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랑 소개팅을 했다가 틀켰어요!
한 심리실험에 의하면 치과 치료 전 "아프시면 말씀하세요!"라고 말을 한쪽과 말을 하지 않은 쪽을 비교한 결과 "아프시면 말씀하세요!"라는 말을 들은 쪽이 치과치료의 아픔이 덜했다고 한다. 고작! 말 한마디 때문에! 이유는 간단하다. "아파요! 그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내가 현재의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 편안함을 느끼고 고통에도 무디게 반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애를 하며 수많은 고통과 불쾌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마다 우리는 감정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하지만 일단 스스로 멈추고 이성적으로 따져보자. 감정을 쏟아내며 상대편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기 전에 스스로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리는 편이 훨씬 덜 아플 테니 말이다.
이제 4개월 만난 남자 친구의 폰을 봤다가 지난주에 다른 여자와 소개팅을 했었던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남자 친구에게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고 남자 친구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서 어쩔 수 없이 갔다 왔다고 하네요. 저는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너무 떨렸어요... 남자 친구는 이따가 얘기하자고 했고 며칠 연락이 없어서 연락을 하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네요. 제가 잘못한 상황도 아닌데 남자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이 상황도 답답하고 행여 기다린 뒤 온 연락이 부정적인 결말 일까 하여 불안하고 겁이 나네요..
- S양
이 사연에 답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이 케이스라면 자연적으로 이별의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잔인하겠지만 위 케이스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자면 애매한 상태에서 연애를 시작하고 아마도 S양의 어떤 조건적인 면이 부모님 혹은 남자 친구의 눈에 차지 않아 다른 여자를 소개받았는데 딱 들킨 거다.
애초에 S양에게 엄청난 사랑이 있었던 게 아니다 보니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S양을 달래주고 또 이미 망가진 관계를 이끌어 간다는 게 너무 어렵고 힘들어 보였을 터. 남자 친구는 자연히 시간을 갖자며 이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거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식으로든 끝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관계였겠지만 안타까운 건 S양이 조금 너무 감정적이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와 소개팅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 이해해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남자 친구가 소개팅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다짜고짜 이게 뭐냐고 따지기보다 먼저 S양 스스로 마음을 정리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처음에는 명치끝에 불이 난 듯 고통스럽겠지만 또 속 안에서 "그래도 이 정도 남자인데... 한번 정도는...?"이라는 약한 마음의 소리도 들릴 것이다. "그러니 참아라!" 가 아니다.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당연한 것도 따져보며 심사숙고해보라는 거다.
S양의 경우를 보자. 다른 여자와의 소개팅에 대해 불같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남자 친구에게 쏟아내고 나서 어떻게 되었는가? S양의 말처럼 S양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남자 친구의 연락을 기다리고 또 혹시나 헤어질까 두려워하고 있지 않은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화를 낼 때는 내더라도 S양이 심사숙고를 하고 "그래! 이런 X을 더 만나는 건 시간낭비야!"라고 결정을 내렸다면 마음껏 분노를 표출하고 또 후회도 없었을 것을...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말도 안돼 지면 주도권을 상대에게 빼앗겨 버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S양아, 여기까지 왔다면 어쩔 수 없다. 돌이킬 수 없을 땐 뒤돌아보지 말고 뛰어갈 수밖에. 쿨하게 다른 남자를 만나든 S양이 느꼈던 분노를 몽땅 쏟아내든 시원하게 마무리하고 새로운 연애의 길로 들어가자.
1년 조금 넘게 만났다가 저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권태기에 접어들어 한동안 힘들어했네요. 그러다 서로 합의하에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그렇게 한 달에 2~3번씩 연락만 하며 지낸 게 벌써 1년이네요. 중간중간 이럴 거면 놓아주겠다고도 했고 차라리 오빠가 차단을 해달라고도 했고... 그런데 그때마다 남자 친구는 애매한 이야기만 하며 희망고문을 하네요...
- K양
K양은 헤어진 남자 친구가 희망고문을 한다고 말을 하지만... 사실 희망고문은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처음 몇 달은 모르겠지만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희망고문이라고 말을 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
K양은 "제가 원하면 이제 포기한다 했을 때 그러라고 했으면 됐잖아요!"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누구나 남에게 상처를 준다는 건 어려운 거다. 어떤 남자가 K양에게 고백을 했는데 K양이 보기에 못생겨서 싫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남자가 "혹시 제가 못생겨서 그런 거면 말씀하세요. 포기할게요"라고 말을 한다면 K양은 "네, 님 좀 못생겨서 싫어요."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럴 때 K양이 "그건 아니지만..."이라고 말을 했다고 상대가 "그럼 대체 뭐가 문제죠? 지금 희망 고문하시나요!?"라고 말을 하는 건 맞는 일일까?
"K양! 네가 잘못한 거야!"라고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전 남자 친구가 애매하게 희망고문을 하니까 내가 이래..."라고 생각하기보다 "내가 아직도 그를 좋아하고 포기를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는 거다. 그렇게 인정을 했다면 무서울 게 없다.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시 유혹을 해야지! 1년이 지나도록 포기를 못하겠다는 건 미련을 넘어선 것이다. 설령 남들이 다 바보 같다 하더라도 일단 다가가자. 연락을 하자. 그러면 잘 될 거라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 그 상태일 수밖에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