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 힘을 빼세요 VS 힘을 조금만 더 줘봐요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by 바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고 제발 묻지마

그냥 하는 거야


요가는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게 아니다. 어리석게도 나도 처음에 "저 처럼 나이 많은 주부가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요가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클래스를 들어도 되나요?" 라는 질문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담 받으러 갔을 때 그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이 너무너무 다행이였다. 왜 나는 그리도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일까? 요가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거다. 나이가 40이면 어떻고 70이면 어떠랴. 왜 나이에 얽매여서 누군가에게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허락을 받으려고 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혹시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런 걱정을 고이 접어두길 바란다.우리는 무의식중에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 보려고 할 때 "내가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 " 내가 그걸 해도 될까?" 라는 어리석을 질문을 한다. 이제 그런 질문을 할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시도해 보고 도전해 보자. 내가 배가 고프면 그냥 자연스럽게 밥을 찾아 먹듯이 나에게 요가가 필요하다 느껴지면 나이와 상관없이, 상황에 상관없이 그냥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누군가의 허락이나 허가를 받으려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힘을 빼라는 거야? 주라는 거야?

시간이 해결해 줄꺼야



이번주도 나는 물구나무 서기를 실패했다. 아예 넘어져 보지도 못했다. 무엇이 두려워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다디를 아예 땅에서 떼지도 못했다. 금요일을 매번 손꼽아 기다리면서도 이번주는 이런 저런 핑계로 집에서 따로 연습하지 못하고 요가원에 갔다. 이번엔 멋지게 물구나무 성공하는 모습을 짠~! 하고 해내고 싶었는데 연습을 안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나는 오늘도 역시나 낙담을 했고 "난 역시 안되는 것인가?" 라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다시한번 마음을 평온하게 가다듬어 본다.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연습해 나가기로. 어찌 첫 술에 배부르겠는가? 남들보다 쉽고 빠르게 되려고 하는 마음. 그 자체가 욕심일수도 있다.


오늘은 희한하게도 늘 무뚝뚝했던 남자 선생님이 나에게 "힘을 조금만 더 줘봐요.그러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라고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건네어 주셨다 .그 다음에 나에게 건네어 주신 말씀은 "아까전에 보니까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더라구요, 그러면 나중에 어깨 통증이 올 수도 있어요. 지금보다 조금만 더 어깨 힘을 빼보세요~"

으잉? 조금 전에는 '몸에 힘을 조금만 더 줘봐요.' 라고 하셨는데, 다음엔 '어깨에 힘을 빼봐요' 상반되는 두 말씀은 혼란스러웠더. 나는 두가지 말씀에 모두 다 "네" 라고 대답했지만 어떤 포인트에 힘을 더 줘야 하고, 어떤 포인트에 힘을 더 빼야 하는지는 정확히 구별하지 못했다. 곰곰히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더 혼란스러워져서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은 나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그 말씀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가지만, 왠지 좀 더 오래 수련을 하다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이유없는 믿음이 있다. 힘을 빼야 하는 순간에는 저절로 빠지게 될 것이고, 힘을 주어야 하는 순간에는 저절로 주게 될 것이다. 이건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될 것이다. 일단은 그냥 묵묵히 꾸준히 연습해 나가는 거다. 빨리 잘하고 싶은 조급증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 내려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면 오히려 못한다. 그저 매일매일 조금씩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해 나가기로 하자. 그러면 어느 사이 나는 요가의 바다에 풍덩 빠져 있게 될 것이다.






요가.jpg



왜 다들 말을 안해요?

말할 시간이 없거든요




요가원에 다닌지 오늘까지 딱 한달 째. 한달 동안 다니면서 이상하다 느낀 점은 서로 아무도 말을 안한다는 것이다. 여기 요가원 어딘가에 "묵언하시오" 라는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일까? 싶어서 두리번 거려 본 적도 있다. 특별히 눈에 띄는 "묵언" 에 대한 표시가 없는데도 다들 모두 묵언수행자들처럼 말이 없다. 처음 이 곳 분위기에 낯설어서 당황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운동하러 다니면서 마음에 맞는 친구도 사귀고 싶었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친구도 사귀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등록했는데 서로서로 아무도 대화를 안하니 의아했다. 가끔씩 수업 시작 전 선생님이 함께 수련하는 옆 사람에게 인사하세요~ 라고 할 때만 단 한마디를 한다.

바로 "나마스떼~" 그 인삿말 이외에는 모두가 너무 조용하다. 처음엔 이 침묵이 못견딜만큼 불편했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자 이 침묵이 오히려 깊은 편안함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침묵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이 있게 내 호흡에 오롯이 집중하게 된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나의 들숨과 날숨. 평소에는 분주하게 지내느라 전혀 인지할 수 없었던 나의 숨소리를 내 귀로 들어보는 신기한 경험. 자꾸만 그 호습에 집중하다보니 옆사람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는 생각조차 점점 희미해져 갔다. 한번이라도 더 내 호흡에 귀 기울이고 싶고, 더 깊이 내면의 나를 만나보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져간다. 옆 사람이랑 적당히 수다도 떨고, 친구도 만들고 싶었던 나의 가벼운 마음이 어느새 깊은 호수 속으로 무거운 추를 달고 들어가는 기분이다. 그 호수 속에서 진정한 나를 만난다. 코로 들어온 호흡이 내 몸 속 구석구석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길을 터주는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막힘없이 내 몸 속의 모든 길들이 구석구석 뻥 뚫리도록.

이런 마음으로 수련에 집중하다보면 옆 사람이랑 수다 떨고 싶은 생각이 예전같이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요 나눈다. 하지만 상대방에서 더 가까워지길 원하진 않는다. 요가하러 오는 이 시간이 나에게 너무 귀하고 소중하기에 이 에너지를 다른 무언가에게 뺏기거나 흐트러트리고 싶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침묵이 주는 편안함을 나는 요가를 통해 점점 알아가고 있다.








요가생활.jpg

왜 항상 같은 동작만 반복하는 것일까?

매일이 새로움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아쉬탕가 요가를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같은 동작을 매번 반복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쉽게 싫증을 잘 내는 사람에겐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다. 이 동작들을 매번 올 때마다 반복한다고? 그러면 새로운 동작은 안배워? 살짝 돈 아깝다는 생각도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지나가게 될 것이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 나도 그랬다. 이 똑같은 동작을 할려고 이 등록비를 내다니. 맙소사~! 헬스장에서 PT를 받을 때처럼 오늘은 어깨강화 운동을 해볼께요, 오늘은 허벅지 운동을 집중해서 해볼께요 등등 갈 때마다 새롭고 다채로운 뭔가를 배울 줄 알았는데 일정한 패턴이 있는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한다는 것에 처음엔 다들 놀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같은 동작이라 할지라도 매번 내 몸이 느끼는 자극이나 강도가 달랐다. 이상했다. 어? 이거 어제 분명이 잘 되었었는데? 오늘은 왜 갑자기 뻣뻣하고 안되지? 당황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면 우리 몸은 다시 새롭게 세팅된다. 매일매일 우리 몸은 변하고 있다. 어제의 몸은 어제의 몸일 뿐. 오늘 만난 내 몸은 다시 새롭게 태어난 뉴페이스 인것이다. 매일매일 우리는 "나의 뉴페이스"를 수련이라는 행위로 배우고 알아가는 것이다. 하루의 첫 시간. 이른 아침에 매트 위에 내 몸을 세운다. 매우 힘든 일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특별한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아침 시간에 나의 연습을 방해하는 것들은 하나 둘씩 제거해 나가게 된다. 부산스러웠던 아침을 보다 더 정갈하고 담백한 순간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 텅빈 공간에 더 특별한 것을 채워 넣는다.이것이 매일의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훈련해 나가는 것이다. 같은 동작의 반복처럼 보일지라도 내 몸이 느끼는 것은 매번 다르며, 느껴지는 자극들도 새롭다.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나는 점점 더 강해지고 건강한 에너지가 샘솟아 오른다. 오늘도 요가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

keyword
바유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