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오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스스로 점검을 해보자
우리가 타인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건 사실 우리가 타인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건 그 사람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당시의 상황과 분위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거다. 그러니 로맨틱한 감정들을 모두 부정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지금 감정적으로 오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스스로 점검을 해보자는 뜻이다.
저희 모임에 저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었습니다. 커다란 고릴라 인형을 안고 와서 고백도 했고요, 꽃과 사탕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선물해주기도 하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그 애의 마음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제 마음에 차는 타입이 아니었거든요. 그 애의 고백 후에 시간이 몇 달 흘렀는데요, 요즘 그 애에게 썸을 타는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역시 같은 모임의 여자애고요, 수수한 타입이지만, 제가 거절했던 그 애에게 꽤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문제는.... 그 얘기를 들은 후에, 제 마음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갑자기 고백남이 괜찮아 보이고, 저한테 말을 걸면 살짝 설레기까지 합니다. 이 기분이 뭔지 모르겠어요. ‘남 주긴 아깝다’,, 가 아니라요, 이젠 저도 그 애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여자애와 잘되려고 하는 것 같던데, 이제 와서 ‘니 고백,, 받아줄게’라고 하긴 너무너무 뜬금없잖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내가 왜 이러지님
이건 뭐죠? 삼국지의 조조가 말했던 계륵 뭐 그런 건가요...? 내가 왜 이러지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막연하게 “그를 유혹하고 싶어...”라며 애틋한 마음에 젖어들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생각하셔야 해요.
첫 번째는 지금 내가 왜 이러지님께서 느끼는 감정은 상대에 대한 호감이 아닐 확률이 매우 높아요. 일차적으로는 내 것을 빼앗기는 듯한 느낌에 질투심이 난 것이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내가 차 버린 남자가 아까울 만큼 지금 내가 왜 이러지님의 곁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조바심이 나는 것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물론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 연애를 시작하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연애를 시작하는 많은 여자분들이 항상 “처음에는 그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조금 모자란 듯 시작했다가 연애를 하다 보며 사랑이 싹트는 경우가 많기도 하니까요.
다만 처음에는 관심도 없던 남자에게 갑자기 호감을 느낀다고 “아... 내가 이제야 그의 소중함을 느낀 것 같아...”라며 감정에 푹 빠지게 되면 오히려 그에게 다가가기가 어려워지고 상황이 역전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상대방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혼자서만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기도 해요.
사실 그보다 더 문제는 두 번째 문제인데... 흔히 이런 경우 상대방의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거죠. 분명 지난주에 고백했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또 다를 수 있거든요. 내가 왜 이러지님과 비슷한 케이스들을 보면 처음에는 관심 없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마음이 바뀌어서 “흠... 그래~ 내가 한번 만나줘 볼까?”하는 마음으로 연락을 했다가 상대의 심드렁한 태도에 당황하는 케이스들이 참 많아요.
이쯤 되면 “그래서... 뭐야! 그냥 포기하라는 거야!?”라는 말이 턱끝까지 차오르실 텐데요. 저는 항상 말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선택을 하자는 주의예요. 쿨하게 말하면 굳이 포기할 필요는 없겠죠. 다만 상대에게 다가가는 마음 자체를 오버하기보다는 “이제 보니 좀 귀엽네!? 요 녀석! 언제는 나 좋다고 하더니 다른 여자 한 테가!?” 정도의 느낌으로 조금 친해져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