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어색하고 긴장하고 있어!
난 좀 사람을 잘 만지는 편이다. 특히나 파티 때면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만지는 편인데 아무래도 남자를 만지는 편이? 조금 더 편하다. 혹시나 나의 만진다는 표현이 조금 거슬렸을 사람들을 위해 조금 부연설명을 붙이자면 어떠한 응큼한 목적을 가지고 더듬는 것이 아니라 긴장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긴장을 풀어주고 닫혀있는 자세들을 조금씩 교정하며 파티의 분위기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정말이다! 혹시나 다른 응큼한 속셈이 있어서 만질땐 정중히 허락을 구하는 편이다! (아.. 이게 더 이상한가?)
파티의 분위기에 잘 녹아들지 못하고 어색해하는 게스트들은 주로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데 몇 달 전에 본 두꺼운 뿔테 안경에 검정 패딩을 입고 있던 게스트가 딱 그랬다. 그는 패딩을 벗지도 않은 채 움츠린 어깨를 하고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전형적인 '나 지금 어색하고 긴장하고 있어!'류의 게스트였다.
일단 나는 그의 등 뒤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숙련된 마사지사의 손길로 주무르며 말했다. "너 그러고 있으면 말 한마디도 못하고 와인만 마시다가 집에 가야 될걸?" 그는 마치 김태희가 어깨를 주물러주는 것처럼 부끄러워했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나의 성적 지향은 아주매 우 확고하다!)
나는 그의 옆자리에 비집고 앉아 그의 몇 가지 자세를 고쳐줬다. 일단 팔짱을 풀게 하고 어깨를 쫙! 피고 다리는 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로 벌리게 한 다음 몸통을 사람들을 향하게 약간 비틀? 돌려주었다.
내가 이렇게 그의 자세를 교정해준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팔짱을 끼거나 구부정한 자세는 스스로를 수동적으로 만들고 대화에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며. 이런 닫힌자세를 하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아... 저 사람은 말을 할 생각이 없구나?"하는 느낌을 주어서 자연스럽게 대화에서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어색해서 자신을 방어할 생각으로 닫힌자세를 하면 사람들이 더 말을 걸지 않게 되고 소외된 자신을 스스로 더더욱 방어를 하는 무한 악순환에 빠진다는 말이다.
"저는 이상하게 이성에게 말을 잘 못하겠어요..."라는 사람이 있다면 이성 앞에서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보자. 분명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닫힌자세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면 자세만 바꾼다고 갑자기 달변가가 될까? 물론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건 닫힌자세를 열린 자세로 고쳐 앉는 것만으로 도 기분이 확! 바뀔 거라는 거다.
그래서 나 또한 다소 불편한 자리에 가면 거의 3초에 한 번씩 스스로의 자세를 체크하는데, 조금이라도 구부정하거나 삐딱한 자세인 것 같으면 자세를 고쳐 앉으며 씩 웃는다. 이 작은 행동이 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당신이 자세만 고쳐 앉아도 말을 하는 사람은 당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시선이 가고 당신은 상대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조금씩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때론 당신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상대방이 닫힌자세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닫힌자세라고 다 똑같은 닫힌자세가 아니다. 파티에서는 위의 게스트처럼 긴장을 해서 닫힌자세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때론 당신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에도 닫힌자세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상대의 닫힌자세를 풀어줘야 하는데 풀어주지 않으면 상대는 계속해서 당신의 말을 건성으로 듣다가 더더욱 불편해하게 된다.
나라고 그런 경험이 없는 게 아니다. 주로 파티에서 연애상담을 하고 있으면 나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여자 게스트의 경우 팔짱을 끼고 살짝 내게 등을 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자연스럽게 건배를 요구하거나 네일 관련 칭찬을 하며 자연스럽게 팔짱을 풀게 하고 내쪽을 바라보게 한 다음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며 상대의 기분을 풀어주며 대화를 이끌어간다.
항상 자세를 체크해라! 당신과 당신의 말을 듣는 상대방이 닫힌자세를 하고 있는지 체크를 하고 중간중간 교정을 하자. 이 사소한 포인트는 분명 당신의 대화 스킬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