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태도를 취하고 호기심을 갖는 정도
이 세상에 이상한 게 어디 있겠는가?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겠지만 당신이 뭔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당신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래도 혹시 당신의 조금 다른 생각과 취향이 스스로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억지로 변하려고 하기보다 본인의 취향과 다른 것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하고 호기심을 갖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연애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워요.
사실 저는 연애를 아예 안 해본 모태솔로는 아니에요. 나이 많은 사람도 만나봤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봤고 저 좋다는 사람도 만나봤죠. 문제는 6개월을 채 못 넘긴다는 거예요. 썸은 잘 타는데 뭔가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하면 상대가 부담스럽고 상대의 애정에 질려버리거나 단점을 찾게 되더라고요. 내가 눈이 너무 높은 건가 괴로워도 해봤고, 좋아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스트레스만 받고 결국엔 안되더라고요. 오죽하면 혹시 성적 소수자인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확실히 여자보다는 남자에 끌리는 건 맞는 것 같더라고요. 벌써 20대 중반인데 저는 아직도 장기적인 연애의 기쁨을 알지 못하고 있어 불안하고 괴로워요. 결론은 요즘 저를 좋아해 주는 남자와 연락을 하고 있는데 저의 성향 때문에 또 망쳐버릴까 봐 걱정이 되네요. 저도 남들처럼 평범한 연애를 하고 싶어요. 지금도 자꾸 상대가 부담스러워 지렸는데... 제가 뭘 어떡해야 할까요? - 연애가 부담스러운 Y양
대체 왜 Y양은 장기적인 연애를 하지 못하는 걸까? 많은 가설들을 세워볼 수 있다. 진지하게 따져 들어가자면 Y양의 가정사를 돌이켜 볼 수도 있고, 뭐 첫사랑에 대한 상처일 수도 있고, 타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자존감이 낮을 수도 있고, Y양의 말처럼 단지 눈이 높은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Y양이 어떤 이유로 장기 연애를 하지 못하든 그건 잘못된 건 아니라는 거다.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고 또 그만한 개성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남과 다소 다른 개성이나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게 어떻게 잘못일까? 오히려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억지로 변하려고 하는 Y양의 노력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명심하자.
예를 들어 Y양이 김치를 싫어한다고 해보자. 주변 사람들은 한국사람이면서 김치를 싫어하는 Y양을 이상하게 볼 것이고 Y양은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워 억지로 싫어하는 김치를 먹으려고 할 것이다. 이때 Y양의 머릿속은 김치를 싫어하는 마음과 김치를 먹어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이 뒤엉켜 트러블을 일으킬 것이고, 김치의 맛을 느끼기보다는 억지로 먹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엔 더욱 김치를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이럴 땐 억지로 변해야 한다는 강박에 힘들어하기보다는 호기심을 가져보자. 속으로 "김치를 못 먹는 건 이상한 거야... 꼭 먹어야 해!"라며 억지로 김치를 꾸역꾸역 먹을게 아니라 "남들은 맛있다는데 뭐가 맛있다는 거지?"라며 김밥천국에서 라면을 시켜놓고 김치를 젓가락으로 잘게 찢어 라면과 함께 먹어보는 거다. 호기심 끝에 김치가 좋아질 수도 아니면 별 진전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절대로 호기심 때문에 김치가 더 싫어지지는 않을 거다.
그러니 Y양도 그렇게 해보자. 원인이 무엇이든 부담스러운 연애를 "나도 남들처럼 보통 연애를 해야 해!"라며 강박적으로 노력을 하고 좋아하려고 보다는 "난 별로던데 사람들이 뭐가 그렇게 좋다는 걸까?" 정도의 마음으로 가볍게 연애를 시작해보자.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잘해주는 것에 대해 "아... 나도 더 잘해줘야 하는데..." 하고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응? 오... 나 많이 좋아해 주네...?" 정도로 받아들여도 괜찮다. 평범한 연애를 하려고 억지로 노력할 필요 없이 Y양의 시각에서 편안하게 연애를 한다고 잘못된 건 아니니 말이다.
이 남자... 저를 좋아하는 걸까요?
6개월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함께 운동하는 분들 중에 매력적인 분들도 많았지만 나이도 나이고 무엇보다 수동적인 성격 탓에 별 관심 없이 운동에만 열중했죠. 그런데 그중에 한 분이 제게 호감을 보이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남아서 운동하면 같이 남아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주변에서도 이어주려는 느낌이 있고요.. 문제는 따로 만나자고도 하질 않고 애매하다는 거예요. 애매한 농담은 자주 하지만요... 며칠 전에는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단톡에 대학 후배가 밥 사달라고 해서 갔는데 자길 좋아하는 것 가타는 둥 다른 여자 얘길 하더라고요. 뭔가 그날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화도 나고... 친구들은 반반이네요. 이상한 남자다 장난하는 거니까 정신 차려라, 또는 그 나이 먹고 장난만 하겠냐 한번 지켜봐라 뭐 이러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오랜만의 썸에 당황 중인 M양
M양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여자들에게 항상 말하지만 문제는 상대가 애매하게 행동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자기 자신이다.
M양의 입장에선 뭔가 확실하지 않고 애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 입장에서 보자.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오해할만한 농담을 하고, 혼자 남아서 운동을 하는 M양을 기다리기도 하며 애매하게 행동한 M양은 어떤 피드백을 줬는지 생각해보자.
썸남의 입장에서 M양은 어떻게 보일까? 나는 눈치를 충분히 줬는데... 너무 몰라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어쩌면 그것을 넘어서 "아무래도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나 보다..."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대방이 주변에서 M양과 썸남을 이어주려는 뉘앙스를 풍겼을 때 "아~ 확! 진짜 사귀어버려~? ㅎㅎㅎ"라고 했다면 "뭐야~!"하고 넘길게 아니라 "데이트 신청 먼저 해야지!"하고 충분히 받아쳐줄 수 있지 않은가? 하다못해 운동도 안 할 거면서 M양을 기다리는 썸남에게 "그렇게 기다리지 말고 치맥 한잔 하자고 데이트 신청 좀 해봐요!"하고 던져볼 수도 있고 말이다.
물론 수동적인 성격의 M양에겐 너무 과한 대시로 비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썸남의 행동과 M양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자. 썸남의 "확! 진짜 사귀어버려!?"라는 말에 비해 "데이트 신청 좀 해봐요~" 말이 그렇게 지나친 표현일까?
"확! 진짜 사귀어버려!?"라는 말에도 M양이 "뭐지... 진짜 날 좋아하는 걸까...?"라고 알쏭달쏭하여하는 것처럼 M양이 "데이트 신청 좀 해봐요!"라고 한다고 해서 썸남이 "뭐야... 이 여자 부담스럽게..."라고 하지는 않을 거다. 명심해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애매함에는 애매함이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