하고 있을 텐데... "음... 역시 이럴 땐 이렇게 탁! 튕겨주고... 이럴 땐 이렇게 했었어야..."라고 생각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난 누군가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지만 너무 대시해서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었던가?" 


당신이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으나 상대에게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나왔다면 그건 당신이 너무 노골적으로 대시를 해서가 아니다. 아... 여자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 티가 너무 나서!"라고 말을 하는데 그게 아니라 정답은 "애초에 상대가 내게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다. 


물론 당신은 "제가 대시하기 전에는 썸의 느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당신에 대한 호감이었다면 당신의 대시에 부정적 피드백을 할리가 없지 않은가! 한마디로 당신이 받은 긍정적인 분위기는 '호감'이 아닌 '친절'이었다는 걸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거다. 


J양에게는 너무 잔인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연애란 첫인상에서 거의 결정이 된다. 적어도 첫인상에서 "우와! 내 이상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매력 있는 사람인데?"정도는 되어야 그 이후도 있는 거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해하고 아파하지는 말자. 사실 J양도 누군데의 대시를 부담스러워하는 티를 내며 누군가를 밀어낸 적이 있지 않았던가? 당신이 모든 사람에게서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짝남도 그럴 뿐인 거다. 


J양에게 하나 제안을 하자면, 연인이 아니라 좋은 지인이 되어주는 건 어떨까? 우리 모두는 연인이란 자리가 하나이다 보니 까다롭고 누군가를 그 자리에 두는걸 부담스러워 하지만 좋은 지인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을 하니까 말이다.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건 생각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 이 기회에 한 번쯤 도전해보는 건 어떨지!  



만나지는 않았지만 너무 사랑해서 괴로워요.

얼마 전 초등학교 때 같은 학원에 다니던 친구와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았어요... 사실 그때 많이 친했던 건 아니었지만 초등학교 이후로 연락이 끊기고 10여 년 만에 연락이 닿은 거라 반갑기도 하더라고요. 그렇게 6개월 정도 카톡과 전화를 하며 지냈는데 만날 기회가 있긴 했지만 그때마다 일이 생겨서 아직 만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그 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고 자기는 여자 만날 준비가 안되었다며.... 
- 만나지도 않고 사랑에 빠진 S양
 


짝사랑 사연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연들이 바로 S양과 비슷한 사연이다. "어플에서 알게 되었지만 정말 사랑했...", "아직 만나지는 않았지만...", "다른 나라 사람이지만..." 등등의 다소 당황스러운 사연의 연애들인데... 음... 일단 어플에서 만났다고,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다른 나람 사람이라고 해서 그 감정들이 전부 거짓말이라던가 쓸데없는 감정이다 뭐 그런 건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답이 매우 간단한데 뻔하고 당연한 답을 앞에 두고 혼자서만 끙끙 앓고 있다면 그럴 땐 잠깐만 눈길을 돌려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자. 지금 현재 충분히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지. 가끔 연락해서 만나고 있는 이성이 있는지, 연애를 안 한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등을 말이다. 


너무 혼란스러울 때에는 상식에 기초해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10여 년 전에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동창, 그리고 6개월 동안 전화와 카톡, 사랑의 아픔, 이 세 가지 키워드가 하나로 묶인다는 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고 느껴지는가? 


사랑에 빠진다는 게 꼭 상대에게 매력을 느껴서만은 아니다.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강렬할 때, 로맨틱한 상황에 놓였을 때 등등... 연애라는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우리는 다소 말이 안 되는 연애에도 무섭게 집착하고 빠지기도 한다. 


S양의 경우라면, 10여 년 동안 얼굴도 못 본 동창을 만나지 못하는 것에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보다. 각종 모임에 나가거나 주위 지인들과의 소통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멘틀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다고 썸남을 아예 포기하라는 게 아니다. 내가 항상 말을 하지만 인연이란 내가 끊지 않으면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 지금 당장 썸남이 어떤 말을 하든 S양이 자신의 멘틀을 잘 다독이고 회복해나간다면 분명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니 너무 답답해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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