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S양은 잘했다. S양이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괜히 그동안의 노력들을 생각하며 스스로 희망고문에 시달리느니 딱! 하고 선을 긋는 편이 훨씬 낫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애초에 생각을 조금 달리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거다. 좋아한다고 무조건 호감을 퍼부어놓고 수동적으로 상대의 고백을 기다리기보다. 상대방의 페이스에 맞춰가며 상대방의 고백을 이끌어 내는 조금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연애를 했다면... 결과는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얼마 전 어플을 통해서 정말 이상형에 가까운 남자를 만났어요. 다행히 공통점도 많고 말도 잘 통해서 자연스럽게 만남으로 이어졌네요. 첫 데이트부터 정말 좋았어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이며 와인바며... 무엇보다 저를 존중해주는 느낌이 좋아 반해버렸던 것 같아요. 그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만남을 이어갔는데 중간에 키스 정도의 스킨십도 있었고 만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사귀자는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아니지 싶어서 이렇게 애매한 관계라면 그만하고 싶다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전부 차단을 했어요. 친구들은 잘한 거라고 하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괜히 너무 몰아세웠나 하는 생각도 들고... 머리가 아프네요...
사실 더 말해 무엇하겠나? 사귀자는 말도 없이 스킨십이라니! 스킨십을 해놓고도 사귀자는 말이 없다니! 단칼에 잘라버리면 그만이다. 스킨십은 하면서 사귀자는 말이 없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썸남이 S양을 딱 그 정도만 좋아한다는 거다. S양이 썸남을 좋아하는 것만큼 썸남이 S양을 생각한다면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 딱 그거다. S양이 좋으면서도 사귈 정도까지의 확신은 없는 거다! 이 경우 많은 여자들은 "이런 나쁜 XX!" 라며 불쾌해하고 상대를 비난하지만 난 이왕이면 그전에 한 가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이 놈을 꼬실까? 아님 그냥 포기할까?"
난 이 상황이 결코 마냥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은 물이 반이 담긴 물컵 같은 거다. "아니! 확신도 없으면서 애매하게 이게 뭐하는 짓이야!"하고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 그래도 나에게 호감은 있다는 거네?"라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하면 난 후자 쪽으로 생각한다. "내가 바라는 만큼은 아니지만 나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호감은 있구나! 어떻게 저 호감을 이끌어 내지!?"라며 현재의 상황에서 상대를 더 이끌어 낼 방법을 고민한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인 거다.
이럴 땐 자신이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 지를 따져보자. 예를 들어 재테크라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따지는 사람은 수익은 낮아도 리스크가 적은 예금이나 적금 등을 선호할 것이고 안정성보다 수익성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다소 리스크는 있으나 펀드나 주식 등을 선호할 것이다.
지금 S양이 머리가 아픈 건 수익성이 높으면서 안정석도 높은 투자처를 찾기 때문이다. S양도 알겠지만 그런 투자처는 존재하지 않으며 혹시나 그런 투자처가 있다고 S양을 살살 꼬드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사기꾼이다.
S양의 썸남은 리스크가 조금 있는 펀드 정도인 것 같은데... 선택은 S양이 하는 거다.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수익률(내가 원하는 이성)을 쟁취할지 아니면 안정성(관계 단절)을 택할지 말이다. 나라면 투자를 했을 것 같은데... 뭐... 개인의 취향이니 선택은 S양이 하도록 하자.
상대방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가치판단은 좀 나중에 하자.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느냐일 뿐이다. "사귀는 것처럼 행동해 놓고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는 건 나빠!"라며 비난하면서도 "근데... 내 이상형이기도 하고... 말도 잘 통하기도 했는데..."라고 입맛을 다셔서는 고민에 끝이 없다.
S양이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단호하게 끊고 보다 안정적으로 호감과 결단을 내려줄 사람을 찾는 게 맞고 수익성(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추구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여러 방법을 강구하면 될 일이다.
주변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마라. 말은 다들 그럴싸하게 하면서 막상 본인이 그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S양보다 더 흔들릴 사람들이다. S양이 원하는 건 S양만 알고 있다. S양이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지 치열하게 고민해보고 선택해라. 그리고 후회하지 마라. 어차피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