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해서 사과를 하는 게 아니다.
남자의 이별통보가 두렵나?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마라." 정말 이것만 해도 당신이 남자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비참하게 매달려야 하는 확률이 80%는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당신이 무슨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것도 아니고, 당신이라고 괜히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겠는가? 분명 남자의 행동에도 어떠한 문제가 있었을 것임을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도 나도 알고 있듯 당신이 어떠한 문제를 직면하고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것은 절대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당신의 짜증과 분노는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킬 뿐이다. 물론 당신도 잘 알고 있지만 "화가 나는걸 어떡해요!"라며 자신의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자신이 비난받아야 함을 알고 있다면 다른 사람이 우리를 깎아 내리기 전에 스스로 자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모욕을 견디는 것보다 자기비판을 듣는 편이 더 쉽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거나, 말하고 싶거나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경멸스러운 점 모두를 먼저 말하라. 그들이 말할 기회를 얻기 전에 그들에게 먼저 털어놓아라. 그러면 돛에 순풍을 맞이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3. 잘못을 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라
잦은 짜증으로 남자친구에게 이미 두어 차례 이별통보를 받았던 I양은 절박했다. 분명 남자친구를 너무도 사랑하고 이별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너무 사랑한 탓일까? 남자친구가 조금만 서운하게 해도 불같이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한없이 I양의 비위를 맞춰주던 남자친구도 서서히 지쳐가더니 이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처음 나는 I양에게 감정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지만 I양은 "저도 조절을 하고 싶은데 갑자기 욱하면서 튀어나와 버려요..."라며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래서 나는 I양에게 시원하게 화를 내버리다가 자신이 화를 내고 있다는 자각이 드는 그 순간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난 다음 자신이 화를 낸 사실에 대해서 진심으로 먼저 사과를 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 결과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일단 애초에 화를 내지 않고 이성적 대화를 이끌어가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화를 내고 있다는 자각을 하는 순간 화를 멈추고 자신이 화를 낸 것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여 남자친구와 이성적 대화를 나누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I양의 남자친구는 매번 오늘이 마지막일 것처럼 짜증과 분노를 터뜨리던 I양이 여느 때처럼 화를 내다가도 금세 진정하고 이성적 대화를 유도하는 모습에 변화를 느꼈고, 자신도 닫혔던 마음을 다시금 열어보기로 했다.
만약 I양이 화를 내는 것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화를 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I양의 남자친구는 I양과 자신 사이의 트러블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도 않고 I양의 약속을 들먹이며 I양을 비난하며 이별통보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I양이 끝까지 화를 내기 전 스스로 화를 멈추고 자신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하자 I양의 실수를 덮어주며 새로운 노력을 해보기로 결심한 것이다.
어떤 바보든지 자기 실수에 대한 변명을 할 줄 아는 법이다. 실제로 많은 바보들이 그렇게 한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부각하여줄 뿐 아니라 고귀함과 뿌듯함을 느끼게 해준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3-3. 잘못을 했으면 솔직하게 인정하라
당신이라면 과연 I양처럼 화를 낸 것에 대해 곧바로 사과를 할 수 있었을까? 아마 나라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일단 화가 나면 자신이 화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한 잘못 보다는 자신을 화를 나게 한 상대에 대한 원망에 휩싸여 상대를 비난하기 급급하고 상대가 나의 실수를 지적해도 그 모든 원인을 상대가 제공했다며 소리를 지를 것이다.
만약 당신이 화를 내고 있다면 화를 내는 당신의 잘못과 화를 내게 만든 상대의 잘못을 저울질하며 누가 더 잘못을 했는지 따지기 보다 일단 자신의 잘못에 대해 먼저 사과해보자. 만약 "상대가 더 잘못했는데!"라며 억울한 마음이 든다면 데일 카네기가 말하는 바보가 바로 당신이다.
당신이 먼저 사과하는 것에 대해 분해하거나 억울해하지 마라. 당신이 먼저 사과를 하는 것은 당신이 더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먼저 소모적인 논쟁을 마치고 이성적인 대화를 시작하자는 성숙한 행동이니 말이다. 이런 성숙한 행동은 당신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상대로 하여금 당신을 더욱 신뢰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