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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09. 2018

남자 친구가 이기적인 거 아닌가요?

상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점검해보자

연애를 하며 상대에게 서운함을 넘어 불만이 생긴다면 상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점검해보자. 우리는 모두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에 자꾸만 내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며 타인을 탓하고 미워하곤 하는 우를 범하니 말이다. 



남자 친구가 이기적이에요!  

남자 친구와 만난 지 이제 막 3개월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에 호감이 가서 사귀게 되었는데 한 달 전부터 남자 친구가 일적으로 힘들어지면서부터 연락이 뜸해지고 본인의 성격이 드러나더라고요... 너무 이기적이고 배려 없고 본인도 자신이 이기적이고 X가지 없다고 말을 했고요. 이제는 제가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은데... 처음에는 뜸한 연락에 제 성격대로 화내고 짜증내고 고쳐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남자 친구가 화를 내더라고요. 연락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거지 닦달한다고 하는 거냐면서요. 

가끔 K양과 비슷한 사연을 받을 때마다 솔직히 조금 불편하다. 일단... 남자 친구의 어떤 점이 이기적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연락이 뜸해져서? 사귈 때 초반보다 애정이 뜨겁지 않아서? 


그런 식으로 말을 하자면 오히려 K양이 더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남자 친구가 예전과 연락이 뜸하다고 해서, 얼마나 바쁜지, 무엇 때문에 힘든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K양이 보기에 연락이 줄어들었다는 것에 분노하며 닦달하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 친구가 스스로 "그래! 내가 봐도 내가 이기적이고 X가지 없는 X이다!"라고 말한 건 스스로 인정했다기보다는 K양의 밑도 끝도 없는 닦달을 비꼬는 말인 것 같은데... 이것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생각하는 건 좀...


남자 친구와 K양 누가 더 잘했고 잘못했고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겠지만... 지금 K양이 속상하고 화가 나는 건 남자 친구가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K양은 예전보다 더 좋아졌는데 남자 친구는 예전보다 조금 식은 것 같아서 속상하다는 것 아닌가? 


K양이 더 좋아하니까 참고 만나야 하는 건 아니겠지만, 남자 친구가 이기적이어서 문제라는 시각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시각인 것 같은데....



제가 보고 싶은 영화가 보기 싫다며 화를 냈어요!  

그리고 지난번에는 사소한 일로 한번 티격태격하다가 화해하고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남자 친구는 스릴러 영화는 좀 싫다고 다른 영화를 보거나 다른 걸 하자는 거예요. 저는 그 영화가 너무 보고 싶었고, 예전에 남자 친구도 같이 봐준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영화 보자고 서너 번쯤 더 말을 했는데 남자 친구는 싫다는데 왜 이러냐고 정색을 하며 이따 통화를 하자며 끊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끊으면 내 기분은 어떡하고 말했고 남자 친구는 지금 중요한 미팅 가는 길인데 꼭 이래야겠냐며 짜증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폭발했고 화를 내며 이럴 거면 헤어지자고 했고 남자 친구는 알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째 서로 아무 연락도 하지 않고 있는데... 지금 헤어지자는 말도 없이 그냥 헤어지게 된 건가요...? 보기 싫은 영화 몇 번 보자고 했다고 정색당하니... 내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내가 잘못한 건가... 머리가 복잡하네요.


"점입가경!" K양의 사연을 다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오른 네 글자이다. 지금 K양이 느끼는 답답함과 짜증과 분노는 절대로 남자 친구 때문이 아니라 K양의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이지는 않을까? 


"왜 저번에 봐준다고 했다가 이제는 보기 싫다고 하지!? 이런 이기적인 남자!"라고 생각하기보다 "지난번에도 좀 싫어했는데 진짜 스릴러 영화 싫어하나 보다..."라고 생각을 해봤다면 어땠을까? 


또 "보기 싫은 영화 몇 번 보자고 했다고 정색을 하다니...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가 아니라 "싫다는데 내가 너무 강요했구나...?"라고 생각했다면 또 어땠을까?


이 모든 문제가 오로지 K양의 문제라는 건 아니다. 남자 친구의 행동에서도 분명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남자 친구에게 서운한 부분에 대해서 대화가 아닌 짜증과 분노로 대응하다 보니 남자 친구의 아쉬운 행동보다 K양의 짜증과 분노가 더 돋보일 수밖에 없는 거다. 


당장은 억울하기도 하고 너무 후회가 되며 재회를 위해 달려들고도 싶겠지만... 그전에 스스로의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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