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해보자. 대화는 항상 옳으니 말이다.
남자 친구가 연락을 잘하지 않는 건 분명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왜 상대방은 날 사랑한다면서 노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상대를 비난하지는 말자. 그런 식이라면 당신이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일단은 서로 잘못이 없다고 전제를 하고 대화를 해보자. 대화는 항상 옳으니 말이다.
남자 친구가 연락을 잘 안 하는 편이에요!
남자 친구의 연락 습관이 적응 안돼서 힘드네요. 저는 톡 메시지에 신경을 좀 쓰는 편이에요. 제 생각에 충분히 답장을 할 수 있을 상황일 텐데도 10분, 30분... 답이 없으면 속이 탑니다. 저는요, 좀 오랫동안 답 톡을 못할 것 같으면 상대가 기다리는 거 아니까 ‘나 잠시 톡 못 봐’ 이 정도는 남겨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근데 남자 친구는 그게 영 안 되고요, 데이트하고 집에 돌아가서 ‘도착했다’라는 톡 후에는, 제가 말을 걸어도 대답이 다음 날로 넘어갈 때가 많아요. 변명할 건 다 하는데 말이죠, 솔직히 쉬거나 일을 하더라도 폰은 옆에 두고 자주 보게 되지 않나요? 남자 친구의 이런 말들이 다 핑계 같고요, 제가 그런 거에 신경 쓰고 싫어한다는 걸 알면 좀 노력해 주면 좋을 텐데 늘 그대로예요. 별 거 아닌 문제라고 해도 반복되다 보니 나쁜 기분이 쌓여서 자꾸 싸울 이유가 되네요. 어떡하죠? - 띠로리 님
띠로리 님처럼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라고 말을 하는 분께는 저는 항상 이렇게 말을 해드려요.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지 않나요?”라고 말이죠. 많은 경우 트러블은 어떤 사람이 문제! 라며 가치판단을 하고 비난을 할 때 시작이 되는 거예요.
띠로리 님은 연락이라는 것에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이것은 당연히 잘못이 아니에요. 그리고 남자 친구가 톡이 무신경한 것 또한 잘못이 아닌 것이고요. 띠로리 님의 커플의 트러블의 원인은 남자 친구가 톡을 잘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톡에 대해 띠로리 님과 남자 친구의 생각이 맞지 않아서라는 걸 명심하세요.
대화라는 건 그래요.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잘못이 없다고 전제를 하고 서로 의견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지,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한쪽을 가해자로 만들어 놓고 이야길 시작하면 결국엔 싸움이 될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어 띠로리 님께서는 “어제 왜 톡 안 했어? 일부러 못 본 척한 거지!?”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렇게 말을 하면 상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대화가 아닌 방어와 반박을 하게 되는 거죠. 대화를 할 땐 나의 말이 상대를 자극해서 대화가 아닌 논쟁으로 만들지는 않나 생각해봐야 해요.
이럴 땐 날이선 말이나 상대를 비난하거나 탓하는 말이 아닌 본인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나 어제 자기한테 톡 안 와서 잠도 잘 안 왔다?”라던가 “어제 톡 없을 때 뭔가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어”라던가 말이죠.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 띠로리 님과 남자 친구가 이야길 해야 하는 것은 “남자 친구가 연락을 잘하게 하는 법!”이 아니라 “연락 문제로 더 이상 다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되어야 해요. 서로 이런저런 약속을 하기도 하고 양보를 하다 보면 자연히 문제는 해결될 거예요. 사실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렇게 어떤 문제에 대해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둘 사이는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갈 테니까요.
여자 친구가 화를 내는 게 너무 심해요!
상견례를 마치고, 예식장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예약들을 하나하나 준비하며 결혼을 향해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어요. 여자 친구에게 심각한 성격 장애가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평소에 저한테 잘하다가도,, 신경질이 좀 많고, 급격하게 기분이 나빠진다거나, 싸워서 화가 나면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른다는 것까진,, 그래도 그냥 좀 성격이 예민해서 그러는 거려니 생각해 왔어요. 연애하면서 여자들이 원래 잘 삐치는 거 아니까, 그런 거라고 말이죠. 또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 정말 많이들 싸운다고 들어서,, 큰 소리 내며 싸우는 건 남들도 다 그러는 과정이라고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엔 심하게 다투고 나서, 갑자기 죽겠다며 밤에 차도로 뛰어든 적도 있었고요,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얘기 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 말에서 뭔가 기분이 상했는지 젓가락을 내던지며 분노를 쏟아낸 일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는 안될 거 같은데.... 결혼한다며 주변에도 알리고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가장 걱정인 건 여자 친구의 그런 모습이, 앞으로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에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 고달픈 님
저는 모든 문제는 능력과 선택이라는 두 가지 관점만 따져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고달픈 님의 경우라면 여자 친구의 성격을 받아줄 능력이 되는지 스스로 생각을 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선택을 하고 그것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으시면 될 것 같네요.
솔직히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아무리 주변에 알렸다고 하지만 결혼은 취소를 하는 편이 나아 보이고, 최소 좀 더 생각해볼 시간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트러블 상황에 놓이면 “노력하면 될 거야!”라고 덮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 보면 사라와 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사라와 팀은 동거 중이었는데 팀은 폭음을 하는 습관이 있었고 둘 사이의 관계에 큰 문제가 되었죠. 이 때문에 사라는 팀에게 헤어질 것을 요구했어요. 이후 얼마 있다가 팀은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며 용서를 구했고 사라는 팀을 용서하고 관계를 시작했지만 술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죠. 하지만 사라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하고 서로의 사랑이 날로 충만해져 간다고 말을 했다고 해요.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 사례를 잘못된 일관성의 사례로 이야기했는데요. 일관성이라는 건 사람이 이전의 태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것을 말하는 것을 말해요. 문제는 자신의 생각대로 상황이 풀리지 않았을 때 억지로 합리화를 하며 자신이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을 한다는 것인데요.
제 친구의 경우도 고달픈 님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어요. 제 친구를 만나기 전부터 약물을 처방받을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해요. 시도 때도 없이 울기도 하고, 때론 알 수 없는 행동들을 하며 제 친구를 힘들게 했죠. 물론 헤어지자고도 했었지만 대성통곡을 하며 매달리는 여자 친구와 차마 헤어질 수는 없었어요. 신기한 건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나서부터 자꾸만 여자 친구가 달라졌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자기가 똑똑해서 잘 달래 가며 만나고 있다고는 하는데... 글쎄요... 제가 보기엔 예전 하고는 전혀 달라진 게 없는데 말이죠.
이런 연애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에요. 고달픈 님께서 여자 친구의 성격을 무던히 받아줄 능력이 되신다면 충분히 행복한 연애와 결혼생활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다만 고달픈 님께서 받아줄 능력이 안된다면 차분히 이별의 수순을 밟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혹시 죽어도 헤어질 수 없다!라고 하신다면 상대를 좋은 쪽으로 바꾼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상대에게 영향을 받지 않겠다!라는 쪽으로 생각을 하시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여자 친구가 물건을 던진다면 같이 화를 내시거나 피하지 마시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함께 이야기를 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