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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03. 2017

연락이 별로 없는 무뚝뚝한 남자 친구 어떡해?

연인 사이에 연락이 별로 없는 것이 문제일까? 많은 사람들은 연애 중에 연락이 별로 없는 것은 문제이며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쪽이 큰 문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연락의 횟수가 아니다. 사실 진짜 문제는 연락의 빈도수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다. 어느 한쪽은 연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한쪽은 연락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  


저 혼자만 북 치고 장구 치는 느낌이에요...


최근에 그냥 친하게 지내던 오빠와 갑자기 급속도록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러 가 스킨십도 좀 있었고 자연스럽게 사귀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장거리다 보니 연락을 좀 잘해줬으면 하는데 남자 친구가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연락이 잘 안 되네요. 만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연락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러면 안되는데 저는 자꾸 이미 저는 마음을 줘버렸는데 남자 친구는 그러지 않은 것 같고 이러다가 흐지부지되면서 저 혼자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도 아니고... 서운하기도 하고 솔직히 조금 화도 나고요...
- 혼자만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서운한 L양


확실히 L양이 서운해할 만도 하다. 처음엔 파바밧! 서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는데 막상 관계가 사귀는 사이가 되니 뭔가 나만 너무 업된 느낌! 이런 거에 기분이 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속에서 "뭐지? 나 좋아하는 것 같더니... 나한테 마음이 없었나!?"하는 생각이 들며 뭔가 속은 느낌이 들며 자꾸만 나 자신을 피해자 그리고 상대를 가해자로 몰아가고 싶어 지지만 결코 그것은 좋은 흐름이 아니다. 


나 또한 L양과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오빠 동생 하며 이런저런 장난을 하다가 어느새인가 가까워지고 연인으로 발전해버린 적이 있었는데. 당시 상대는 한창 바쁜 시기라 L양의 남자 친구처럼 사귀기 직전보다 연락의 횟수며 답장의 속도며 무엇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자연히 내 안에서도 "뭐지? 나만 난리 난 건가?", "썸 타다 막상 사귀니까 별로였나?", "이럴 거면 그때 왜 그런 거야!?" 따위의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일단은 페이스를 맞추자. 왜 연락 안 오지? 생각하느니 책이나 읽지 뭐" 물론 나도 L양처럼 "이렇게 흐지부지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이에 대해선 이렇게 생각했다. "뭐... 생각해보니 아니다 싶을 수도 있지,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지질한 짓은 하지 말자. 개인의 취향이 있는 건데 뭐" 


다행히 바쁜 일이 끝나고 나서는 트러블이 없어지긴 했다. 만약 그때 내가 여자 친구의 행동을 불쾌하게 여기며 따지고 들었다면 어땠을까? 상대와 트러블이 있다 느껴질 때에는 일단 상대와 페이스를 맞추자. 상대가 바쁘다면 상대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려 주자. 중요한 건 마냥 기다리라는 게 아니다. 상대가 바쁜 만큼 당신 또한 인맥관리든 자기계발이든 자신만을 위한 일로 바쁘게 지내야 한다. 


물론 L양의 불길한 예상처럼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원망하지는 말자. L양이 마음이 있었다면 분명 상대도 의도적으로 그랬을 리는 없을 것이며 만약에 의도적이었다면 그걸 간파해내지 못한 나의 실책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뭐 어쩌겠나, 그럴 때도 있는 거지~  



칭찬으로 효과는 봤는데... 오래가지 않았어요.


연락 문제에 대해 바로님께서 많은 글을 써주셨는데 죄송스럽게도 또 연락 문제에 관해 질문을 드려요. 제 남자 친구는 정말 다른 면에 있어서는 완벽해요. 술도 잘 마시지 않고, 만나면 항상 저를 배려해주고 확실히 제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줘요. 문제는 서로 떨어져 있을 때인데... 정말 연락이 별로 없어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그래서 바로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남자 친구가 어쩌다 먼저 연락을 할 때면 "어머! 웬일이야!? 먼저 연락을 다하고!? 우리 남자 친구 자상한데~?"라는 식으로 칭찬을 해봤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있다가 조금 지나니 시들한 느낌... 처음에는 몰라도 연락해주는 것에 계속 칭찬한다는 것도 좀 어색하고요... 혹시 다른 방 밥은 또 없을까요?
- 연락 없는 무뚝뚝한 남자 친구가 서운한 Y양


일단, 연락이 없는 남자 친구에게 기분이 상해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기보다 자연스럽게 남자 친구가 Y양에게 연락을 하도록 유도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물론 효과가 그리 길지는 않았다는 것은 아쉽지만 짧은 효과를 보고 "혹시 다른 방법은 없나?"라고 생각을 했다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변화이자 발전이다. 


많은 설득의 방법 중에서 칭찬은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Y양도 경험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문제는 한 가지 패턴으로 칭찬을 하는 것은 금방 약발이 다 닳아 버린다는 거다. 그렇다고 "거봐! 칭찬할 필요가 없다니까!? 칭찬해봤자 금방 다시 돌아아 버린다고! 역시나 불같이 화를 내야...!"라고 생각지는 말자. 칭찬이 효과가 없는 게 아니라 뭐든 반복되는 단조로운 패턴은 효과가 금방 시들해지는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생각해봐라. 남자 친구가 당신에게 "헐! 우리 여자 친구 왜 이렇게 예뻐요?"라고 말을 하면 처음에야 으쓱하겠지만 남자 친구가 매번 별다른 변화도 없이 매일 "우리 여자 친구 오늘도 예쁘네~"라고만 하고 있으면 과연 당신은 처음처럼 기분이 좋을까? 


남자 친구가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헐! 나 방금 우리 자기 얼굴에서 수지를 보았...!", "나 친구한테 우리 아기 사진 보여줬더니 몇 살이냐고 엄청 어려 보인다고 하더라 ㅋㅋ 어깨 으쓱!", "뭐지? 왜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지? 이쁜 사람 얼굴은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건가?" 등등 다채로운 패턴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Y양도 칭찬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좀 더 패턴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Y양의 말처럼 언제까지 "우와~ 우리 남자 친구 카톡도 먼저 하고 고마워요~"라는 말만 반복할 텐가?  "아까 친구랑 있는데 자기한테 연락 와서 톡 하고 있으니까 친구가 남자 친구 자상한 것 같다고 부러워했어!!!"라며 주변 지인들도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알릴 수 있고, 약속 장소에서 남자 친구를 발견하고 어린아이처럼 달려가 남자 친구를 끌어안고 입술에 뽀뽀를 해주며 남자 친구의 귀에 "지난주 수요일에 술 마시고 들어오면서 연락해준 보답!"이라며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줬으니 나도 보답을 할게!"라는 암시를 줄 수도 있다.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남자 친구로 하여금 Y양에게 카톡을 하고 전화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걸 알려줘라. 칭찬을 받고 싶어서든, Y양의 주변인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서든, Y양에게 뽀뽀를 받고 싶어서든 남자 친구는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Y양이 하지 말라고 해도 연락을 할 것이다. 아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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