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15. 2017

왜 썸남은 적극적이지 않은 걸까요? 외 1편

"왜 상대는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궁금증을 약 82%의 정확도로 추측을 해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상대방과 비슷하게 행동했을 때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사실 당신은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대충은 알고 있다. 당신이 다 알고 있으면서 궁금해하는 이유는 이거다. "다 알면서도 어떻게든 상대가 나를 더 좋아하는 쪽으로 해석하고 싶으니까"



왜 썸남은 적극적이지 않은 걸까요?


얼마 전까지 연하 썸남과 애매한 썸을 타고 있었어요. 주변 지인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상태였는데 한 달 전쯤 애매한 데이트를 하다 제가 팔짱을 꼈는데 하필 지인에게 걸린 거예요;; 그래서 이상한 소문도 돌고 상당히 곤란해졌어요. 썸남과 연락은 주고받고 있지만... 따로 만나지는 않고 있고.. 그래서 애매한 행동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돌직구를 날렸네요. "애매해서 사람들에게 눈치 보이는데 이거 어쩌지?"그랬더니 썸남은 "뭐 예전처럼 지내면 되지 뭐~"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썸남의 마음이 확실하지 않은듯해서 그 이후로 애매한 썸을 딱 끊었는데 썸남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애매한 뉘앙스를 계속 흘리네요. 이 상황에서 저만 이상해질 것 같아서 겁도 나지만... 그래도 마음 정리가 또 쉽지는 않네요...
- 적극적이지 않은 썸남에 머리가 아픈 K양

아하...! 참 안타깝다! 만약 지인들에게 들키지만 않았더라면!!! 아마도 자연스러운 연인의 관계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애매한 썸을 타며 내 거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관계에서 K양은 내 거인 관계로 넘어갔고, 썸남은 이제 막 내 거인 관계로 넘어가려다가 탁! 제동이 걸린 상황! 정말 안타깝다.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긴 하나 K양의 대처가 아쉬운 건 사실이다. K양은 애매한 상황에서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전혀 애매한 상황이 아니었다. K양이 혹시나 했던 것처럼 썸남이 K양에게 확신이 있었다면 따로 만나는 것을 회피할 이유가 없지 않았을까? 썸남은 절대 애매하게 행동한 게 아니다. 연락은 하되 따로 만나는 것을 피하며 K양에게 표시를 한 것이다. "누나, 난 이 관계에서 뭔가 확실하게 되는 건 부담스러워요"라고 말이다. 


이때 K양이 했어야 할 행동은 "애매한 이런 관계 불편해! 너! 나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돌직구를 날릴게 아니라 "아... 썸남은 더 이상 적극적으로 표시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어쩌지? 여기서 고? 아니면 스톱!?"이라며  일단 스스로 결정을 했었어야 했다. 


지금 K양이 머리가 아픈 건 상황이 복잡해서가 아니다. K양이 "어떻게 하면 썸남을 꼬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리스크 없이 가만히 있어도 썸남이 나에게 푹 빠지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리스크에 졸지 말고 K양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K양이 원하는 것을 위해 모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무슨 관계냐니까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썸남의 심리는 뭐죠?


첫 번째 만남부터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해서 두 번째 때 좋은 분위기에 취해서 하룻밤을 보내버렸네요. 그 이후에도 주말마다 만나긴 했는데 사귀자는 말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 무슨 관계냐니까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당황스럽긴 했지만 쿨한척하고 헤어졌는데 그날 이후로 관계가 어색해지고 연락이 뜸해졌네요;;; 밥 사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긴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야 직성이 풀리는 성질머리라.. 포기가 잘 안되네요... 이미 관계도 마음도 너무 일방적으로 기울어서 너무 어렵습니다. 
-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버려 멘붕 온 L양


현실적인 답이 "만나지 마" 밖에 또 뭐가 있겠는가? L양의 말처럼 이미 관계도 마음도 너무 일방적으로 기울어졌고, 상대방은 애매하게도 아닌 직접적으로 "얽매이고 싶지 않아"라며 "너랑 사귈 마음은 없음"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L양은 쿨한척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만... L양의 쿨한 척은 초반에는 좀 통할지 모르겠다만 분명 썸남의 이런저런 행동들 예를 들면 "넌 왜 다른 남자 안 만나?", "나 저번에 소개팅했는데~", "(한밤중에) 술 한잔 할까?"따위의 행동들에 멘틀이 바스러질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행되어야 하는 건 현실에 대한 냉혹한 인정이다. 현재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정확히 직시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따지는 게 맞다. 


예를 들어 상대가 한밤중에 "술 한잔 할까?"라고 했을 때 "어맛! 이 자식이 어디서 속이 빤히 보이는 짓을!?"이라며 거절을 할게 아니라 "ㅇㅋ! 대신 나 오도로 먹고 싶어요~~~"라며 응해주고 상대가 본색을 드러낼 때 "오빠~ 왜 이래~ 나. 중. 에!"라며 쿨하게 돌아서도록 하자.  쉽게 말하자면 "그래~ 너 매력 있고 좋아~ 근데 어디서 은근슬쩍 넘어갈라고 그래~ 예의상 진심은 조금 가져와야지? 안 그래?"라는 뉘앙스를 보이자는 거다.




작가의 이전글 바람피운 남자 친구는 절 사랑했었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