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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13. 2017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는데 이제 어떡하죠?

썸남의 행동이 헷갈려요...

솔직히 말하면 연애 때문에 고민을 할 이유는 정말이지 1도 없다. "세상에서 연애가 제일 쉬웠어요!" 따위의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연애는 나,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렇게 딱 둘이서 하는 거다. 결국 나는 내 매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또 상대방의 피드백을 보고 그 결과에 승복하면 그만이다. "만약 잘 안되면 어쩌죠...?" 따위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아무나 만나지 않는 것처럼 상대도 그럴 뿐이니 별수 있나 그 사람이 잘되길 기원하며 좋은 지인으로 남는 수밖에.


썸남의 행동이 헷갈려요...

창피하지만 5살 연하의 트레이너를 짝사랑하고 있어요. PT를 받을 때 말투나 행동을 봐서는 확실히 호감이 있어 보이는데... 예를 들어 다른 분들 PT 할 때는 일을 하는 것 같은데 저랑 할 때는 즐겁다던가, 나이에 비해 관리를 잘하셨다던가, 딱 제 스타일인데 조금 늦게 태어나시지.. 뭐 이런 말이라던가... 확실히 저를 단순한 회원 이상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직업에 대한 선입견도 좀 있고... 저도 나이가 있다 보니... 혹시 그냥 쉽게 생각을 하는 건지... 혹은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 참... 어렵네요. 
- 5살 연하 트레이너에게 마음을 빼앗긴 S양


일단 나는 독심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썸남의 정확한 속마음은 알 수 없다. 다만 지금까지 내게 들어온 트레이너와의 썸 관련 사연들에서 놀라울 정도로 동일한 패턴이 몇 가지 있는데 소개하자면 이렇다.

1. 여자가 연상이다. (대부분 3살 이상 차이 가남)

2. 나이에 비해 관리를 잘했다, 동안이다, 옷을 잘 입으신다 등의 칭찬

3. 제가 좀 더 일찍 태어났으면... 회원님이 좀 늦게 태어나셨으면...

4. 운동 중에는 살갑게 대하지만 운동 이후 시간에는 연락이 없음

5. 동갑이나 연하보다는 연상이 좋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사연이 비슷한데 이런 경우에는 적당히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회원관리 + 나쁘지 않은 정도의 호감" 


J양이 바라는 게 "아... J양과 잘되고 싶은데... 아니야... J양은 회원 난 트레이너라고!"와 같은 느낌이라면 보충제를 원샷하며 속 차리는 게 좋을 것이고, "이성으로도 나쁘지는 않으시다" 정도도 괜찮다면 유혹의 첫발을 내디뎌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내가 아는 케이스 중 S양과의 비슷한 케이스에서 연애를 시작한 케이스가 십여 커플 되는데 연애는 좋지만 항상 결혼문제에 가서는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수입이 괜찮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결혼 생각은 없어요."라는 말이 진심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해보길 권하고 싶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앞선 케이스들의 경우에서 보듯 처음엔 다들 "어차피 빨리 결혼할 생각도 없었으니까~"로 가볍게 시작했다가도 결국엔 조급해하곤 하던데... 선택은 J양의 몫으로 남겨 두도록 하자.  



분명 저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교회 오빠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오빠는 3개월 전 교회 청년모임에서 알게 되었는데 엄청 상냥하세요. 제가 추워 보이니 코트를 벗어서 주시기도 하고, 자주 연락도 하고, 교회 올 때마다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저도 나름 호감을 표시한다고 옷 태그가 삐져나왔길래 집어넣어주기도 하고, 보풀도 떼어주고, 평소에 칭찬도 많이 하고 있어요. 이 정도 했으면 오빠도 제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요? 하지만 오빠는 저를 아직 5살 어린 동생으로만 보는 느낌이에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동생 취급은 더 이상 싫다는 J양  


지금 J양은 "왜 표현하는데도 썸남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답은 매우 심플하다. "유혹을 하고 싶다면 어떤 피드백이 나올 때까지 직진해야 한다." 말 그대로다. J양이 썸남을 유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표현의 수위를 높여가며 다가가야 한다. 


어떤 남자는 여자와 눈만 마주쳐도 "엇!? 뭐지? 저 여자 나 좋아하나!?"하고 김칫국부터 원샷하고 보는 김칫국 성애자이기도 하지만 또 어떤 남자는 "오빠 우리 주말에 데이트해요!"라고 해도 "아하! 우리 J양이 날 편하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감각마비 말기 환자이기도 하니 말이다. 


보풀을 떼어주며 은근슬쩍 스킨십을 하고, "오빠 오늘 머리스타일 멋있어요!"라며 칭찬을 쏟아냈는데도 썸남이 J양을 여동생 보듯 한다면 당연히 유혹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 환하게 웃으며 "오늘 화요일이니까 불닭 사주세요!"라며 대책 없이 데이트 신청을 해보고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면 어떻게 해야 해요?"라며 대놓고 질문을 던져 볼 수도 있다. 일단 긍정이든 부정이든 피드백이 나올 때까지는 직진해라. 그러고 나서 상대의 피드백에 따라 처세를 달리하자.  



제 마음을 전해도 괜찮을까요?

저는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얼마 전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사실 팀장님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팀장님과 연락을 하다가 제가 "제 후임 저보다 훨씬 못하죠!?"라고 했는데 팀장님은 그 말이 좀 기분이 상하셨나 봐요. 충분히 잘하는 친구라며 옮긴 회사에서 적응 잘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사과를 하긴 했는데 참...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고백할까요...?
- 마음이 너무 복잡한 H양


솔직히 말하면 이게 무슨 전개인지 모르겠다... 사연을 인쇄하고 보니 A4용지로 5장 분량인데... 이중 3장 반이 H양이 어떤 어려움을 겪으며 게임업계에 들어왔는지, 그리고 팀장은 또 어떤 사연이 있어서 게임업계로 들어왔고 얼마나 능력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주욱~ 쓰여있고 결국엔 말실수로 팀장이 화가 난 듯한데 어떻게 하냐니... 그리고 뜬금없이 고백은 또 무슨 말인지... 


어쩌면 팀장의 마음도 지금의 나와 같지 않을까? H양과 비슷한 감성의 친구들을 겪어본 결과 사람을 좀 당황시키는 면이 있는데, 자기만의 세상이 강하다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자신의 감성에 푹 빠져서 툭하고 어떤 말을 내뱉으면 듣는 입장에서는 정말 당황스럽다. 


고백을 하든 하지 않든, 가만히 앉아 팀장님과의 관계에 대해 천천히 되짚어보자. 둘 사이에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서로 호감이라고 보일만한 어떤 시그널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결과가 어떻든 본인의 말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또 본인의 호감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고백을 하도록 하자. 


물론 결과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하지만 고백이라는 게 꼭 이뤄져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고백은 고백 자체로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시원하게 H양의 속마음을 팀장에게 털어놓고 집에 돌아와서 가만히 오답노트를 적어가며 H양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과의 소통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찾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힘들면 파티로 와라. 함께 찾아봐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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