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까지 솔직할 필요는 없다.
남자들아 연애를 시작하고 여자에게 뭔가를 털어놓고 싶을 때 딱 하나만 생각하자, 아무것도 감추지 않은 100% 당신의 모습은 여자에게 부담스럽고 또 연애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 에콰도르언론사 Vanguardia Magazine 광고
당신의 치부까지 100% 이해해줄 여자는 없다.
매 회마다 숱한 이슈를 흩뿌리는 짝이라는 프로그램에 4차원 남자가 등장했었다. 그는 남들이 여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할 때 얼굴에 괴상한 화장을 하고 "제 몸의 반은 여자입니다."라는 14차원 발언으로 모든 참가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그의 행동에 당황하는 사람들에게 나중에 어떤 최악의 상황이 닥칠지 모르니 이런 모습까지 감수해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 라며 자신의 괴상한 행동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이런 난감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애 초기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것을 먼저 나서서 구구절절이 털어놓아 여자를 난감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이런 남자들은 여자가 먼저 묻지도 않았건만 "사실 우리 집이...", "나 학자금 대출이...", "내가 예전에..."라며 집안의 우환이나 자신의 좋지 못했던 과거를 털어 놓곤 매 맞기 전의 초등학생의 눈을 하고 여자친구의 반응을 살핀다.
물론 이러한 행동은 사랑하는 사람과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기 전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 여자에게 이해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같은 남자로서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이제 좀 괜찮은 남자 좀 만났나 싶었는데 갑자기 감당하기 힘든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당신을 보며 여자는 얼마나 난감하고 또 곤란하겠는가!? 당신이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 사귀기 전에 말할 것이지, 이미 다 사귀어놓고 한방에 털어놓는 것은 또 무슨 경우냔 말이다.
그렇다고 당신의 치부를 꽁꽁 감춰두었다가 결혼식 전날 짠~하고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건 결혼사기다!) 다만 서로 본격적인 달콤한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훌러덩 옷을 벗어 당신의 치부를 공개하고 여자친구에게 당신의 치부를 이해해주길 강요하지는 말라는 거다.
당신에게 말 못할 비밀이 있다면 사귀자마자 털어 놓을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을 여자친구에게 충분히 보여준 다음 하나하나 차근차근 여자친구에게 털어놓도록 하자. 어차피 언젠가는 다 알아야 할 것들이겠지만 그래도 너무 갑자기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여자친구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론 비밀의 경중에 따라 사전에 밝혔어야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남자의 솔직함이 연애트러블을 부른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남자는 문자 그대로 눈에 뵈는 게 없다. 오로지 이제 막 자신의 반쪽이 되어준 여자친구밖에 안보이며 그런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불 펼 요하게 자신의 과거사에 대해 까발리기 시작한다. 이런 남자의 모습이 여자는 당황 스럽겠지만 남자는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해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는 거다.
이왕이면 그저 옛날 아기 때 사진이나 보여주면 될 것을 남자들은 꼭 자신의 헤어진 여자친구 얘기를 꺼낸다. "처음 여자친구는 블라블라~ 두 번째 여자친구는~ 블라블라~...." 남자는 여자의 표정이 쿠킹포일처럼 구겨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자신의 과여사를 줄줄이 읊조린다. 여자는 못 믿겠지만 이런 남자의 행동을 한 줄로 요약하면 "지금까지 이런 여자들을 만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최고야!"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물론 당신의 속을 긁기 위해 일부러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남자는 함량 미달의 남자이니 논외로 하자.)
여자가 얼마나 예쁜지, 또 얼마나 매력적이고 최고의 여자친구인지 설명하기 위해 전 여자친구와 비교하는 남자의 마음을 100% 이해해줄 수 있는 여자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하지만 남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재의 여자친구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고 싶은 거다.(옛 여친에 대한 험담도 이런 심리와 유사하다.)
여자들에게 남자가 옛 여자친구의 얘기를 꺼내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겠지만 남자가 "내 옛 여친은 초콜릿바구니 사줬는데 넌 왜 기니초콜릿만 사줘?"라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남자는 서둘러 차 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아가야 나한테 너의 과거를 다 털어 놓고 싶은 거니? 우쭈쭈~" 해주며 다독여주자. (물론 다음부터는 옛 여친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달라고 못을 박는 것은 기본이다.)
남자들아, 분명 솔직한 것은 좋다. 하지만 솔직해야 할 것이 있고, 혼자 가슴속에 담아둬야 하는 것이 있는 거다. 당신의 과도한 솔직함은 여자에게 기쁨을 주긴커녕 불필요한 연애트러블만 일으킨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하자. 당신의 속마음이 어떠하든 당신의 과거 이야기로 깜짝 놀라고 불편해할 여자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현명한 남자가 되길 기원 또 기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