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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18. 2017

왜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과 싸울까?

당신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화가 나는 과정은 단순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싸움을 하는 사람에게 "대체 왜 사랑하는 사람과 싸우나요?"라고 물으면 그들은 "상대가 ~게 행동해서요!"라며 상대방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사실 모든 연인 간의 다툼의 시작은 상대의 행동이 아니라 "뭐지? 저 행동은 잘못된 행동 아닌가?"하는 한쪽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요컨대 다른 여교수가 그녀의 작품을 보고 내가 칭찬한 부분을 비판하고 내가 비판한 부분을 칭찬한 것이다. 나는 난감했다. 내가 그녀의 지도교수를 비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적당히 이야기를 수습하고 그 자리를 넘겼다. 뒷일은 모르겠다.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창작이란 건 뭐 그런 것이다.라는 얘기다. 이것은 상당히 극단적인 예지만, 뭐가 좋고 뭐가 좋지 않은가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상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가치 판단의 확고한 기준이란 것은 일단 존재하지 않는다. 요컨대 누구에게 배우냐에 따라 소설 쓰는 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中 오피스 아워, 무라카미 하루키


당신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화가 나는 과정은 단순하다. 일단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다. 그리고 당신은 그 행동을 당신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당신의 기준에 상대방의 행동이 나쁜 행동이라는 판단이 서면 당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들을 떠올리며 다른 사람들 또한 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확신다. 그리고 화를 낸다. 


저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도 충분히 친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XX친구 입장에서는 조금 걱정될 수도 있으니 여행이라던가 1대 1로 술을 마신다던가 하는 건 좀 그렇지만 연락을 하거나 이성친구들이 섞여있는 모임에 나가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XX친구는 그게 어떻게 말이 되냐며 화를 내곤 해요. 


평소 남자 친구의 아는 여자 사람 친구 문제로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위의 이야기를 듣고 "아니! 어떤 여자가 여자 사람 친구랑 자주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있겠어!? 연애를 시작했으면 여자 사람 친구와의 연락도 끊거나 줄여야 하는 거 아냐!?"라고 말을 할지 모르겠다만 위의 사연의 주인공은 '여자'다. 그녀는 내게 왜 자꾸 남자 친구가 남자 사람 친구를 경계하는지 모르겠으며 아무리 연애를 했다고 해도 서로의 인맥들은 인정하고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변했다. 


연애를 하며 이성친구와 연락을 하고 만나는 게 문제일까? 정답은 "누군가에게는 문제고 누군가에게는 문제가 아니다."이다. 


상대의 어떤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고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상대에게 불만을 제기하거나 짜증을 내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게 맞다. "그저 나와 맞지 않을 뿐이야"라고 말이다. 


"그러니 맞지 않는 사람과는 헤어지고 맞는 사람을 찾아라!"라는 살벌한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거다. 다만 그 대화는 "어떻게 ~ 할 수가 있어!?"라는 추궁이 아닌 "난 이런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가 되어야 한다는 거다. 생각해봐라. 애초에 "네가 잘못한 거야!"로 시작하는 대화를 누가 반기겠는가? 


싸움은 절대로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다. 모든 싸움의 시작은 "내 생각이 맞아", "남들도 다 이렇게 생각해", "그걸 이해할 사람은 없어"따위의 생각에서 시작한다. 명심하자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지!?"가 아니라 "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할 때 당신의 연애는 조금 더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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