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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ul 20. 2017

여자 친구가 생긴 전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요 외

여자 친구가 생긴 전 남자 친구가 저에게 연락을 해요.

요즘 들어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몇 해 전을 글들을 sns 등에 올리고 있는데, 그 글들에 많은 수의 악플들이 달리는 것이 아닌가!? 물론 글에 악플이 달리는 것쯤은 이미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제와 새삼스레 멘틀에 금이 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글들은 이미 몇 해 전 다음의 메인이나 네이버 메인 등에 소개가 된 적이 있는 글들로써 오히려 당시에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었고, 댓글이 달렸었던 글들이었다.


신기한 건 똑같은 글인데도 불구하고 몇 해 전에는 "따뜸한 충고인 것 같아요"라는 댓글들이 다수에 가끔씩 "하지만 ~면을 생각한다면 달리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등의 논리적인 반대의견이었다면 요즘은 "남자 xx들은 한번 xx 나면 끝도 없음!", "남자들은 잘해줄 필요가 없음" 따위의 밑도 끝도 없는 극단적인 남자를 적대시하는 댓글들과 나의 어머니 안부를 묻거나 강제 독신을 권유하는 댓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앞서 말했듯, 악플에 멘틀이 금이 가기엔 이미 많은 풍파를 겪었었기에 괜찮다만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난 걱정이 된다. "요즘 다들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남의 의견을 듣고 충분한 생각을 갖지도 않은 채 평소엔 잘 쓰지도 않을 그런 단어들을 남들이 함께 보는 공간에 자취를 남겨 놓을까?"하고 말이다. 


나에게 악플을 다는 건 괜찮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다 상대방에게 화가 날 땐 상대방에게 쏟아내기 전에 잠깐만 생각해보자. "어쩌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시 내 표현으로 일이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딱 이 세가지만 생각해봐도 사랑하는 연인과의 트러블은 결코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거다.    



여자 친구가 생긴 전 남자 친구가 저에게 연락을 해요.

정말 오래 만났던 남자 친구와 권태기 때문에 결국 서로 합의를 하고 헤어졌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많이 생각난다 하더라고요. 저는 역시 우리는 인연인가 싶었는데 페이스북을 보니 이미 여자 친구가 생겼더라고요. 저는 화가 나서 전 남자 친구의 여자 친구에게 이 사실을 모조리 알리고 전 남자 친구에게도 그렇게 살지 말라고 욕을 해줬어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났는데 계속 남자 친구가 생각나고... 남자 친구는 새 여자 친구와 잘 지내는 것 같고... 어떻게 하면 전 남자 친구를 다시 잡을 수 있을까요...?
- 자기모순에 빠져버린 K양
 


많은 사람들이 남의 모순에는 민감하게 불쾌함을 드러내 놓으면서 자신의 모순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뭐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건데, 좀 더 평온한 삶을 위해서는 '뭐 그럴 수도 있지'정신을 새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상대의 모순된 행동을 보고 불쾌해하고 분노하기보다 "뭐, 그럴 수도 있지"하고 스윽, 하고 지나쳐보는 거다. 이건 상대방의 행동을 인정하는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스윽, 하고 지나쳐 보내는 거다. 


여자 친구가 생겼으면서 전 여자 친구에게 연락을 하는 게 과연 잘한 짓인가? 에 대한 잘잘못을 묻는다면 아마 100명 중 90%는 잘못이라는 편에 서지 않을까? 이때 만약 "전 연인에게 연락을 하는 건 잘못이다!"라고 말한 90명을 추적조사를 했을 때 과연 90명 모두가 끝까지 전 연인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전연인에게 연락을 한 사람을 찾아가 어째서 전연인에게 연락을 했냐며 비난을 한다면 그 사람은 쿨하게 "모두 제 잘못입니다"라고 인정하고 반성을 할까? 


너무 꼬아서 말을 했다. 만약 당신이 전연인에게 연락을 했다면 내가 당신을 비난했을 때 당신은 자신의 잘못이라며 깊이 반성할까? 


K양의 경우를 보자, 전 남자 친구의 연락에 불쾌함을 드러내며 전 남자 친구의 여자 친구에게 전 남자 친구의 행동을 고발하며 K양의 불쾌함과 분노를 해소했다. 하지만 결국 K양이 지금 고민하는 건 "어떻게 하면 여자 친구 있는 전 남자 친구를 잡을 수 있을까?"라는 심히 모순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여자 친구가 생겼으면서 전 여자 친구에게 연락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잘못이면서 여자 친구 생긴 전 남자 친구를 잡을 계획을 세우는 건 아름답고 당연한 일일까? 


K양의 마음은 이럴 거다. "나랑은 5년 넘게 만난 사이니까", "주변 지인들도 전 남자 친구가 날 잊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으니까", "전 남자 친구가 먼저 연락을 했었으니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비록 잘하는 일은 아니긴 하나 그럴 수도 있다는 식의 모순된 마음일 거다.


괜찮다, 사람은 원래 모순된 존재이니 말이다. 


지금 K양에게 권하고 싶은 태도는 "남자 친구를 되찾겠어!"라는 발칙한 생각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하면서 반성을 하는 것도 아니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을 때 "어떻게 여자 친구도 있으면서 연락을!?"하며 흥분하고 분노할게 아니라 그냥 "뭐... 내 생각나서 그럴 수도 있지"하고 지나갔었어야 하는 것처럼 헤어진 남자 친구를 여자 친구에서 되찾고 싶은 본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뭐 몰랐는데 전 남자 친구에게 미련이 있나 보네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아닌 건 아니니까"하고 그냥 지나쳐볼 순 없을까? 



남자 친구가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요!

잦은 싸움으로 서로 지쳐서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가 얼마 전에 재회를 했어요. 하루는 제가 야근을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길에 남자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남자 친구가 집에 잘 들어가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서운해서 뭐야? 여자 친구가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걱정도 안 돼? 내가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했더니 남자 친구가 뭐라 하고 저도 뭐라 하다 보니 결국엔 또 싸움이 되었네요. 

아니... 회사랑 집이랑 택시 타면 십여분밖에 안 걸리는데... 여자 친구가 안전히 집에 갈 때까지 전화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뭐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서운한 걸 말한 것뿐인데 남자 친구는 화를 내더라고요... 
- 남자 친구의 무관심에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S양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은 흥분을 하면 순간적으로 IQ가 70대로 떨어진다고 한다. 뭐 IQ 테스트를 해본건 아니지만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숱한 사연들을 접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서운하거나 화가 나면 사람은 지독할 정도로 나 자신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서운하거나 화가 날 때면 항상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현재의 상황을 다각도로 보려고 노력을 하는데 S양도 그래 보는 건 어떨까?


S양의 경우라면 일단 평소에도 잦은 싸움으로 서로 지친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S양도 사소한? (물론 사람에 따라 큰일일 수도 있겠지만) 일에 분노를 느꼈었던 것이었으리라, 그와 마찬가지로 남자 친구도 좋은 말로 할 수 있었던걸 짜증과 분노로 대답했을 거다.


또한 S양은 "저는 화도 안 내고 서운한 걸 표현했을 뿐인데 남자 친구는 화를 내요!"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에는 표현방식에 신중해야 한다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많은 경우 누군가에게 서운함이나 분노를 느끼면 같은 말도 비꼬아서 이야길 하거나 시비조로 이야기를 하며 불필요한 트러블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왕이면 남자 친구가 S양이 집에 안전히 귀가할 때까지 통화를 해주었으면 좋았을 거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분명 여자 친구로서 서운할 수 있는 점이고 이를 S양이 남자 친구에게 어필을 하는 것은 옳고 또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S양이 이런 서운함을 "오빠 나 집에 안전하게 들어가는 거 안 봐줄 거예요~? 나 무서운데..."라고 이야길 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남자 친구가 짜증과 화를 냈을까?


"왜 내가 참아야 해!?"라고 생각하기 전에 우리는 꼭 명심해야 한다. 나든 상대든 둘 중 하나가 나서서 트러블의 상황에서 트러블이 더 커지지 않도록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를 결국 파탄이 날수 밖에 없다. S양이 계속 참고, S양만 노력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트러블의 상황에서 S양이 좋은 표현을 쓴다면 상대도 좋은 표현을 쓸 것이고 이것은 순선환이 일어나게 될 거다. 


이렇게 말을 하면 S양은 어쩌면 "왜 나만 노력하지!?"하는 억울함이 들지 모르겠다. 혹시 그렇다면 S양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이별을 해야 할 때는 상대가 나에게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 때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상대를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고 싶지 않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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