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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Nov 27. 2017

바빠서 소홀해진 남자 친구를 둔 여자를 위한 Q&A

이별을 원하지 않고 관계 회복을 원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괜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 댓글에 잘 응대를 해주지 않는 편이다. (괜한 트러블 방지 차원) 그런데 지난번에 썼던 글에 대한 댓글들을 보고 있다 보니 워낙 좋은 생각들이고 공감이 많이 가는 댓글들이라 보강 차원으로 댓글들에 대한 답변을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종종 좋은 댓글들이 보이면 자주 Q&A를 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연 요약 (원문 : http://love111.tistory.com/1366)

남자 친구가 원래는 결혼 얘길 하면서 적극적이었어요. 그런데 남자 친구가 이직 문제로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태도가 많이 변하더라고요. 제가 신경 좀 써달라고 했더니 미안해했지만 행동은 변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이직을 한 상태인데 텃세가 심해서 요즘도 힘들어하네요. 데이트도 많이 줄고 표현도 많이 줄고 지쳐가고 있네요... 저는 이별을 원하지 않고 관계 회복을 원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만 놓으면 되는 그런 관계... 독하게 마음먹고 끊어내시길...

대부분 이 경우의 여자 친구가 들볶고 서운함을 토로하다 결국 미안하다 더 좋은 사람 만나라 하고 헤어지거나 여자 친구가 환승하는 경우를 많이 본 것 같네요. (혹은 상대가 환승) 바로님 말대로 무관심이 답입니다. 

관계를 유지라도 하고 싶다면 아무 대꾸도 연락도 하지 마시고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나쁜 x라고 소리 듣겠지만 소개팅도 받고 평소 못 만나게 한 동성친구건 이성친구건 많이 만나시길.. 이미 헤어졌다고 생각해야 이 관계는 유지됩니다. 그리고 회복된다 하더라도 언젠가 또 반복되죠. 저건 천성이라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ㅠㅠ 

마음이 문드러지고 힘들 거예요. 10일, 2주, 한 달.. 그냥 꾹 참고 기다리다 보면 돌아오긴 합니다.. 나만 놓으면 되는 그런 관계. 독하게 마음먹고 끊어내시길 ㅠㅠ 돌아올 사람은 돌아옵니다.
- Y양 파이팅님


일단 무관심으로 더 이상 남자 친구에게 부담 혹은 압박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 현명하고 이성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Y양 파이팅님의 생각이 조금 우려스러운 건 현재의 상황을 남자 친구의 잘못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인 관계라 함은 달달한 것이 정상이고 당연한 것인데 그런 연애를 해주지 못하는 남자는 나쁜 혹은 부족한 남자라는 정의는 자칫 남자 친구를 적으로 간주하는 태도입니다. 아들러는 타인을 보는 태도를 '적'과 '친구'로 나누고 타인을 보는 태도에 따라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타인을 적으로 보면 항상 경계하게 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죠. 그런 관계는 결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없으며 자연스럽게 이별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물론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남자 친구를 '적'이 아닌 '친구'로 보는 것은 어떨까요? 타인을 친구로 본다는 것은 일단 상대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남자 친구의 행동이 탐탁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식하고 그 변화에 맞는 피드백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 해법으로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동성친구나 이성친구를 만나는 것에는 적극 공감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은 지키는 것이 좋으니까요. 다만 소개팅은 다른 문제이지 않을까 하네요. 이성을 만나면 안 된다는 게 아닙니다. 연락이 뜸했던 이성친구를 만나거나 모임에 가서 자연스럽게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은 얼마든지 좋은 일입니다. 


다만 소개팅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남자 친구에게 예의가 아닌 것을 떠나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며 자칫 남자 친구에게 들켜 이별통보를 받고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어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남자 친구에게 매달리는 어이없는 상황에 쳐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앞서 글에서도 말했지만 남자 친구가 바쁘니 참고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달콤한 연애를 원한다면 Y양 파이팅님의 말처럼 독하게 마음먹고 끊어내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죠. 다만 그것에 대해 "남자 친구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나의 상황과 남자 친구의 상황이 맞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지 않겠냐는 겁니다.  



적어도 절 좋아했다면...

와하하ㅏ 오늘 딱 제 얘기네요! 12시 넘어서 남자 친구한테 연락 왔습니다 연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기가 바쁘다 보니 스스로 챙길 수도 저를 챙겨주기도 힘들다고 서로 원하는 목표까지 열심히 하자고ㅋㅋㅋ 적어도 절 좋아했다면 자기 바쁜 일 모두 정리되고서 만나겠냐는 말이라도 할 줄 알 있어요... 전 화가 나고 속상하고... 아직 좋아하고 있어요 좋게 나갈 거 같지 않아서 답장은 안 보냈어요.. 존심 너무 상하는데 안 바쁠 때 만나자고 제가 해야 할까요? 당연제가 많이 안 좋아하면 안 하는 거지만.. 이렇게는 싫은데 어떡하나요
-하하하 님


"적어도 절 좋아했다면 자기 바쁜 일 모두 정리돼 거서 만나겠냐는 말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라니... 이런 말을 자주 듣는 제 입장에서는 솔직히 많이 답답합니다. 남자 친구가 하하하 님의 말처럼 "바쁜 일 모두 정리되면 연락할게..."라고 말을 했다면 정말 하하하 님은 마음이 편하고 좋았을까요?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남자 쪽에서 "바쁜 일 모두 정리되면 연락할게..."라고 대답을 했을 때 어떤 분들은 이러시더라고요. "바쁜 일 정리되면 연락한다더니 보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네요. 그냥 절 가지고 논 건가요?", "괜히 지금 남자 친구가 희망 고문하는 걸까요?", "지금 저를 완전히 놓기는 아쉽고 남 주기는 싫으니 저를 붙잡아 두는 거겠죠?" 


이별통보를 받은 입장에서는 상대방에게 고맙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함부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되겠지만 남자 친구가 이별을 말하며 어떤 말을 했어도 하하하 님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고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 하하하 님이 하셔야 하는 건 연락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게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을 진정하고 남자 친구와의 연애를 복기해보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내가 다 잘못했네!" 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난 잘했는데 남자 친구가 다 이렇게 만들었어!"라고 해서도 안 되겠죠.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듯이 천천히 남자 친구와의 연애를 돌이켜보세요. 그러면 답이 나올 겁니다. 


사실 지금 하하하 님의 자존심이 상하는 건 아직 마음의 정리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래요 이 세상에 마냥 좋기만 하고 마냥 싫기만 한 게 어디 있겠어요. 이 세상 모든 것은 어느 부분은 마음에 들지만 어느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밖에요. 그런데 차분히 생각하지 않으면 좋았던 기억과 미웠던 기억이 뒤엉키며 머리가 아프고 짜증이 나며 자존심이 상한다고 느낄 수밖에요. 


차분히 복기를 해보세요. 그러면 자연스레 어떤 태도를 정하게 될 거예요. "그래... 생각해보니 내가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는데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네... 그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노력해보자!"라던가 "충분히 남자 친구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더 이상은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아 이제 그만하고 나도 새로 시작하자!" 둘 중에 하나의 생각이 들고 그 이후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예요.  



세상에 남자가 그 사람 하나뿐인가요?

첫 번째 수순 반복하다가 정말 헤어졌어요. 무관심하게 하는 게 그때의 저한텐 너무 어렵더라고요.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뭘 하더라도 예전과 달리 좋지도 싫지도 않았고.. 세상에 남자가 그 사람 하나뿐인가요, 이렇게 제 할 일을 하다 보면 절 사랑해주는 사람 만날 수 있겠죠. 이전 연애는 오답 오트 삼아 다음번 연애는 잘할 거예요.
-읏차님 


처음과 다른 남자의 모습을 보는 게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감정적으로는 적극 공감합니다. 또한 그러한 남자 친구의 태도에 대해 마냥 불평하기보다 "그러느니 차라리 이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겠다!"라는 결단을 내린 것 정말 잘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모든 남자가 남자 친구와 같지는 않겠지만 트러블은 누구에게나 오기 마련이고 읏차님이 무관심하게 대응하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은 반드시 맞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해요. 

세상엔 남자가 셀 수 없이 많아요. 그리고 읏차님을 사랑해줄 남자도 셀 수 없이 많고요. 다만 어느 상황에서나 한결같은 남자라면... 글쎄요...? 


그렇다고 "세상 남자 다 그러니 적당히 맞추며 살아라!"라는 말은 아니에요. 다만 빈도의 차이일 뿐 언젠가는 배려의 차원에서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분명 올 텐데 무관심하게 하는 것이 어렵다고만 생각하시고 "그런 남자는 나빠! 좋은 남자 있을 거니까 헤어져야지!"라고 생각하시는 건 조금 위험해 보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죠. 읏차님이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고 가정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읏차님이 어떤 이유로 토라졌다면 읏차님의 미래의 남자 친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읏차님을 달래줘야겠죠? 그런데 읏차님의 미래의 남자 친구가 "왜 읏차는 별것도 아닌 걸로 삐지지? 어쩜 저렇게 감정적일 수가! 이 세상에 여자가 쟤 하나뿐인가!? 날 사랑해주고 이해해주는 여자를 만나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상대와 맞지 않아 이별하는 것에는 언제나 찬성입니다. 그리고 그래야 하는 것이고요. 다만 맞지 않는 상대와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이건 아니야!라고 말하고 이별하는 것은 글쎄요... 물론 읏차님도 노력을 해보셨겠지만 그러셨다면 "세상에 남자가 쟤 하나뿐이냐!?"보다는 "노력했지만 아직은 맞추기가 어렵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지만 다음번에는 더 잘해봐야지!"라고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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