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보다는 당근이다!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여자는 자연스럽게 당황의 늪에 빠지기 마련이다. 분명 사귀기 직전 까지만 해도 저 하늘의 별도 따다 줄 것 같던 남자친구가 "오냐! 너의 여자친구가 되어 주겠노라!"라고 선포를 한 그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 자신에게 소홀해져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니 말이다.
"아니! 난 더 잘해줄 거라 믿고 연인관계를 윤허하였거늘!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바닐라 로맨스님 제가 바라는 게 너무 많은 걸까요?"라는 슬픈 질문을 던지는 O양, 다른 여자들이 그렇듯, O양은 변해버린 남자친구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눈치다. 솔직한 말로 처음 만났을 때 외모, 스타일, 성격 무엇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지만 O양에게 헌신적으로 대하는 모습에 반했는데... 사귄지 고작 한 달 만에 남자친구의 입에서 "바빠서..."라는 말이 튀어나오는걸 보자 O양은 지금 상황이 왜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지 답답하고 억울할 뿐이다.
"나랑 사귀기 전에는 안 바빴나? 왜 나랑 사귀고 나니까 갑자기 바빠지는 건데!?"라며 속이 타들어가는 O양, O양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쩌겠나, 사람이란 하루하루 나이를 먹듯 하루하루 변해가는 것을!
"잡은 물고기는 떡밥을 안 준다 이거지!?"라며 남자를 비난하기 전에 사람의 기본 습성 중에 한 가지를 떠올려보자."사람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말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그런데"내 남자친구는 평생 나만 보고 사랑해주고 헌신해주겠지?"라고 생각한다는 자체가 O양에게는 억울하겠지만 난센스다.
다시 한 번 되새겨라.
"사람은 변한다."
(그러니까 내가 남자 고를 때 헌신하는걸 보지 말고 매력을 따지라는 거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사람은 변한다. 특히나 그냥 두면 사람은 자기가 편한 대로 변한다. 그렇다면 내가 노력을 해서 내가 바라는 쪽으로 변하도록 유도하는 게 현명 한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람을 변하게 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흔히 '당근과 채찍'을 이야기한다. 그래!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변하게 하고 싶다면 당근을 사용해보자! 그런데 어떻게 당근을 줘야 할까?
나는 피트 발로와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피트는 동물 쇼를 하면서 평생을 서커스단, 곡예단과 유랑했다. 나는 피트가 자신의 무대를 위해 새로 데려온 개를 조련하는 것을 보는 게 좋았다. 나는 개가 조금만 잘해도 피트가 개를 쓰다듬고 칭찬하며 고기를 주고 난리를 떠는 것을 보았다. 이 사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동물 조련사들은 수백 년 동안 이 방식을 사용해 왔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4-6.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
O양에게 "그럴 땐 남자친구의 사소한 행동에도 칭찬을 해줘 봐요!"라고 조언해줬지만 O양은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요? 그렇게 잘해주기만 하면 더 기고만장해지지 않을까요?"라고 대답해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칭찬을 하는걸 꺼리는 것도 당황스럽지만 그 이유가 너무 잘해주면 기고만장해진다니... 혹시나 이 글을 읽는 여자들 중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있다면 하루빨리 생각을 고쳐먹어라.
기고만장해질까 봐 돈 한 푼 안 드는 칭찬하기를 꺼려하는 여자를 어떤 남자가 사랑해줄까?
남자친구가 당신을 보면 어쩔 줄 모르고 당신을 기쁘게 할 방법을 강구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선 당신이 먼저 당근을 내밀어라. 만나자마자 달려가 남자친구의 볼에 뽀뽀를 해주고, 밥 먹었냐는 문자에 "오빠가 이렇게 걱정해주는데~ 잘 챙겨먹어야지~"라며 애교도 부리고, 남자친구와 있을 때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면 "우리 오빠랑~ 맛있는 거 먹으러 왔지요~"하면서 염장질을 해봐라.
정말 간단한 공식 아닌가?
"어떤 행동을 했다. -> 칭찬과 긍정적인 반응이 주어진다. -> 그 행동을 또 반복한다."
간단한 공식이지만 나는 이 공식으로 놀라운 성과를 얻어냈다. 여자란 동물은 남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하다. 여자 좀 만나봤다는 나조차 "뭐야? 대체 이 타이밍에 무슨 짜증을 이렇게나 내는 거야!?" 라며 당황하기 일수인데 다른 남자들은 오죽하겠는가?
수많은 여자들의 짜증을 받아주다 보니 "아... 이쯤에서 짜증을 내겠구나..."하는 감이 생겼다. 중요한 건 그게 왜 짜증내고 불쾌한 일인지 납득은 안된다. 하지만 뭔가 여자의 심기가 불편해할 만한 순간에 여자가 그냥 넘어가면 나는 그냥 넘어가지 않고 꼭 칭찬을 한다. "어!? 오늘 생각보다 많이 걸었는데 짜증 한번 안내네!? 에고~ 예뻐~ 조금만 더 가서 맛있는 거 먹자~", "순댓국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었나?? 내 아저씨 식성도 이해해주려고 하고... 감동이다!", "너 그거 알아? 요즘 너 짜증내는 거 진짜 많이 줄었어! 진짜 우리 XX가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지고 있구나!?"라고 말이다.
뭘 그런 걸 다 칭찬하냐고 하겠지만 이런 칭찬들은 그녀가 좀 더 짜증을 인내하고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들었다. 상대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변하길 바라나? 그렇다면 당근을 내밀어라.
이렇게 말을 해도 O양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마냥 잘해주면 버릇이 잘못 들지 않을까요?"라며 당근보다는 채찍을 만지작거리 곤 한다. 하지만 당신이 알아야 하는 건 사람에게는 채찍이 통하지 않는다는 거다. 당신이 강아지를 키운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의 강아지가 아무 곳에다가 영역표시를 하면 당신은 신문지를 돌돌 말아 엉덩이를 때려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돼!"라고 알려줄 수 있고 강아지는 대부분 당신의 말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당신이 "오빠! 나랑 약속했었잖아!", "오빠는 어쩜 매일 이래!?", "이럴 거면 헤어져!"라며 남자친구에게 채찍질을 하면 어떻게 될까? 남자친구의 대응은 간단하다. 당신의 채찍을 피해 당신에게서 달아나면 그만이다. 채찍으로 남자를 조련할 생각을 하고 있는 여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당신과 연애를 하고 있는 남자친구의 목에는 목줄이 달려있지 않으며 언제든 당신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당신은 남자친구를 어디에 묶어 놓을 수도 없고, 남자친구의 승진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도 아니며, 남자친구가 잘못을 했다고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채찍은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쓸 수가 없는 거다. 물론 나라고 채찍을 안 쓰고 싶은 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채찍을 움켜쥐다가도 "내가 이 채찍을 휘두른 이후의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채찍을 내려놓고 당근을 든다.
"왜 나만 참아야 하나요!?"라며 불만을 품기 전에 생각하자.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당신에게 맞추기 위해 채찍을 들고 싶나? 정말 상대를 사랑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당근을 내밀어보자. 분명 상대는 당신의 마음을 알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