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면 자꾸만 동굴로 들어가는 남자 친구 외 1건

대체 상대는 왜 저럴까!?

by 바닐라로맨스

상대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종일 머리를 쥐어뜯으며 "대체 상대는 왜 저럴까!?"라고 생각해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당신이 생각해야 하는 건 "왜 저래!?"가 아니라 "흠... 상대는 저러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이다.


남자 친구가 싸우면 자꾸만 동굴로 들어가요!

취준생 남자 친구를 둔 여자입니다. 평소에는 정말 자상하고 다정하던 남자 친구였지만 시험 준비를 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다 보니 데이트에는 조금 소홀하게 되고 저도 이해는 하지만 불만이 쌓여가더라고요. 최근에는 데이트하기로 한날에 오늘 시험 해설을 공부해야 한다, 집에 일이 있다 하며 밥 먹고 차만 마시고 들어가도 되냐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서운한 마음에 투정을 부리고 다투게 되었고요.

문제는 싸움이 나면 남자 친구는 입을 다물고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는 좀 미안하다고 하든, 차라리 저의 잘못된 점을 짚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짜증스러운 말을 하다가 잘 해결이 되지 않으면 입을 다물어 버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항상 이런 패턴이에요... 그러다가 제가 먼저 손을 내밀면 자기가 먼저 미안하다고 하긴 하는데... 절대로 먼저 이야기를 하지는 않더라고요. 한편으론 미안하면서도 왜 자꾸 남자 친구는 우리의 관계를 방치할까 싶기도 하고... 정말 남자 친구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 동굴로 들어가는 남자 친구 때문에 맘고생 중인 J양


며칠 전 한 방송에서 장어잡이에 대해 나온 적이 있었다. 자연산 민물 장어는 물살이 세고 얕은 개천에 사는데 주로 개천 바닥이나 돌무더기 밑의 좁은 굴속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낚시로는 장어를 잡기 어렵고 대나무로 만든 특수한 낚싯대를 만들어 사용한다. 이 대나무 낚싯대를 장어가 있을 만한 굴속에 일일이 집어넣어 보다가 입질이 오면 대나무 낚싯대를 살살 돌려가며 장어와 힘싸움 끝에 장어를 잡는다고 한다.


만약 내가 이 방송을 보고 "참나... 물고기라면 좀 물살이 약하고 얕은 개천에서 잡기 쉽게 천천히 돌아다니면 안 되나?" 또는 "왜 장어는 하필이면 좁은 굴속에 사는 거야!"라고 말을 한다면 맞는 말일까?


그러니 J양이 을이기 때문에 무조건 남자 친구에게 맞춰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장어를 잡기 위해 대나무 낚싯대를 만들고 장어가 있을 법한 굴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건 장어가 갑이어서가 아니다. 어디까지 내 내가 장어를 잡고 싶고 또 장어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남자 친구가 트러블의 상황에서 입을 다물어 버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속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생각해보면 자기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J양이 원하는 만큼 데이트를 할 수는 없을 것만 같고, 이해해달라고 하기엔 염치가 없고, 자기도 답답해서 다짜고짜 화를 내고도 싶지만 그러면 관계가 깨질 것만 같은 거다. 말이 없는 남자 친구는 J양과의 관계를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니다. 지금 남자 친구의 머릿속은 작은 상자 안에 다가 총을 쏜 것처럼 수많은 생각들이 중구난방식으로 부딪치고 있는 거다.


J양은 장어 잡는 법은 모르지만 남자 친구를 동굴에서 꺼내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J양이 먼저 손을 내밀면 된다. 그것에 남자 친구가 우쭐해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먼저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있지 않은가?



남자 친구 회사 동료의 행동이 너무 거슬려요.

저희는 곧 4주년을 기다리고 있는 커플이에요. 남자 친구는 저에게 매우 잘하는 편이에요. 연락도 자주 해주고, 시간 날 때마다 저를 찾아주는 매우 가정적인 남자예요. 문제는 남자 친구가 이직을 하면서 생겼어요. 이전부터 제가 여자지인에 대해 예민한 편이긴 했었지만 이번에는 좀 객관적으로도 심한 것 같아요.

제 남자 친구보다 연하면서 평소 남자 친구에게 반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너무 절친하게 사진을 찍기도 해요. 가끔 카톡 내용을 보면 동료 사이라기보다는 친한 여자 사람 친구 같은 느낌도 나고요. 이 이야기로 많이 싸웠어요... 사실 제가 짜증도 많이 내고 화를 많이 내다보니 남자 친구는 전화하는 게 무서울 정도라고까지 하더라고요... 남자 친구는 절대 아무 사이도 아니고 좀 특이한 성격의 여자라고 하는데.. 제가 남자 친구를 믿어주지 못하는 건지 제가 속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 남자 친구의 여자지인이 거슬리는 M양


분명 남자 친구 지인의 행동이 거슬릴 만하긴 하다. 하지만 남자 친구 지인이 거슬린다고 M양의 행동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다. 남자 친구의 회사 동료가 친한 척을 한다고 하지만 만남의 횟수라던가 연락 등에도 별 다른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M양이 짜증낼 것을 뻔히 알면서도 스마트폰을 내어주고 있지 않은가? 남자 친구가 떳떳한 것을 넘어 스스로 M양에게 꽉 잡혀있는데 여기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는지...


심리학 용어 중에는 제로 리스크 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제로 리스크 편향은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보험이 있다. 만일의 사태를 위해 보험을 드는 것은 좋겠지만 확률이 지극히 낮은 것에 대한 여러 가지 특약을 모두 가입을 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선택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혹시 몰라...!"라는 생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M양의 경우를 보자. 물론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M양에게 지진보다도 큰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모든 변수에 집착을 하고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면 바람 때문이 아니라 M양의 집착과 의심이 질린 남자 친구가 이별통보를 할지 모를 일이다.


어떤 리스크에 집중하기보다 큰 틀을 보도록 하자. 남자 친구가 이전과 큰 변화가 없다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 지금 정도라면 남자 친구와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많은 대화를 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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