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Aug 22. 2017

친구 만나느라 여자 친구 만날 시간은 없다는 남자 외

요걸 고쳐 써? 아님 그냥 바꿔?

남자 친구의 행동 때문에 머리가 아플 땐 "대체 왜 내 남자 친구는 이런 녀석이지!?"라며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뇌구조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마라. 그땐 딱 한 가지만 생각해라. 바로 당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이 남자 친구에게 묶여있는 것도 아니고, 헤어지면 당신의 전재산을 몰수당하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언제든 당신이 원하면 헤어질 수 있다. 남자 친구 때문에 머리를 뽑아가며 고민할 필요도 없고, 남자 친구에게 화를 내다가 "넌 너무 감정적이야!"따위의 소리를 들을 필요도 없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헤어지고 다시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진정하고 생각해보는 거다. "요걸 고쳐 써? 아님 그냥 바꿔?" 


바꾸기로 했으면 딱 잘라내 버리고 새 연애를 시작하면 될 일이고, 고쳐쓰기로 마음먹었으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게 아니라 요 고물을 어떻게 만져야? 쓸만해질까를 궁리하면 된다. 그래도 화가 난다고? 그러면 스스로에게 다시 묻는 거다. "요걸 고쳐 써? 아님 그냥 바꿔?"  



남자 친구가 친구는 잘 만나 서면 저를 만나면 피곤하데요.

다른 건 다 좋은데 남자 친구가 친구를 너무 좋아해요. 금요일엔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 놀아봐야 pc방 가고 당구치고 술 먹고 뭐 그런 것뿐이란 걸 잘아서 의심을 하지는 않지만 문제는 저를 만날 때 피곤에 절어서 온다는 거죠... 평일에라도 보고 싶은데 남자 친구가 또 워커홀릭이라 평일엔 일에 빠져 살고... 싫은 소리 하면 또 떼쓴다고 싫어하고... 제가 이런 거 하자하면 피곤하다 안 해봤다 그러기 나하고... 
-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속상한 M양  


뭐 끝까지 읽어 볼 필요 있나? 헤어져야지 뭐... 다만 헤어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도 다른 사람들과 나의 생각이 많이 다를 것 같다. M양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경우 "뭐 저딴 남자가 다 있어!? 당장 헤어져!"라고 말을 할지 모르겠다만 나의 생각은 이렇다. "M양과 남자 친구의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다르구나,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맞춰야 할 텐데... 아마도... 안될 거야..." 


우리는 타인과 트러블을 겪게 되면 너무나 쉽게 이렇게 생각한다. "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러지?" 문제는 이러한 생각은 연애든 인간관계든 문제를 해결하는데 단 1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거다. 미래에 법이 사람들의 연애사까지 적용된다면야 현명한 판사님께서 "흠... 가만 보아하니 남자 쪽이 너무 했네! 피고 남자 친구는 원고가 바라는대로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위자료로 여자 친구에게 매주 꽃다발을 선물하세요!"하고 명 판결을 내리겠지만 현실은 "아니... 그냥 친구들 좀 만난 거고 주중에 야근을 많이 해서 피곤할걸 어쩌라고!"라는 말만 돌아올 것이 뻔하지 않은가? 


M양의 남자 친구가 좋은 남자 친구인가? 물론 결단코 아니다. 피곤해하고 친구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 할지 몰라도 여자 친구가 먼저 디테일한 표현까지 했음에도 그것을 들어주기는커녕,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귀찮아한다면 그건 분명 좋은 남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M양이 해야 하는 건 남자 친구에게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남자 친구를 계속 만날지, 아니면 이별통보를 할지를 말이다. 


객관적인 지표들은 모두 이별을 향해있다. 무엇보다 노력을 떠나 대화조차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정말이지 큰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만약 M양이 "에휴... 그래도 한번 고쳐 써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면 "내가 왜 이렇게 연애를 해야 해!?", "왜 남자 친구는 노력을 하지 않는 거야!?", "대체 내가 어디까지!?" 따위의 생각은 버리자. 헤어질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이별이 아닌 만남을 선택했다면 그건 M양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다.  



남자 친구의 여자지 인문 제로 너무 화가 나요.

남자 친구와 저는 이성에 대한 가치관이 좀 많이 달라요. 저는 연애 중에는 이성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생각이고 남자 친구는 친구라면 괜찮다는 생각이죠. 정말 이성 지인 문제 말고는 하나도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얼마 전 남자 친구가 지인들과 술자리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임에 제가 좀 싫어하는 여자가 있어서 좀 짜증이 났었는데 일단은 참았어요. 그러다 남자 친구가 집에 들어간다 해서 알았다고 했는데 남자 친구 지인 페북을 보니까 남자 친구가 제가 싫어하는 여자지 인과 다른 친구 커플과 즐겁게 술을 마시고 있더라고요. 정말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화가 났어요. 일단은 감정을 억누르고 자고 일어나서 얘길 해보기로 했죠...  남자 친구에게는 이성친구 만나는 걸 허락하긴 하지만 속으로는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되네요. 
- 남자 친구의 여자지 인문 제로 고민인 J양


여자 지인이 많은 남자 친구, 과연 괜찮을까? 객관적으로 보자면 물론 권할만한 남자는 아니다. 아무리 "그냥 지인일 뿐이야!"라고 말을 해도 이성은 어디까지나 이성이다. 지금은 그냥 아는 동생일지 몰라도 이성 지인은 불발탄처럼 언젠가 터질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역시 남자 친구에게 "그 아는 동생 만나지 마!"라고 이야길 해야 하는 걸까? 물론 이야기는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이건 내 라이프스타일이야!"라고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연애에 있어서 우선되어야 하는 건 연인관계를 지키기 위한 어떤 것이 아니라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것이다. 설령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연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우리는 상대에게 제안과 권유 그리고 설득이나 유혹을 통해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유도를 할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할 수 있어!"라는 식의 비난은 옳지 않다.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야 하니까 남자 친구가 이성 지인들과 만나든 말든 신경 쓰지 말라는 게 아니다.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하면서 J양의 감정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집에 들어간다더니 어제 XX페북 보니까 XX랑 술 먹고 그랬더니만!!! 어떻게 그럴 수 있어!?"하면서 비난을 하기보다 "오빠가 그럴 사람 아닌 거 아는데 어제 오빠 지인 페북 보고 잠이 안 오더라..."라며 상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인정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자.



작가의 이전글 이상형을 만났는데 제게 관심이 없나 봐요 외 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