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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21. 2017

다음 주에 헤어진 남자 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빨리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

우리가 연애를 망치는 거의 대부분의 이유는 조급증 때문이다. "빨리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에 부담스럽게 상대방에게 다가갔다가 차이고, "빨리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상대방과 트러블을 일으키다 결국 "빨리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매달리거나 배수의 진을 치다가 결국 재회에 실패를 한다.



6개월이 지나고 연락을 하니 받아주더라고요.


1년 반을 만났다가 헤어지고 많이 힘들어했어요. 저는 정말 심하게 매달렸고 그는 정말 냉정했었거든요...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나니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정신을 차려보니 6개월이 지나있었고 문득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어요. 처음엔 안 받더니 한 시간쯤 후에 전화가 왔어요. 연락해줘서 고맙다며... 이런저런 말을 나누다가 저는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한번 만나자가 툭하고 던졌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주 주말에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많은 재회상담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당장 숨넘어갈 것 같이 행동하는 이별녀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관계를 망치지 않으면 기회는 분명 올 거예요."라고 말을 해도 "지금 남자 친구가 ~게 했는데 끝난 거 아닌가요?"라며 절망한다. 


인간의 감정이란 휘발성이 매우 강하다. 어떠한 감정이든 지속적인 자극이 생기지 않는다면 자연히 조금씩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타는 사랑을 했다가도 권태기가 오는 것이고 상대를 미워했다가도 좋은 추억만 남기도 하는 것이다. 


당신이 재회를 바라는데 상대가 너무도 냉정하게 대한다면 일단 멈춰야 한다. 이 이상 어떠한 자극을 해봐야 상대는 더욱더 냉정해질 뿐이니 말이다. 시간을 조금만 둬도 상대의 냉정함과 분노는 가라앉을 것인데 당장의 조급함 때문에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미 지겹게 매달렸다 하더라도 절망하지는 말자. 시간은 분명 헤어진 남자 친구의 머릿속에서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날려버려 주었을 것이니 말이다. P양의 사례가 딱 그렇지 않은가?  



6개월 만에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헤어지고 늘... 언젠가 남자 친구를 한 번은 보고 싶었는데... 막상 보게 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제가 뭘 원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제 와서 지난 얘기를 해봐야 속이 시원할 것 같지도 않고... 어쩌다 그와 재회를 하게 된다면 그것 또한 기뻐해야 할 일인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예전의 상황이 아닌데 지금 와서 만난다고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아마 P양이 파티에 와서 내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면 비장한 표정으로 헤어진 남자 친구를 만나서 해야 할 필살 멘트 혹은 행동들에 대해서 물어봤을 텐데 난 아마도 이렇게 얘기해줬을 거다. "왜 꼭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말 그대로다. 6개월 만에 보는 것이긴 하나 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할까? P양이 다음 주 주말에 예쁜 모습으로 좋은 만남을 갖고 돌아온다면 만남이 한 번에 끝날 이유는 없지 않을까? 


다만 주의할 점이라면, 아직 P양도 생각이 정리된 건 아니니 재회의 이야기는 서로 하지 않기로 하자. 혹시나 남자 친구가 재회나 예전 이야길 꺼낸다면 "오늘은 오랜만에 왔으니까 재미있게 놀자!"라고 선을 긋고 P양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도록 하면 된다. 


P양이나 헤어진 남자 친구나 둘 다 생각이 복잡할 텐데 이것을 한 번의 만남으로 정리하려는 것 또한 조급 함이다. 감정의 휘발 성덕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또 망치지는 말자.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는 거다. P양이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P양이 남자 친구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말이다. 


항상 말하지만 관계만 망가지지 않는다면 기회는 분명 돌아온다. 그러니 느긋하게 천천히 P양의 매력을 남자 친구에게 보여주며 생각을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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