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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01. 2018

고백을 거절한 남자와 다시 잘 될 수 있을까요?

조금은 가볍게 생각해보도록 하자

어떤 선택이든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신중해야겠지만 적어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중하기보다는 조금은 가볍게 생각해보도록 하자. 인간관계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는 건 이성적이기보다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고 결국 신중해서 좋은 선택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관계만 꼬이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안녕하세요. 바로님 저는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S양입니다. 저는 내성적이고 남에게 상처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이야기도 잘 못하고 남들과 함께 있는 것이 항상 어색하게 느껴졌죠... 그러다 팀플 때문에 동기 오빠와 친해졌는데 영화도 보고 따로 치맥도 먹으며 '아... 이러면서 친구를 사귀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오빠가 제게 고백을 했어요... 저는 너무 갑작스럽고 이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겠고 혹시나 사귀었다가 제 실수로 헤어지고 사이가 어색해질까 봐 겁이 나서 거절을 했어요. 그렇게 제가 휴학을 하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네요. 
그 이후 남자 친구를 몇 번 사귀어 보긴 했는데 자꾸 그 오빠 생각이 많이 나요. 너무 늦었지만 오빠를 좋아했었던 것 같고요... 이번에 복학을 했는데... 다시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인사를 했지만 뭔가 좀 어색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다가가 보고도 싶지만 고백을 거절했던 그때 많이 상처받고 저를 미워하고 있을 까 봐 두려워요...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미안하다는 말과 제 심정을 담아 편지를 썼는데... 다시 예전처럼 지내 달라고 하고 싶지만... 고백도 거절했고 시간도 좀 많이 지나서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제 마음이 상대방의 기분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너무 이기적인 마음일까요...?
- 20대 초중반 대학생 S양


아들러는 타인을 바라보는 데에 두 가지 시선이 있다고 말한다. 타인을 적으로 보는 시각과 타인을 친구로 보는 시각이다. 이 두 가지의 시각은 얼핏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시각의 차이로 그 사람의 인생은 전혀 달라진다고 한다. 타인을 적으로 보는 시각을 갖게 되면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항상 타인을 경계하느라 깊은 관계를 꿈도 꿀 수 없게 된다. 한편으로 타인을 친구로 본다면 타인과 쉽게 가까워지고 열린 태도를 취할 수 있어 깊은 관계를 맺기도 쉽다. 


지금 S양은 타인을 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거다. 타인에 대해 "내게 상처를 줄지 몰라...!"라고 생각을 하니 쉽게 관계를 맺기도 어렵고 어쩌다 좋은 관계가 되어도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다 보니 트러블을 겪거나 조금만 지나도 후회할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S양에게는 아들러 심리학의 '타자 신뢰'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 타자 신뢰라는 건 말 그대로 내가 아닌 타인을 있는 그대로 신뢰하는 것을 말한다. 아니! 어떻게 내가 아닌 타인을 있는 그대로 신뢰할 수 있을까!? 상대가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S양아 신뢰란 수평관계를 맺기 위한 꼭 필요한 수단이다. 앞서 말했듯 타인을 신뢰하지 않으면 어떠한 관계도 제대로 맺을 수 없다. 신뢰는 상대가 확실히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면 하는 것이 아니라 S양이 상대와 관계를 맺고 싶다면 먼저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가 S양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첫 번째는 상대가 의도적으로 S양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접근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다. 상대가 바람을 피웠다고 가정해보자. 그 상대방이 애초에 S양과 연애를 시작하면서 "적당히 사귀다가 바람피워야지!?"라고 시작을 했을까? 상대가 S양에게 상처를 줬다고 해도 그건 적어도 교통사고처럼 고의로 일어난 일은 아닐 거다. 


두 번째는 우리는 언제든 상대와 관계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S양이 상대와 관계를 맺고 싶어서 타자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맺었다고 해도 상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든 신뢰를 거두고 관계를 끊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타인에 대한 신뢰를 늘어놓는 이유는 S양의 고민의 시작과 끝이 결국엔 타자 신뢰이기 때문이다. S양이 처음부터 타인을 적으로 보기보다 친구로 봤다면 애초에 친구도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고, 썸남의 고백에도 당황하며 거절하지도 않았을 거다. 


무엇보다 지금도 타인을 친구로 생각한다면 썸남에게 다시 말을 거는 것이 두려울 이유가 없다. 고백했다가 차였다고 상처를 많이 받고 미워한다라... 상대가 S양과 똑같은 생각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글쎄다... 일반적으론 이불 킥 좀 하고 나면 큰 문제없지 않나?


심지어 시간도 이렇게 지났는데 말이다! 남들은 자기가 헤어지자고 해놓고도 한밤중에 "자니?"하고 문자도 하는 판국에 1년도 더 지난 일을 가지고 말이다! 상대 입장에서도 차인 것보다는 너무 오랜만이니 당연히 어색하지 않을까? S양이 썸남과 좀 더 가까워지길 원한다면 타인을 적이 아닌 친구로 보자. 그러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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