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양
그럴듯한 말이네요. 아무래도 다짜고짜 화를 내는것 보다는 그렇게 말을 이쁘게 해주면 남자친구가 좀 더 열린태도로 대화를 하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하면 남자친구가 100% 바뀌나요? 기분이 안좋을때 화를 내지 않고 내가 서운한거구나 하고 남자친구에게 내 감정에 대해서 차분히 얘기하면 남자친구가 "아!!! 여자친구한테 정말 미안하다... 내가 빨리 바뀌어야지!"하고 정말 바뀌냐고요.
만약 정말 저렇게만 하면 남자친구가 바뀐다면 저라고 못할거 없죠. 저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이런 방법을 몰랐던거지 100%변한다고 하면 누가 안하겠어요. 하지만 제가 볼땐 처음엔 분위기가 좋아도 결국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라는 말처럼 남자친구는 변하지 않을것 같은데요?
바닐라로맨스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니... 참... 이런말을 들으면 정말 가슴이 아파요. 사랑하는 연인이 내 마음같지 않아 답답하고 속상할 수는 있겠지만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더니..."라는 말을 툭 내뱉는건 아니잖아요... K양 진심은 아니죠?
K양
100%진심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답답하고 속이상할땐 좋아하는것보다 미운게 더 클때도 많아요. 말은 이렇게 해도 남자친구의 변화를 이해해보려고도 했고 최대한 좋게 말을 해보려고도 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변하질 않으니 저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답답한 마음에 짜증을 냈었던것 같아요.
바닐라로맨스
그래요. 다들 얼마나 답답했으면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니까"라는 자조적인 말을 하겠어요. 하지만 아무리 답답해도 고쳐쓴다는 표현이나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답답한 마음에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라도 고쳐쓴다는건 기본적으로 나는 상대를 고칠수 있는 사람이고 상대는 고쳐야할 대상이라는 전제가 깔리잖아요.
답답해하는 K양에게 고구마같은 말이 겠지만 왜 남자친구가 바뀌어야하는 걸까요? 남자친구는 완벽하고 흠잡을것이 없다는게 아니에요. 바뀌었으면 좋겠다와 바뀌어야한다는 전혀 다르 잖아요. 만약 K양이 "사랑한다면..."이라고 말을 한다면 K양도 사랑한다면 남자친구를 위해 마음을 바꾸면 되는건 아닐까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말도 사실 맞는 말이에요. 다만 그 의미를 잘못된 사람은 고칠수가 없다는게 아니라 사람을 대할때 상대를 고치려고 해서는 안된다라고 생각해야겠죠. 사람은 기계가 아니잖아요. 남자친구가 K양을 위해 만들어진것도 아니고 그러니 고쳐져야하는건 더더욱 아니죠.
우리는 통제감을 잃었을때 스트레스를 받아요. 통제감이란 자기 자신이 상황과 환경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을 말해요. 어떤것이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는 통제감을 상실하고 공격성향을 보이거나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죠.
그러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통제를 할 수있는것과 통제 할수 없는것을 구분하고 또 될 수 있으면 통제의 범위를 줄여나가면 통제감을 잃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무력감에 빠질 일들이 줄어들겠죠?
혹시 K양은 남자친구가 원하는대로 고쳐야하거나 바꿔야하는 사람인가요? 아니죠?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일 뿐이에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니까요.
K양
바로님은 아니라고 하시겠지만 제 귀엔 그냥 다 포기하라는 소리로밖에 안들리네요.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니 고치려고도 하지 말고 포기하고 지금에 만족하면서 만나라 뭐 그런식인가요?
바닐라로맨스
절대 포기하라는게 아니에요. 존중하라는거죠. 그것도 일방적으로 남자친구가 뭘하든 존중하고 맞추라는게 아니라 서로 존중해야한다는 거예요. K양 오늘 더 이야길 나누고 싶지만 오늘은 이정도로 해야겠네요. 다른 분과도 이야길 나눠야겠지만 무엇보다 K양도 막연히 저와 대화를 나누는것 보다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럼 다음주 토요일에 봬요~
K양
네, 바로님 제가 바로님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네요.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온건 아니었는데 불편한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는 관점의 이야기들이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네요. 다음주에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