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은데... 연락이 없어요...
개인심리학을 수립한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처럼 인생은 심플하다. 그런데 어떤 일 때문에 당신의 머리가 아프다면 그건 당신이 불필요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거다. 머리가 아플 땐 최대한 심플하게 생각해라. 물론 심플하게 생각하는 게 항상 답은 아니지만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답에 근접할 때가 많다. 그러니 심플하게 생각해라. 심플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당신의 능력을 이미 벗어난 일이니 말이다.
분명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은데... 연락이 없어요...
복잡한 사연을 통해 남자를 소개받았어요. 주변 평도 좋고 스펙도 좋은 분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상대도 저를 나쁘지 않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은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썸남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았어요. 뭐랄까 스킨십을 하고 싶어 하는 눈빛이랄까요? 분위기도 좋았고 더 있으면 부담스러워질 것 같아서 일단 그러고 헤어졌는데 일주일째 연락이 없네요... 제가 먼저 연락을 했었어야 했던 걸까요?
- 갑자기 돌변한 썸남에게 당황한 J양
음... 이걸 뭐라 말을 해줘야 할까...? 일단 마음에 드는 남자를 놓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J양에게는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 아직 대한민국에도 이렇게 순진한 여자들이 있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여자들이 있는데, J양이 그렇다. 그저 썸 탔다가 식은 것뿐임에도 A4 기준 5장 분량의 사연을 뽑아낼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사연을 써 내려가는 문체도 이렇게 예의 바르고 순진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좋은 여자를 두고 썸남은 시큰둥한 걸까? J양처럼 순진하고 올바른 여자들은 결혼이라는 측면에서 보기엔 정말 좋지만 연애라는 측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작년 8월쯤 알게 된 여자지인이 비슷했다.
둘이 만날 때마다 바른 자세와 맑은 눈으로 내게 "오빠가 하는 일은 정말 의미 있는 일 같아요."라던가 "오빠는 참 좋은 사람 같아요. 말도 잘 들어주시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잖아요!" 등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뭔가... 글로는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살아있는 도덕책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면서 나랑 다른 세계의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든달까?
워낙 바른 생각 바른말만 하다 보니 농담을 던지기도 애매하고, 괜히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것만 같고... 나쁘게 표현하면 답답하고, 좋게 말하면 너무 순진해서 괜히 상처주지 싫은 느낌이랄까? 이렇듯 J양처럼 너무 순진해 보이는 사람들은 순백의 아우라를 내뿜으며 조금이라도 세속적인 것에 물든 사람으로 하여금 곁으로 다가가기를 어렵게 한다.
그에 반해, 썸남은 뭐랄까... 나쁜 남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현실 연애에 충분히 익숙해진 베테랑이랄까나...? 영화로 보자면' 성난 변호사'에서 승소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선균과 융통성는 전혀 없이 정의감에만 불타 오르는 김고은의 관계 같은 느낌이다. 이런 관계는 대부분 J양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되는 편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마냥 "휴~ 잘 빗겨나갔다!"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만 할 수는 없다. 연애란 자고로 상처를 받으며 알아가는 것이는 것인데 자꾸만 이렇게 어긋나기만 해서는 남들은 "뭐 그 정도쯤이야..." 하고 훌훌 털어버릴 일에도 폐인이 돼버리곤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하나는 빗나갔으니 이건 그냥 이대로 두자. 그리고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현실 연애에 대한 감을 좀 잡아보는 게 어떨까?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이 되는데... 기회가 된다면 파티에 한번 나오는 것을 권해주고 싶다.
여자의 눈도 못 마주치던 놈이 드디어 전화번호를 받는 데에 성공했어요.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분께 간신히 용기를 냈네요. 별다른 접점도 없고... 친하지도 않다 보니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로 카톡을 하고는 있지만 너무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
- 낯선 이성과 대화가 어려운 P군
P군아, 내가 보기에 P군이 고민해야 할 건 "낯선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게 힘들어요!"가 아니라 "왜 난 낯선 여자와 대화를 나눠야 하는 걸까?"가 아닐까 싶다.
P군 주위에 친한 여자 지인들이 많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P군이 굳이 낯선 여자에게 어렵게 번호를 받아서 어색한 대화를 하려고 안감힘을 썼을까? 물론, P군 주위에 친한 여자지인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걱정할 것 없다. 친한 여자 지인에게 하듯이 연락을 해보면 되는 문제이니 말이다.
P군아, 지금 P군이 카페 알바녀에게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건, 접점이 없는 사람과 대화가 어려운 게 아니라 여자와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거다. 이뿐이 아니다. 지금 P군이 대화가 어렵다고 느끼는 건 단순히 어떤 기술을 몰라 서가 아니라 카페 알바녀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기때문일거다.
자! 정리해보자. 일단 여자 경험이 많지 않은 P군이 카페 알바녀에게 번호를 물어봤고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이유가 뭘까? 앞서 알프레드 아들러의 말처럼 심플하게 생각해보자. 이유는 하나다. "카페 알바녀의 눈에 별로였기 때문이다."
P군에게 "그녀는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까 이쯤에서 멈춰!"라는 뻔한 소리에 한마디를 덧붙여주고 싶다. "연애도 숙련도라는 게 있어, 단박에 역전을 기대하지 말고 차근차근 배워가 봐"
P군처럼 연애경험이 적은 사람들의 경우 자꾸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연애에 목을 매 곤한다. B군처럼 자주 가는 카페나 술집 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던가, 한 번은 회사 앞 은행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하루에 한 번씩 만원씩 저금을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참...
물론 이러한 만남들이 절대 불가능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러한 만남은 첫인상 한방 승부다. 첫인상에서 상대가 보기에 "오!? 괜찮은데!?"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면 "뭐야, 지금 내가 쉬워 보여?"하는 불쾌감만 줄 뿐이다.(지금 P군처럼 말이다.) 이런 도박 같은 만남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지인들과 많은 교류를 쌓으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만남을 먼저 배워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