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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27. 2018

남자 친구의 과거에 집착하는 여자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특별한 존재를 넘어서 넘버원 그리고 온리원이

뻔히 싸울 줄 알면서도 사랑하는 연인의 과거를 궁금해하고 또 그것에 기분 나빠하는 것은 사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우리는 누구나 타인에게 특별한 존재이고 싶어 하고 그 타인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단순히 특별한 존재를 넘어서 넘버원 그리고 온리원이 되고 싶을 수밖에!



여자 친구가 시도 때도 없이 제 과거에 대해 물어봅니다. 여기는 누구랑 와봤었느냐, 이런 적 처음이 맞느냐... 물론 처음 인적도 있지만 아닌 적도 많은데... 여자 친구에게 솔직히 말을 하면 또 여자 친구는 화를 내거나 토라져 버리니 거짓말을 할 수밖에요... 문제는 집요하게 계속 물어보는 여자 친구 때문에 결국 말을 하게 되고 또 삐진다는 거죠... 싸울걸 뻔히 알면서 왜 과거를 궁금해하는 걸까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국방 FM 건빵과 별사탕 사연 R군


지난주에 문제행동의 5단계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함께 말씀드렸었는데 우리는 모두 타인에게 특별한 존재이고 싶어 해요. 더욱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라면 더더욱 넘버원이자 온리원이 되고 싶어 지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뭐랄까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아들러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해요. 평범해질 용기요. 아들러가 말하길 우리는 평범한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생각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해요. 여기서 자기 수용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건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하여간! 연인의 과거에 듣고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아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상대에게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아들러의 말처럼 평범해질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R군의 여자 친구도 예전에 다른 남자와 행복한 연애를 했었던 적이 있었을 거고 R군도 그럴 뿐인 거니까요. 내가 추억이 있듯 상대가 있는 것일 뿐이죠. 평범한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냥 평범한 거죠. 과거에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연애를 했든 그건 좋고 나쁘고 가 아니라 그냥 과거인 것처럼요. 


또, R군의 여자 친구가 토라지고 화를 내는 건 서운 한마음도 있겠지만 R군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될 걸 당황하면서 어색한 변명만 늘어놓으니까,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은데 R군이 마치 큰 잘못이라도 한 듯이 당황하니까 여자 친구 입장에서는 더더욱 자신의 감정과 촉에 불이 붙고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죠. 


당황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말을 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처음엔 "과거? 전 여자 친구? 무슨 소리야~ 난 우리 아기밖에 모르는데?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아기!"라며 적당히 위트 있게 넘어가거나 “에~ 그런 거 묻는 거 아니잖아~”라며 완곡히 돌려 말하면 충분할 텐데요. 


혹시나 그래도 물어본다면 솔직히 말해주면 되죠~ (잘못은 아니니까요!) 만약 여자 친구가 속상해하는 것 같으면 손을 꼭 잡으며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요? 지금 기분이 어떤지,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등등을 말이죠.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도쿄타워에서 토오루가 시후미에게 나중에 시후미의 고등학교에 가보자고 말을 하니까 시후미는 이렇게 말했어요. “고등학생의 나도, 대학생의 나도, 언제나 토오루 눈앞에 있어.”라고 말이죠. 이 멘트를 잘 써먹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네요. 


사실 그렇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예전에 누구와 어떤 일이 있었든 그러한 일들을 거쳐 내게 온 것이지. 여전히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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