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an 14. 2018

이별통보로 멘붕 온 여자들을 위한 충고

멘탈을 잡자!

며칠 전 술자리에서 아는 여자 동생이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며 내게 고민상담을 하길래 몇 마디 조언을 해줬다. 하지만 그 녀석은 내게 "그러다 ~게 되면 어떡해요?! 혹시 또 ~게 되면!?" 등등의 불길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게 아닌가? 나는 들은 체도 않고 술잔을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건배를 권했다. "짠!" 그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야, 너 지금 짠 했지? 근데 니 잔안에 담겨 있는데 염산이었다고 생각해봐 너 방금처럼 짠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이별통보를 받게 되면 극도로 예민해지고 사소한 리스크를 너무 크게 생각하게 된다.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과 걱정들은 거의 대부분 필요 없는 혹은 도를 넘어선 걱정들이다. 당신은 이렇게 조심해야 재회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러한 생각들은 결국 당신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고 또 분위기만 더욱 어색하고 불편하게 만들 뿐이니 말이다.


너무 사랑해요 그 사람밖에 없어요.

바로님,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제가 남자 친구에게 해준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전 항상 받기만 했는데 말이죠... 그땐 몰랐지만 오빠만큼 제가 사랑한 사람도 없는 것 같아요. 오빠를 너무 사랑해요 오빠와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제발요...
- C양


이렇게 하소연하고 있던 C양에게 나는 대뜸 물었다. "솔직히 남자 친구 못생겼죠?" 그녀는 흠칫 놀라며 당황했는데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뭐 뻔한 거 아니겠어요? 처음엔 얼굴도 그렇고 별로다... 생각해서 막대했다가 노력하고 잘해주는 모습에 한번 만나볼까?로 시작하고 그러니 당연히 이정돈 해야 된다! 를 거쳐서 헤어지고 나니까 그 빈자리가 아쉬운 거"


이별 후 숨이 콱 막히고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아서 눈물이 흐른다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통곡을 하기 전에 혼자 소주 한잔을 털어 넣으며 생각해보자. 헤어지기 며칠 전 자신의 모습을 말이다. 그때 당신은 남자 친구를 어떻게 생각했나? 아마도... "아니! 왜 이걸 못해주지!? 이 정도는 기본 아냐!?"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내심 남자 친구의 단점들을 생각하며 더 불만을 끌어냈을 거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남자 친구 없이는 못 살겠다고?


물론 당신이 남자 친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있어서 남자 친구는 사랑하면서도 서운하고 외롭게 만드는 존재였을 거다. 좋은 부분도 있고 싫은 부분도 있는 그런 사람이지 절대로 그 사람이면 안된다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란 거다.


그러니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슬퍼하고 오열하지는 말자. "아... 이렇게 아쉬울 줄 알았으면 좀 더 잘할걸..." 정도면 충분하다. 당신이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슬퍼한다고 남자 친구가 그 마음에 감격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당신이 감정적이면 감정적일수록 연애 중에 다짜고짜 "뭐야! 왜 이것도 못해줘!"라고 감정을 밀어붙인 것처럼 "오빠 다 내가 잘못했어!"라며 막무가내로 당신의 감정을 밀어붙이게 될 뿐이다.


침착하자. 진정하고 조금씩 방법을 생각해보자. 당신이 죽을죄를 진 것도 아닌데 꼭 그렇게 사랑을 구걸할 필요는 없는 거다.



사진은 안 지웠던데 마음이 있는 건가요?

헤어지고 나서 다른 건 다 끊었는데 카카오스토리에 저와 추억이 담긴 사진들은 아직 안 지웠더라고요. 이건 무슨 뜻인가요? 아직 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가요!?
- B양


내가 이 얘길 듣고 "그건 모르는 일이죠 귀찮아서 손을 안 댄 것일지도?"라고 말을 했더니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그녀는 하늘이 무너진 걸 목격한 사람처럼 "아... 그러면 다 끝난 건가요...? 다 끊었으니..."라는 게 아닌가? 하... 뭐 이런 일이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힘들다... 정말...


항상 말하지만 일희일비 좀 하지 마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별통보를 받은 이유도 많은 경우 일희일비 때문이 아니었던가? 남자 친구가 잘해주면 "역시! 남자 친구 난 날 사랑해! 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했다가 남자 친구가 좀 분위기가 안 좋으면 "뭐지? 다 식은 건가? 이제 마음 변한 거야!?" 라며 말이다... 이제라도 좀 그러려니... 하며 스스로를 진정시켜야 하지는 않을까?


특히나 재회를 원한다면 상대의 사소한 변화에 일희일비 반응하지 말자. 그래 봐야 상대가 보기엔 부담스러운 여자로 보일 뿐이다. 상대가 당신의 다가감을 불편하게 여기면 한발 물러나 주면 될 일이다. 앞서 말했지만 당신이 죽을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남자 친구고 무슨 연쇄살인마도 아니고 무슨 눈치를 그렇게나 보나?



정말로 가능성이 있나요!?

정말 저도 가능성이 있을까요? 남자들은 마음이 변하면 끝이라는데... 제가 가능성이 정말 있나요? 어떤 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거죠? 아는 오빠가 남자는 한번 마음 돌아서면 안 변한다고 저한테 포기하라고 하던데... 
- P양


솔직히 이런 얘기를 들을 때면 답답함에 가슴이 저릿해온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안될 것 같으면 포기하시면 되잖아요..." 이별통보를 받은 사람은 멘붕을 하게 되는데 멘탈이 무너지다 보니 하루하루가 감정의 T익스프레스다.


혼자서 생각해보면 어떤 이유 때문에 될 것 같고 또 어떤 이유 때문에 안될 것 같고 사람이 미치는 거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오면 막연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거리게 되는데 이걸 못 보고 지나치는 나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죽을 맛인 거다.


당신도 혹시나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생각을 이렇게 단순화시키자. "부정적이든 어떻든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거잖아.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자!"라고 말이다. 포기하라고 말해도 안 들을 거면 확률을 따질게 아니라 내가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려는 깡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내 말이 조금 건조하게 들렸을지 모른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한껏 감정에 빠진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끝없는 매달림 밖에 없다. 내가 말하는 건 다른 남자를 만나라는 것도 아니다. 재회를 하고 싶다면 진정하고 방법을 찾자는 거다.

작가의 이전글 2018 신년 가즈아 파티에 초대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