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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유 Jun 03. 2023

딸기를 왜 사 먹어?

이미 모든 게 풍요로운데



5월부터 나는 내 주변에 풍요로움이 이미 가득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트에 가도 늘 카트에 한가득을 가득 담아야, 장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그런 나였는데

이젠 마트에 가도 별로 살 것이 없다고 느낀다. 내가 살고 있는 환경 안에 내가 필요한 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풍족하게 채워져 있음을 발견하곤 감사함으로 울컥한 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딸기였다. 

딸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딸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장을 보러 가면 늘 딸기의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느끼고 있던 터라 집 주변에 딸기가 풍요롭게 달려 있는 광경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황홀했다. 


오늘 마당에서 딴 딸기


마당에서 잠시 잡초를 뽑다가 옆을 돌아보면 발 옆에 빨간 딸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모습은 정말 현실감이 없었다. 물론 마트에서 파는 딸기보다는 사이즈도 많이 작고 못생겼지만 맛을 보면 세상에서 제일가는 달콤함이라 자부할 수 있을 만큼 당도도 최고이고 새콤함도 최고다



주말. 오전에 잠시 마당과 정원을 정리 정돈하며 무심코 눈에 띈 딸기들을 주어 담아 놓고 행복해하고 있으니 남편이 와서 "딸기 더 따줄까?" 한다. 나는 신이 나서 빈 그릇을 가져다주었다. 


오늘은 이만큼만 먹자.

잠깐 사이에 남편은 이만큼 노지딸기와 산딸기를 따다 가져다주면 함박 미소를 짓는다. 

내 얼굴에도 행복함이 가득하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도 행복할 일인가? 딸기에 감사하고, 딸기로 인해 행복하다 생각하니 눈길이 가는 곳곳마다 온통 빨간 딸기만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예전부터 거기 그곳에서 빨갛게 익어 달려 있었을 텐데 이제야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동안 수없이 그 앞을 왔다 갔다 했으면서 나는 딸기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 딸기에 집중하고, 딸기로 인해 행복하다 느끼기 시작하니 온통 내 눈에 딸기가 더욱 많이 발견되고, 더 큰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그릇에 더 많이 가득가득 담을 수 있었지만 일단 오늘 우리가 먹을 만큼만 따기로 했다. 

풍요롭다 생각하고 실제로 그 느낌을 느끼고 더 큰 풍요로움이 끌어당겨진다.

이건 정말 사실이다.


요거트와 함께 먹는 산딸기와 노지딸기


냉장고에 찾아보니 먹다 남은 요거트가 있어 유리그릇에 소분해 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노지딸기와 산딸기를 넣어 함께 먹으니 이 맛을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주 비싼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먹을 수 있을법한 디저트처럼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이렇게 내 집 주변 지천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산딸기들을 보니

왠지 세상을 다 가진 듯 든든하고 풍요롭게 느껴졌다.  우주는 이렇게 빨간 딸기로 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는 듯하기도 했다. "이거 먹고 힘내라고요? 네 알겠어요 , 이미 충분히 좋은 에너지 가득 받았답니다.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습니다 오버!" 아무도 모르게 이렇게 나는 속으로 혼잣말로 웃으며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내가 보는 메시지는 우주로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 의심 없이 굳게 믿는다.




오늘의 행복은 내 손안에 그득히 있다. 

더 많이 딸 수 있지만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딱 오늘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따도 나는 충분히 좋았다. 

오늘 다 따지 않아도 내일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임을 알기에. 

그것이 모두 다 온전히 내 것이 될 것임을 알기에 조급하게 다 따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풍요라는 선물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달으며 딸기를 이웃분들께도 나눠주고 싶은데 이웃분 들네 집에도 이미 딸기가 가득가득 달려 있음을 지나다니면서 보아서 알고 있기에 그 마음은 고이 넣어둔다. 


 


이미 나는 풍요롭다 생각하니 모든 것들이 다 풍요롭게 느껴졌다. 내가 느끼는 이 감각이 더 큰 풍요를 끌어당겨옴이 느껴져서 마음이 충만해지는 하루였다. 비단 물질적인 풍요만이 아닌 심적인 풍요로움은 내 마음의 어느 곳에서 텅 빈 허함을 용납하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수 없이 나누는 우리들의 재잘거림 속에 가장 많이 한 말은 " 여기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 정말 만족도 최고의 집이다."  " 내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게 느껴진다"이다. 



  



단순히 "딸기"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1년 가까이 이곳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한 안락함과 평온함과 감사함을 사무치게 느끼고 있다. 그것도 우리 둘 다 동시에 똑같은 감정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행복이란 뭘까?

도시에서의 삶은 무척 바쁘기만 하고 늘 번다했다. 

바쁘고 분주하다 보니 늘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거나 외식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곳에 살면서 번다함을 잠시 내려놓고 ,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에 나는 좀 더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사람들과 관계보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그런 시선의 의식보다는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이 "사랑으로, 기쁨으로, 감사로 가득 차 있는가? " 가 지금의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부분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갑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해도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 예스!"라고 자동반사적으로 대답이 튀어 나갈 것이다. 


도시에서 살 때의 내 얼굴은 뾰루지와 여드름 투성이었는데

지금의 내 얼굴의 피부는 빛이 나고 광이 난다. 








오늘의

"유용하진 않지만 소중한 것들"


이미 내가 가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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