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은 잘해보라는데 썸남은 시큰둥해요!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말하지만 이 세상에서 당신만 똑똑한 것은 아니다. 당신이 그렇듯 다른 사람들도 애매한 경우에는 어느 정도 재기도 하고 망설이기도 한다. 정확히 말하면 당신이 애매한 상대에게 애매하게 상대하듯 상대도 똑같다는 거다. 쿨하게 인정하자. 그리고 선택하는 거다. 상대를 유혹할지 아니면 신경을 꺼버릴지!
친구가 소개팅을 해준다고 했는데 처음엔 좀 아닌 것 같아서 거절했다가 친구 SNS를 통해서 보니 제 스타일이라 소개팅을 부탁했어요. 3:3 정도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뭐 별일 없이 잘 마무리가 되었고 따로 연락은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 친구는 썸남이 제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잘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두어 번 친구들과 함께 만났는데 항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딱히 적극적인 연락은 없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소심해서 그러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별생각 없는 건 아닌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쩌다 보니 짝사랑 정도까지 온 것 같은데... 저 어쩌죠?
- K양
개인적으로 IT덕후 기질이 좀 있어서 신기한 물건이 있으면 자꾸 사모으는 경향이 있는데 얼마 전부터는 드론에 꽂혀서 하루에도 몇 번 씬 뻔질나게 검색을 해보고 있다. 문제는 내 맘에 드는 드론이 있긴 한데 가격이 좀.... 비싸다는 건 아닌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굳이 이 돈을 주고 살 필요가 있나...?"하는 느낌이랄까? 누가 선물로 준다면 까무러치게 기뻐할 것 같긴 한데 내가 사기엔 좀....
뜬금없이 무슨 드론 얘긴가 싶겠지만 K양의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는 거다. 썸남은 K양을 어떻게 생각할까? 행동 그대로 애매한 거다. K양의 생각처럼 소심해서 다가가지를 못한다기보다. 나쁘지는 않은데 딱히 확 끌리는 것도 아닌, 뭔가 먼저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오면 못 이기는 척 만날 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 좋아한다며 대시를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이다.
K양은 그러면 왜 지인들에게 괜찮다고 얘기도 하고 술자리에서 친한 척?을 했냐고 하겠지만 나 또한 지인들에게 입에 침이 마르게 드론에 대해 이야길 하지만 막상 구매는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거다. (생각해보면 난 무의식적으로 지인들에게 선물해달라고 어필하는 거고 썸남은 지인들이 K양에게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서 K양이 좀 더 확실히 적극적으로 나가도록 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그렇다면 K양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보기에는 쿨하게 잊고 썸남에 대해 편하게 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애매함에도 정도가 있는 건데 썸남의 경우에는 그 애매함이 커 보이니 말이다. 다만 K양이 이미 짝사랑으로 발전을 했다는 걸 인정할 정도라면 아파도 어쩌겠나... 현실을 인정하고 지인들과의 술자리를 계속 만들며 기회를 엿볼 수밖에!
같이 아르바이트하던 동생에게 호감이 생겨서 밥 사준다는 핑계로 데이트를 했습니다. 밥 먹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자고 했더니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다네요.. 그리고 다음 주는? 또 다음 주는? 했더니 다다다 음주는 시간이 된다고 해서 일단은 약속을 잡았네요. 평소 같으면 거절이라 생각했겠지만 첫 번째 만남에서 어깨에 손을 올렸는데 굳이 빼지도 않고 살짝 손을 잡았는데도 가만히 있더라고요. 다가오는 주말에 정말 시간 안되냐고 구걸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쿨하게 다다다 음주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 Y군
Y군아... 내가 평소 유혹을 위해서는 스킨십을 이용하라고 강력하게 주장은 하고 있다만... 첫 만남에 어깨며 손이며... 좀 오버스럽다는 생각은 안 드나? 거절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OK는 아닌 거다.. 전후 맥락을 따져봐야지...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쩌지 못했을 수도 있는 건데 말이다... 만약 스킨십에서 정말 호감을 느꼈다면 다다다 음주까지 만남을 연기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 주말에 시간 되냐고 구걸을 하거나 마냥 기다리기보다 일단은 연락을 해보자. 그 피드백을 통해 Y군에 대한 마음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거다. 정말 호감이었다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될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 너무 당황스러웠고 부담스럽다면 연락에서도 묻어 나올 거다.
이번이 잘되든 안되든을 떠나... Y군아... 내가 항상 스킨십도, 연락도, 유혹을 위해서는 반발짝 앞서 가라고 말했다는 걸 명심하자... 반발짝이다. 성큼성큼 먼저 나간다고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번처럼 첫 만남부터 어깨 손이든 손잡기든 확확 들이대다가는 자칫 은팔찌 찰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도록!
교양수업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처음 보는 남자가 제게 친하게 지내자며 번호를 물어보더라고요. 처음엔 뭐지 싶었다가 인상이 좋아서 일단 번호는 알려줬어요. 그런데 제 친구가 썸남에 대해 얘기하길 소문이 좀 안 좋은 남자라고 하더라고요. CC를 하다가 얼마 지나 헤어지고 또 전 여자 친구와 친한 친구와 사귀어서 구설수에 올랐다가 또 얼마 가지 않아 헤어지고 그랬다네요. 생각이 많아서져 연락을 좀 시큰둥하게 했는데 그러고 바로 어색해지고...
- L양
소문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소문이라는 건 어떤 사람을 평가? 함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되는 건 사실이다. 주변 소문을 보나 현재의 행동을 보나 썸남이 여성편력이 좀 심한 것 같은데 어쨌든 결과적으로 흐지부지 된 건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주변에 L양의 썸남과 비슷한 지인이 있는데 문제는 그다지 악의는 없다는 거다. "후후후 저 정도면 적당히 데리고 놀다가 헤어져야지!"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마음 편히 욕이라도 할 텐데 순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 "만나봤는데 잘 안 맞는 것 같아" 라며 헤어지고 또 다른 여자를 만나는데...
딱히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싫다는 여자 억지로 붙잡은 것도 아닌데... 뭐 탓을 하고 욕을 하긴 좀 그렇지 않을까? 간혹 나를 통해 그 녀석을 알게 되었다가 잠깐 만났던 여자지 인도 몇 있었는데 내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L양처럼 분노하기도 했는데... 그러기엔 충분히 어떤 녀석인지 설명도 해줬기에... 참....
욕을 하거나 탓을 하기보다는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선에서 마음을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보니 살짝 미련이 남아 있어 보이는데....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이 아니라면 정리하자.. 괜히 그러다 더 큰 상처만 받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