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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15. 2017

어설픈 썸 말고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어요 외 1편

썸남에게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내게 "바로님! 연애가 너무 힘들어요!"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상대방이 더 하소연하기 전에 툭! 하고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럼 xx 씨는 쉬운 사람이에요? 내가 지금 사귀자고 하면 사귀어줄 건가?" 


그래, 연애는 어렵다. 하지만 그건 불공평하다던가, 절대 풀지 못할 불가사의한 문제가 따위가 아니다. 단지 내가 쉽지 않은 사람이듯 남들도 쉽지 않을 뿐인 거다.



이제 어설픈 썸 말고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어요.

올해 들어 소개팅도 꽤 했고 상반기에는 먼저 다가와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만나다 보니 아닌 것 같아 거절도 했습니다. 그 후 몇 번의 썸이 있었고 결국 결실은 못 맺었습니다. 한동안 바빠서 연애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얼마 전 동료가 소개팅을 주선해줘서 제 외적으로 제 스타일인 분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연락도 잘되고, 에프터도 받고 잘 되어가나 싶었는데 2주쯤 지나서 미안하다고 자기가 바쁜 것도 있지만 마음이 없나 보다고 톡이 왔네요... 대체 제가 뭘 고쳐야 할까요? 저도 너무 답답해서... 휴... 이제 저도 뜨내기 썸 말고 좀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어요...ㅠ_ㅠ
- 어설픈 썸 말고 안정적인 연애가 하고픈 Y양


사실 Y양의 고민에 대한 답은 이미 Y양 스스로 알고 있다. "먼저 다가와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만나다 보니 아닌 것 같아 거절도 했습니다." 그래, 그 부분이다. 그렇다고 Y양이 못났다는 얘길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그리 나쁘지 않은 사람이 Y양에게 호감을 갖고 다가와도 Y양이 "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처럼 상대도 Y양에게 그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슬퍼하거나, 속상해하거나, 우울해할 필요 없다. Y양이 그런 것처럼 상대도 그런 것 일 뿐이니 말이다. 그래도 그동안 Y양에 먼저 다가오는 사람도 있고, 몇 번의 썸을 탄 것을 보면 Y양이 마냥 매력이 부족해서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는 건 아닐 거다. 단지 취향의 차이일 뿐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 이럴 때에는 이성을 대하는 Y양의 태도를 좀 달리 해보는 게 어떨까? Y양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성을 만나는 것을 마치 오피스텔 계약하듯이 한다. "여기는 지하철이랑 너무 멀어서 안 되겠어", "도로변이라 너무 시끄럽잖아!", "다른 건 괜찮은데 전망이 별로네..."라며 어떤 기준을 딱 정해놓고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매몰차게 뒤돌아서버린다. 


마음에 안 차는 사람은 그 사람의 매력을 더 보려고 노력을 하지 않고 깔끔히 정리해버리다 보니 주변에 사람이 갈수록 줄어든다. 주위에 사람이 없으니 외로움을 타게 되고 어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하면 허겁지겁 다가가게 되다 보니 평소엔 하지도 않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아무나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매서운 눈으로 체크리스트를 체크하며 만나기보다 강가에서 조약돌을 줍듯이 만나보는 건 어떨까? "좀 작긴 하지만 하트 모양이네?", "오? 요건 얼룩덜룩하네?", "납작하게 생긴 게 물수제비 하기 딱 좋겠다!"처럼 말이다. 


눈을 낮추라는 소리가 아니다. Y양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자체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는 Y양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를 못하지!?"라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인간관계 그 자체를 즐겨보자. 어차피 썸도 연애도 인간관계가 아닌가?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개선이 되면 연애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다.  



무너진 썸 회복하는 방법 없을까요?

썸타던 남자가 있었는데 썸이 무너진듯해요. 제가 수줍음이 많은데 용기 내서 친해진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수줍음이 급상승해서 그 사람이 인사를 하는데 얼굴도 못 보고 인사도 못 받고 지나왔어요. 그런데 그다음부터 그 사람도 저에게 인사를 하지 않더라고요??? (이건 무슨 의미인지...) 아무튼 그래서 저도 인사를 안 하게 되었고 지금은 서로 인사도 말도 안 하고 지나치는 사이가 되었어요... 근데 저는 아직 그 사람이 좋은데 어떡하죠...?
- 썸남과 어색해진 M양


아... 음... 뭐랄까... 음... 좀... 외람된 질문인데... M양아... 정말 썸을 탄게 맞나...? 친한 것도 그렇고... 썸도 그렇고 뭐 사람마다 정의하기 나름이긴 합니다만... 인사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정도는 썸이라기보다는 친해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는 게 조금 더 현실적일 것 같은데... 썸이라는 건 적어도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 "오호... 이렇게 나오시겠다 이거지~?"정도의 느낌이 들어야 하지 않을까? 


뭐 하여간, M양도 알고 있겠지만 썸남이 Y양에게 더 이상 인사를 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M양과 그다지 친한 사이가 아니었고, Y양이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M양이 수줍어하지 않고 밝게 인사를 건네며 조금씩 다가갔다면 어땠을까? 100% 썸남과 연애로 골인하지는 못했을지 몰라도 적어도 썸남과 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M양은 "저도 그러고 싶지만 수줍은걸요! 저는 부끄러움이 많아서 자신 있게 다가갈 수 없어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M양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기 위해 어떤 상황을 만든다고 말한다. 


M양의 경우라면 수줍어서 다가갈 수 없는 게 아니라, 다가가지 않기 위해 수줍어한다는 것이다. "아니! 말도 안 돼!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기 위해 일부러 수줍어하다니!" 이에 아들러의 생각은 이렇다. "가능성을 남겨놓기 위해서 그것을 할 수 없는 이유는 만들어 낸다" 그래, 어쩌면 M양은 썸남에게 다가갔다가 거절을 당해서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릴까 봐 수줍음이라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대고 있는지 모른다. 


앞서 Y양의 사연에서 말했듯 나도 M양도 쉬운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준다고 해도 내 마음에는 안들 수도 있는 거다. 이건 슬프거나 속상하거나 우울할 일이 아니다. 그냥 그런 거다. 물론 한순간에 M양이 "그래! 까짓 껏 한번 사는 인생 던져보자!"라며 썸남에게 적극적인 대시를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은 썸남에게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해보는 건 어떨까? 꼬시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친해지는 건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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