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누군가 당신에게 "남자는 여자를 볼 때 무엇을 볼까?"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을 할까? "남자는 무조건 예쁜 여자를 좋아해!", "요즘은 남자들도 여자 능력 따져~", "그래도 그 여자 성격이 어떠냐가 아닐까?" 따위의 대답을 해주며 남자가 여자를 볼 때 주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혹은 그것을 넘어서서 여자가 갖춰야 할? 여러 덕목들을 늘어놓을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대답을 해줬던 것 같다. 어릴 땐 "남자는 무조건 예쁜 여자한테 넘어가~"라고 뻔한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지나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는 "요즘은 아무래도 힘든 때니까 남자들도 여자 직업을 따지지~"라고 현실적 조언을 하고, 남자들은 자기들은 별로면서 여자의 외모를 너무 따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남자들이 외모를 많이 본다고 하지만 막상 여자 좀 만나본 사람들은 성격을 많이 봐~"라며 남자의 변호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남자들은 여자를 볼 때 무엇을 볼까?"라는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의 성향과 현재 상황에 따라 추구하는 이상형이 다를 것이고, 설령 공통적으로 남자들이 여자에게서 원하는 무엇인가 있다 한들, 그것은 거의 대부분 이미 자신이 갖고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질문이지 않은가?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본다고 해서 예쁘지 않은 여자가 예뻐지는 것도 아니고, 고작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성형을 감행할리도 없고 말이다. 능력도 그렇다 남자가 여자의 능력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제 알았다고 갑자기 능력이 대단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남은 건 성격인데... 남자가 성격 좋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억지로 남자에게 맞춘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을까?
사실 우리는 굳이 이성에게 묻지 않아도 남자든 여자든 이성을 볼 때 외모, 능력, 성격 등...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두루두루 본다는 걸 알고 있다. (비중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가? 정말 남자(여자)가 여자(남자)의 외모만, 능력만, 성격만 볼 거라고 생각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무의미한 질문을 하는 걸까? 어쩌면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정말 이성이 어떤 점을 보는지가 궁금한 게 아니라 불안함 때문은 아닐까? 이미 누구나 외모, 능력, 성격 등등 두루두루 본다는 걸 알지만 나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는 거다. 그러니 마치 수능을 보고 배치표를 확인하듯 이성의 연애 혹은 결혼의 기준에 내가 부합하는지를 불안해하며 확인해보고 싶은 건 아닌지...
그러니 앞으로 누군가 나에게 남자들은 여자의 어떤 점을 보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야! 너 충분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당신도 누군가 아는 지인이 이런 질문을 한다면 이렇게 대답해주는 건 어떨까?)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성이 원하는 이성상을 묻고 싶어 질 땐 소주라도 한잔하고 푹~ 자자. 그리고 새로 맞이하는 아침엔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뛰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