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Oct 13. 2018

자꾸 사랑하는 것 맞냐고 물어보는 남자 친구

정말 상대를 위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면

대화를 하다 트러블이 생겼을 때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상대가 왜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나의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수고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상대를 위하고 둘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면 그것이 당연한 일 아닐까?


여자 친구가 술 마시고 연락이 안 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해해요. 문제는 제가 거래처와 술자리가 많은데 아시겠지만 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조절을 하는 게 결코 쉽지가 않잖아요? 최근에도 한번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가 깜빡하고 연락을 못하고 잠이 들었는데 여자 친구가 또 화를 내더라고요... 저라고 연락하기 싫었던 게 아닌데 말이죠... 연락을 해야지 해야지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거래처 사람들 앞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릴 수 있겠어요...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혹시 여자 친구가 저를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지 않는 건가 싶었어요. 그래서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냐 물었더니 여자 친구는 왜 자꾸 불리할 때만 사랑타령을 하냐고 뭐라 하네요...
제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사랑한다면 좀 이해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여자 친구는 사랑한다면 조금씩 서로 맞춰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여자 친구 싫어하는 행동을 무조건 안 하는 건 함께 맞춰가는 게 아니라 제가 여자 친구에게 맞춰가는 것일 뿐이잖아요. 제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에게 맞추기만 바라는 여자 친구... 저를 사랑하긴 하는 걸까요?
- 국방 FM 건빵과 별사탕 사랑, 그게 뭔데 사연 P님


사실 여자 친구의 말이 맞는 것 같은데요? 어떤 불만이 있었다면 평소에 대화를 통해 풀 수도 있는 것을 평소에는 별말 없다가 자신이 불리할 때마다 날 사랑하느냐고 이야길 꺼내는 건 누가 봐도 핑계고 억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문제는 P님은 스스로 여자 친구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지 않는다고 확신을 한다는 거죠. 


또한 P님은 여자 친구와 트러블에 대해 대화를 하기보다 여자 친구가 불만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그것을 회피하는 데에만 집중을 하는 것 같아요. 여자 친구가 화를 낸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며 빌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여자 친구가 화를 내는 것에 대해 어떤 부분이 화가 나는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P님의 입장에 대해서도 대충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라고 퉁칠게 아니라 상황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고 또 여자 친구에게 이때 내가 어떻게 했었어야 할까? 에 대해서도 질문을 하며 서로의 감정에 대해 최대한 공감을 해보려고 노력을 했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실 P님과 여자 친구 둘 다 비슷한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있어요. 여자 친구는 P님이 어떤 상황 때문에 연락을 하지 못했는지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싫어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에만 집중을 하며 이전에 한 약속을 무기로 P님을 비난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P님은 여자 친구가 왜 화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오호지 여자 친구가 짜증을 내는 데에만 집중을 하며 사랑타령을 무기로 여자 친구를 비난하고 있는 거죠. 


P님이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면 여자 친구의 불만에 대해 P님을 공격한다던가, P님을 비난한다고 느끼며 서둘러 변명을 늘어놓으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P님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떤 점이 여자 친구를 힘들게 하는지 들어보려고 노력하고 또 P님의 상황에 대해서도 차분히 설명을 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일이 그래요. 이왕이면 상대방이 먼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가 먼저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둘 중에 한 명이 시작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네가 먼저 해!"라고 의미 없는 싸움을 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하고 그래도 되지 않는다면 내 쪽에서 관계를 끝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작가의 이전글 남자 친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 같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