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고 말을 하면서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만드는 데에 집중한다. 하지만 적어도 연애에 있어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이왕이면 상대가 나와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에 대해 비난하고 잔소리를 하기보다 상대를 존중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자주는 아니지만 여자 친구가 친구들이랑 놀 때 너무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고민이에요. 제가 아예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친구들과 약속이 있으면 늦게까지 술을 마실 수도 있죠. 그런데 여자 친구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해요. 12시가 지나도 들어가지 않고 새벽 3시쯤에나 들어가네요. 제가 화를 내면 여자 친구는 자기가 미성년자도 아니고 왜 자꾸 구속하냐고 도리어 화를 내네요. 제가 너무 구속하는 걸까요?
- 국방 FM 건빵과 별사탕 사랑 그게 뭔데 사연 A군
저는 절대 상대방의 귀가를 재촉하지 않아요. 상대방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그건 상대방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니까요. 사실 연인이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게 걱정되는 건 연인의 안전보다도 혹시나 다른 사람과 눈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잖아요.
이렇게 말하면 너무 쿨한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부분은 연인이 선택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열을 내며 재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술김에든 아니면 정말 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발견했든 그건 연인의 결정이고 저는 그것 또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저도 예전에는 집착도 해보고 또 집착도 받아봤어요 처음엔 이게 사랑이고 이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라이프 스타일에 참견하는 건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욕심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저도 상대에게 집착하지 않고 저 또한 상대방에게 집착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상대의 집착을 싹 다 무시하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했다는 건 아니죠. 상대가 흥분하며 제 라이프 스타일을 비난해도 같이 흥분하며 내 말이 맞다며 다투기보다 최대한 따뜻한 말투로 대화를 시도했어요. 처음엔 답답해하기도 하고 더 화를 내기도 하지만 제가 변함없이 따뜻한 말투로 대화를 시도하니 대부분은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해주기로 했죠.
A군은 지금 여자 친구의 라이프스타일을 잘못으로 규정짓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건데 저는 그러한 태도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자 친구가 늦게까지 술을 마시겠다는 건 독립된 인격체인 여자 친구의 선택이자 결정이고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에요.
물론 A군의 입장에서 속이 상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여자 친구를 고칠 것이 아니라 여자 친구에게 A군의 생각과 의견을 넌지시 권유해보는 것까지만 할 수 있는 거죠. 뭔가 A군이 너무 실망할 것 같아 조금 재미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NLP상담 사례에 A군과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 귀가시간이 너무 늦은 딸이 고민인 내담자에 대한 사례였어요.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딸이 아무리 늦게 와도 혼내지 말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하라고 조언했어요. 그리고 다소 이상한 행동을 하라고 조언했는데 예를 들자면 속옷을 냉동실에 넣어둔다거나 무선전화기를 냄비에 넣어 두는 거죠. 그랬더니 얼마 후 딸은 어머니가 이상해졌다고 걱정하며 일찍 귀가하기 시작했어요.
이것은 집단의 구성원중 한 명이 부적응 행동을 하면 나머지 구성원들은 정상행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술자리에서 한 친구가 지나치게 취하면 다른 사람들이 술에 취하지 않는 것과 같은 거죠.
그래서 저는 A군과 비슷한 사례의 사람들에게 이와 비슷한 조언을 해줘요. 상대가 아무리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상대를 비난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말고 오히려 걱정해주며 숙취해소제를 챙겨주라고 말해요. 그리고 이상행동을 하는 거죠. 데이트 중 꾸벅꾸벅 졸다가 상대가 짜증을 내면 이렇게 말하는 거죠. “아... 미안해... 어제 잠을 잘 못 자서...” 그러면 상대는 짜증을 내다가 생각이 나는 거죠. “아... 내가 어제 밤새 노는 것 때문에...”
어떤 방법도 좋지만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상대를 비난하거나 잔소리하지 않는 것이에요. 상대를 비난하거나 잔소리를 하면 상대는 자신의 행동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나의 비난에 핑계를 늘어놓거나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죠.
상대가 거짓말을 한다는 건 상대의 잘못도 있지만 상대가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나의 문제도 있는 거예요. 상대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봐도 솔직히 말했을 때 이것을 이해해주거나 받아들여 주기보다는 비난하고 반대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하니 거짓말을 할 수밖에요.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할 때에는 상대에게 비난이나 잔소리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핵심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