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썸들을 되돌아보며 상대에 대해 품었던 감정을 떠올려보자
누군가에게 마음에 들어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소리 질러라. "야! 넌 김태희(or 원빈)가 아니잖아!"라고 말이다. 스스로 못났다는 걸 깨닫고 꿈 깨라는 소리가 아니다. 스스로 지난 썸들을 되돌아보며 상대에 대해 품었던 감정을 떠올려보자. 항상 "아... 그 사람만 내 사람이 되어준다면... 내 심장을 바칠 텐데...!"라고 마음 졸였었나? 아마... "나쁘지 않네~? 만나는 사람은 있나? 날 어떻게 생각할까?" 요정도였을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듯, 아마 상대도 그쯤 언저리일 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다소 긴장이 풀리지 않나?
이 남자! 저에게 관심이 있는 걸까요?
제 고민은 같은 회사를 다니지만 부서가 다른 남자 때문이에요. 서로 인사한지는 한 달 정도 되었는데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인사를 나누다가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이후 인사도 하고 자연스럽게 일 얘기도 하는데... 얼마 전에 자연스럽게 번호를 알게 되었고 일 얘기를 하다가 간단히 부탁을 드린 적이 있어요. 고맙게도 잘 해결해 주셨고 제가 고맙다고 기프티콘을 보내드렸는데 인증숏까지 보내주시며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카톡 내용을 첨부해드리지만... 사연에서는 공개하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그는 분명 L양에게 관심이 있다! 뚜둥! 문제는 그 관심이 어떤 관심이냐는 거다. L양은 말은 "제가 오버하는 것 같지만..."이라고 하는데 사실 속으론 "빨리 날 좋아하는 거라고 말을 해줘!"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 난 다 알고 있다. 쨌든 현실적으로 카톡의 양상을 보면 확실히 관심이 있다. 물론 이성적인 관심이 맞는 듯 하나 이건 어디까지나 '사랑'에 가까운 관심이라기보다는 '호기심'에 가까운 이성적 관심이라고 보는 게 맞을듯하다.
이런 진단에 다소 기운이 빠질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김태희도 아니고, 왜 저 사람이 날 보고 첫눈에 반해서 나에게 푹 빠져야 해?"라고 말이다. L양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소싯적 나 또한 그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
피 끓는 복학생 시절, 연합 MT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MT를 가기 전 팀플 수업 때부터 친했던(이라고 말하고 썸) 여자 후배와 뭔가의 로맨스를 꿈꿨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MT에 가면 뭔가 나를 챙길 것 같고, 썸이 더 터질 것만 같았는데 이게 무슨 일? 그녀는 열심히 일만 하는 게 아닌가...?
더욱이 내가 아닌 다른 남자 선배를 챙기는 그녀의 모습에 이유모를 배신감을 느꼈다. "아니... 나랑 그렇게 달달한 톡을 나누고 밥도 응? 같이 먹고, 둘이서 치맥도 했었으면서!!!!" 그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친 한마디 "내가 원빈도 아닌데 왜 쟤가 나한테 홀딱 빠져야 해?"
그렇지 않나? 이 세상에 "너무너무 사랑해!"와 "쟤는 별로야!"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좋은데 약간 좀..." 이라던가 "좋긴 한데 막 대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닌..." 도 있기 마련이고 사실 이쪽이 훨씬 많지 않은가? 이런 애매함은 기분 나빠할 것이 아니라. "아... 좀 애매한 정도 인가 보네?"라고 받아들이고 그런 상대를 유혹할 것인지 아니면 말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면 될 문제다.
분명 L양에게 관심은 있다. 다만 그 관심이 L양에게 디렉트로 대시를 할 만큼이 아닐 뿐인 거다. 자! 이제 결정하면 된다.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인지 아니면 "나도 그 정도는 아니다 뭐!"라며 돌아설 것인지를 말이다.
아무래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톡 대화를 보셔서 알겠지만 중간중간 "네 알겠습니다"라던가 ""피곤할 텐데 쉬어요"라던가 하는 걸 보면 저에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동의하시나요? 이 대화를 끝으로 톡은 주고받은 적은 없어요. 확실히 절 좋아하는 건 아니겠죠? 그랬으면 연락을 계속했을 텐데... 그리고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좀 어렵기도 하고요. 같은 부서도 아니고... 그냥 출퇴근 시간이나 회사 안에서 가끔 마주치는 것뿐이라...
지금 L양이 하고 있는 것이 내가 항상 많은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말을 하는 '일희일비'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거나 톡을 하면 마냥 속으로 "오? 나 좋아하는 건가!?"라고 한껏 기대를 품다가 자기 기준만큼의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역시 내가 오버하였나 보다... 날 안 좋아하는 걸 거야..."라며 풀이 죽어 버리는 것... 이 얼마나 순진하지만 바보 같은 행동인가?
그는 L양을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아닐 거다. L양이 느끼는 대로 애매할 뿐이다. 다만 L양은 물이 절반 정도 담긴 컵을 보며 "물이 반씩이나 남았네!?"했다가 "뭐야... 물이 반밖에 없잖아!"하고 있는 거다.
앞서 말을 했듯 L양이 선택할 문제다. 상대가 애매하게 행동하는데... "꼬실까?" 아니면 "이 남자를 꼬시느니 다른 남자를!"이라고 말이다. L양은 "꼬시고는 싶지만... 같은 부서가 아니라 연락을 하기가 애매한걸요..."라고 말을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무서운 건!!!! 같은 부서에 썸남이 있는 여자들은 "같은 부서다 보니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여서 연락을 주고받기가 어려워요..."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려는데 그것이 망설여진다면 그것은 합리적인 고민이기보다는 그 선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문제는 L양이 그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마냥 두려운 것이 문제지 같은 부서가 아니라서가 아니다.
사실... 굳이 용기를 낼 필요도 없다. 회사에서 마주쳤을 때 자리에 돌아와 에너지 드링크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며 "요즘 피곤한가 봐요~"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트면 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