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간 C양 입장에서는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에 귀가 팔랑팔랑 거리겠지만 사실 C양이 고민하는 건 정말 쓸데없는 고민이다. 왜냐고?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주변의 조언과 현실의 걱정으로 머리가 아픈 C양에게 이적과 유재석의 말하는 대로의 한 소절을 권해주고 싶다.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결혼 적령기에 4살 연하 남자 친구를 만나고 있는 여자입니다. 벌써 3년째 연애를 하고 있는데 결혼 적령기가 다가오니 주변에서 말이 많네요. 부모님은 남자 친구가 취직하고 나면 늙은 널 사랑해주겠냐부터 시작해서 갖은 악담을 하시네요.
일단 현실적인 이야기 먼저 하자면 연하남과의 결혼이 다른 커플의 경우보다 결혼에 골인하는 확률이 조금 더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별의 이유를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금껏 많은 이별 사연을 접했을 때 연상연하 커플들이 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남자 쪽에서 헤어지자며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보다 여자 쪽에서 결혼을 조급하게 생각하며 남자 친구와 트러블을 일으키다가 헤어지는 케이스가 월등히 많았다.
연상연하 커플의 이별이 모두 여자의 잘못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결혼문제를 민감하게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연상연하 커플이든 다른 커플이든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조금만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남자는 군대도 다녀오다 보니 사회진출이 여자보다 느리고 결혼 적령기도 여자보다는 조금 늦은 편인데 당연히 여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결혼 적령기를 지날 수밖에 없다. C양이 32~34 정도 결혼을 느긋하게 생각할게 아니라면 괜히 스트레스받을 것 없이 헤어지는 것이 맞다.
사실 C양의 고민은 방향이 잘못되었다. C양이 고민해야 하는 건 "과연 연하 남자 친구가 나랑 결혼해 줄까?"가 아니라 "내가 결혼 적령기를 조금 지나도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다.
사귀면서 남자 친구랑 결혼 얘기로 싸운 적도 많았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결혼 얘기를 꺼낸 적도 많고요... 얼마 전에는 좀 확답을 듣고 싶어서 제가 남자 친구에게 나는 너랑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데 네가 나랑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남자 친구는 정확히 몇 살에 결혼하겠다는 확답은 못하지만 저와 함께하고 싶다고만 하네요...
남자가 정말 이 여자를 내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확신을 정확하게 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살짝 찝찝한 대답이지만 저도 남자 친구가 너무 좋고 남자 친구도 절 변함없이 사랑하는 것 같은데...
결혼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C양의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남자 친구가 결혼에 대한 확신을 주지 않는다며 불안해하기 전에 현실적인 조건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보자.
많은 경우 여자 친구가 나이가 많으면 남자 쪽에서 좀 더 결혼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남자라고 그러기 싫은 게 아니다. 결혼에 들어가는 현실적 조건을 여자 쪽에서 좀 더 부담을 한다면 어떤 남자가 마다하겠는가? 결혼을 재촉하는 건 괜찮다. 다만 현실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하자.
아직 대학생인 남자 친구에게 아무런 대책 없이 다짜고짜 "나랑 결혼할 거야!?"라고 추궁하듯이 묻는다면 요즘 같은 취업난과 불경기에 어떻게 남자 친구가 사이다 같은 대답을 할 수 있있겠는가?
또한 조금 아쉬운 건... C양이 스스로를 남자 친구가 책임을 져야 할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이 여자를 내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확신을 정확하게 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니... 결혼을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걸까? 생각을 조금 바꿔서 남자 친구가 C양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 전에? 빨리 데려가고 싶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이대로 만나다가 차이고 늙어버릴까 봐 걱정이 되네요... 사실 전 남자 친구랑 연애하다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렇게 안될까 봐 걱정도 많이 되고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님 말대로 남자 친구가 취업하고 잘돼서 저 떠나가버리면 저는 정말 너무 상처받을 것 같은데...
C양이 너무 겁을 먹는 것 같은데 요즘 파티도 그렇고 모임도 그렇고 30대 여자들의 활동이 왕성하다. 옛날 30대가 아니라는 거다. 물론 이왕이면 지금의 남자 친구와 이쁘게 만나서 결혼 적령기에 결혼에 골인하는 것이 좋겠다만... 그렇지 못하고 결혼 적령기에 이별을 맞이한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또한 C양은 차이고 늙어버리면 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헤어지게 되면 모든 것이 쓸모없어진다고 여기는데, 모든 일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설령 나중에 지금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옛날의 추억들과 자신의 잘못에 대한 교훈들이 남고 C양을 좀 더 성장시켜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주변 사람들의 조언은 어디까지나 조언일 뿐이다. 선택은 C양이 하는 것이니 마냥 불안해하지 말고 스스로 차분히 생각해보자. C양이 결혼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함을 떨쳐낼 자신이 없다면 아프더라도 이별하도록 하자. 하지만 C양이 결혼에 대해 조금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 남자 친구를 믿기보다 매력적인 C양 자신을 믿고 스스로의 매력을 갈고닦으며 4살이나 어린 남자 친구가 C양의 품 안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