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30. 2018

왜 차였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타인을 신뢰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인간관계에 대해 목적을 정해 놓지 말자. 일단은 타인을 신뢰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면 자연스럽게 상대와 알맞은 관계로 나아가게 된다. 만약 당신이 상대를 유혹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유혹을 하기는 커녕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다 결국은 상대의 부담의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차일지 모른다.


  

3개월 정도 공들였던 그녀에게 차였어요... 그동안... 집에도 바래다주고 소소한 선물도 했었는데...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수줍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거나 놀러 가자고 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절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제게 아주 마음이 없으면 집에 같이 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 고백을 했는데... 아직은 누굴 사귀고 싶지 않다는 얘길 들었네요... 고백 멘트가 잘못된 걸까요...? 아니면 무슨 문제일까요?
- 건빵과 별사탕 사연 K군


일단 저는 이성에게 엄청 잘해준 적도 고백을 해서 차인적도 없어요. 이게 잘못 들으면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 잘해주지도 않아도 여자들이 막 저를 좋아하고 먼저 고백을 했다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물론 그런 건 아니에요. 


정확히 말하면 이성을 대할 때 유혹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상형이든 아니든 둘 다 똑같이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썸을 타게 되면 자연스럽게 썸을 타고 아니라면 좋은 친구가 되었죠.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떠나서 이성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죠. K군의 상황이라면 상대를 유혹해야 할 대상으로 정해 놓으니 상대의 모든 행동이 K군을 좋아하는 증거처럼 보이는 거죠. 


모든 관계가 좋아하고 싫어하고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연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좋은 동료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는데 오로지 상대를 유혹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며 부정적인 피드백을 보내도 느끼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SNS를 보다 보면 이성에게 관심 있을 때 하는 행동 같은 글들이 많은데요. 객관적으로 글의 내용만 보고 있으면 그럴듯하기도 하고 얼추 맞는 말들이 많아요. 다만, 의미는 없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그 글을 읽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그 글이 필요 없을 것이고, K군처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라면 읽어봐야 내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편집을 해가며 읽을 테니까요.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인간관계는 연인 말고도 정말 많은데 상대가 나를 연인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포커스를 맞추면 K군의 경우처럼 상대가 뻔히 부담스러워해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다른 관계로 좋을 수 있는 것을 망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항상 반발짝을 강조해요. 일단 목표는 상대와 친해지는 데에 두되 상대가 긍정적 피드백을 한다면 반발짝 더 나아가고 상대가 부정적 피드백을 하면 반발짝 물러나는 거죠. 관계라는 건 둘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지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니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남자 친구의 과거에 집착하는 여자 친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