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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Apr 30. 2019

1. 국가란 무엇인가_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_첫번째 질문

"훌륭한 국가는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 책은 무려 세 번째 읽는다.
이미 두 번을 읽었지만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뭔가 제대로 정독을 해보리라 다짐:)


• 제1 장. 국가란 무엇인가 1 _합법적 폭


<용산참사(2009년 1월 20일)_용산 남일당 빌딩>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 빈 건물, 철거민 32명이 19일 새벽에 들어갔다.
자신들이 정당하다고 여기는 수준의 보상을 받을 때까지 농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빌딩 옥상을 점거한 후 24시간이 막 지났을 때, 건설회사의 용역을 받은 철거 전문업체 직원들과 경찰특공대가 건물 계단으로 진입했고 옥상에는 경찰 헬기가 테러 진압 전문 특공대를 투입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던 와중에 불이 났고, 농성자 다섯 명과 경찰특공대원 한 명이 그 불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살아남은 농성자를 모두 체포했고, 법원은 전원에게 유죄판결과 징역형을 선고했다. 

정부의 행동을 비판하고 대통령의 사과와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면서 현장 근처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시위를 벌였던 인권단체 활동가들도 모두 유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남일당 빌딩은 철거되어 영원히 사라졌고, 불이 난 경위는 끝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때의 국가의 무력진압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01. 토마스 홉스-국가주의 국가론(리바이어던)

국가는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이며 , 

국가의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하다.


자연은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창조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같은 수준의 기대와 희망을 품고 자기의 목적을 추구할 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다.


타고난 자연법의 권리를 공동의 권력에 양도하기로 한 사회계약을 홉스는 신약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자연법적 권리를 한 사람 또는 하나의 합의체에 양도함으로써 '하나의 인격'으로 통일되는 것이 곧 국가(commonwealth)라고 하는 위대한 리바이어던의 탄생이다. 여기서 '하나의 인격'을 가지는 자는 주권자가 되고 다른 모든 사람은 그의 신민이 된다.




02. 전제군주제 - 홉스의 이상국가

국가를 탄생시킨 사회계약의 목적은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다른 목적은 없다. 


주권자 또는 통치권자가 이 목적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한 신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며, 주권자에게 대항하면 국가의 목적 수행을 방해하게 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다른 모든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으며 어떤 수단이든 다 쓸 수 있다. 




03. 만약 국가가 없다

공동의 권력이 없으면 인간은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주장은 듣기 불편하지만 반박하기 어렵다.


+홉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사

a. 소말

소말리아 아프리카 대륙 북동쪽의 뾰족 나온 반도에 있다. 소말리아 무장반군은 1991년 포악한 독재를 자행하던 군사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반군 종자들 사이에 벌어진 권력투쟁 때문에 혁명은 곧장 내전으로 번졌다. 크고 작은 파벌과 부족들이 벌인 무력투쟁과 집단학살, 강간, 약탈행위가 난무하는 가운데 소말리아 국민들은 질병과 굶주림으로 죽어갔다. 인구 1000만 정도였던 이 나라에서 내전 발생 이후 20년 동안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70만 명이 소말리아를 탈출해 국제난민이 되었다. 나라 안에서 떠도는 난민도 140만 명이나 되었다. 2012년 우여곡절 끝에 소말리아 연방 공화국이 탄생했지만 강하고 안정된 국가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소말리아의 근본문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공동의 권력'이 없다는 것이다.
내전 기간 소말리아 영토 안에는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폭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합법적 권력 주체가 없었다. 소말리아 국민들의 삶은 군사독재정권이 강권통치를 자행했던 때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 소말리아의 상황은 국가 없이는 '만인이 만인에 대해 늑대와 같이 경쟁하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는 홉스의 이론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한 증거가 된다.


b. 시리아 사

2011년 내전이 터치기 전까지 40년 동안 시리아는 알 아사드 부자의 대를 이은 철권통치 아래 놓여 있었다. 당시 중동 지역은 '아랍의 봄'이라는 이름이 붙은 민주주의 정치혁명에 휩쓸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 시리아 국민들의 시위를 정부군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반정부 시위는 무장투쟁으로 번졌고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치달았다. 이 내전은 단순한 권력투쟁이 아니라 소수인 이슬람 시아파 집권 세력과 다수인 수니파의 종교전쟁이기도 했다. 러시아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정부군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을 지원했다. 여기에 이라크에서 발원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가 뛰어들어 동부 지역을 점거하면서 시리아는 완전한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유엔난민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내전이 터진 이후 시리아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1,000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내전 발생 이전의 시리아는 훌륭한 국가가 아니었다. 그러나 내전 이후의 삶은 더 혹독하고 처참했다. 무능한 독재정권도 고통이었지만 국가가 무너진 내전 상태의 삶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04. 대한민국의 기원-한국전쟁

정치학자 박명림 교수는 대한민국의 기원을 한국전쟁으로 본다.

기나긴 자본주의 발전과 사회적 분화를 거치면서 상비군과 관료제가 발전하고 국가제도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길게는 8년, 짧게는 3년에 불과했던 전쟁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졌다.




05. 이념형 보수-국가주의

1987년 이후 주요 선거 결과와 정치 사회적 쟁점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대한민국 국민 셋 가운데 한 사람 정도는 국가주의 국가론을 확고하게 지지한다.

그래서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정치세력은 아무리 상식에 어긋나는 짓을 해도 잘 무너지지 않으며, 외환위기를 일으키거나 차떼기 선거부정을 저지르거나 대통령과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이 들통나 무너지는 경우에도 그리 어렵지 않게 세력을 재건한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사회질서유지와 국가안전보장이다. 

가난한 아이들과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 장애인과 중증질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복지지출을 확대하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국가다.

국가주의 국가론을 신봉하는 이들은 사형제를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찬성한다. 국가는 그 정도 힘을 가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해고 노동자와 철거민들의 처지는 이해가 되지만 질서 파괴를 방관하는 것은 국가답지 못하다.

'용산참사'에 대해서도 그들은 사람이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믿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사회의 질서와 기강을 바로 세워야 제대로 된 국가라고 본다.



• 제2장. 국가란 무엇인가 2 _공공재 공급자

인간사회에서 누구든,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국가가 그 사람의 의지에 반해서 권력을 사용하는 것도 정당하다. 이 단 하나의 경우 말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행사도 정당화할 수 없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01. 법치주의-통치자에 대한 구

대표적인 자유주의자: 로크,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로크는 시민들의 동의로 성립하고 법에 따르는 통치를 주창했다.

스미는 사회의 부를 증진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가 시행한 자의적 간섭과 특권의 철폐를 제안했다.

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어떤 경우에도 침해해서는 안 되는 기본권으로 내세웠다.


, 국가는 선을 행하려 한다기보다는 악을 저지르지 않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자유주의 국가론의 핵심)


로크는 

사회계약론을 받아들였지만 전제군주제의 정당성을 부정. 

인간이 자유를 포기하고 사회의 구속을 받는 것은 다른 사람과 결합하여 하나의 공동사회를 형성하는 데 동의할 때뿐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소유권을 지키고 외부의 침략을 막아 서로 안락하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홉스와 비슷하다.

그러나 로크는 사회계약을 어느 한 사람이나 추상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사회의 다수파에게 권력을 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홉스 정치적 혼란 그 자체를 극복해야 할 악으로 보았다면,

로크는 항구적인 법률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임의적인 명령으로 통치함으로써 혼란을 기하는 권력의 행태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02. 자유가 너희를 풍요롭게 하리라 - 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잘 알려진 애덤 스미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할 것을 주장했다는 것 정도는 다들 알만한 얘기.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진실은 조금 다르며,
널리 알려진 스미스와 이 책에서 알려주는 스미스는 차이가 있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

1. 국가는 다른 나라의 폭력과 침략에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

2. 국가는 사회 모든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의 불의나 억압에서 호하기 위해 사법제도를 엄정하게 세워야 한다.

3. 국가는 어떤 개인도 건설하고 유지할 수 없는 공공사업과 공공기구를 건설하고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3번이다.
'어떤 개인도 건설하고 유지할 수 없는 공공사업과 공공기구'는 공공재를 얘기한다.
예를 들어 '등대, 도로, 혹은 자연보호'.
즉, 공공의 복지나 인간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은 국가가 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말미에 이렇게 덧붙인다.

"스미스는 자유방임주의 경제이론을 창안함으로써 자본가의 계급적 이익을 옹호한 사람처럼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는 '국부론'곳곳에서 집단적 궁핍에 직면한 노동자들의 처지에 연민을 표하면서 분업의 발전이 노동자들을 빈곤에서 건져낼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보수적인 정치인이나 경제학자가 "이것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라고 말할 때,
그들이 마음속으로 경배하는 수호성인은 바로 스미스이다.
그런데 국가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진보 지식인과 정치인들도 '공공재'에 대한 스미스의 이론을 적극 활용한다.
이 둘 모두를 스미스는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p.64




03. 국가와 정부는 다르다 -루

장 자크 루소(1712-1778): 정치색이 더 뚜렷한 진적 국가론을 펼침.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빼앗을 경우 사회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주장. 국가의 해체 또는 혁명의 가능성을 사회계약론에 끌어들인 것.


로크는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데 그쳤지만, 

루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경우 인민에게 정부를 무너뜨릴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가와 정부의 구분 

정부국가주권자를 연결하는 중개 단체일 뿐이다.

법률의 집행과 사회적, 정치적 자유 유지할 책임을 맡은 중개 단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군주는 개인이 아니라 중개 단체인 정부를 총칭하는 말이 된다. 

정부 또는 군주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고용되어, 맡겨진 권력을 주권자의 이름으로 행사하는 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대리자에 불과한 정부가 주권자인 국민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다면 국가가 해체될 수 있다. 국가를 수립한 사회계약이 파기되는 것이다. 



폭군과 전제군주의 구분

폭군자격이 없으면서 왕권을 찬탈한 사람. 폭군은 법률에 따라 정치를 하기 위해 법률을 위반하는 자이고, 전제군주는 스스로 법률 위에 서는 자이다. 

폭군은 전제군주가 될 수 없어도, 전제군주는 언제나 폭군이 된다. 전제군주는 그가 누구이며 어떻게 통일하느냐에 관계없이 본질적으로 언제나 폭군이라는 것. 스스로 법률 위에 서서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자의적인 명령으로 통치하는 군주는 폭군일 수밖에 없다. 폭군이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입헌군주제의 군주여야 한다. 루소는 입헌주의 정치체제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

루소는 모든 사회악과 사회갈등의 근원이 경제적 불평등에 있으며 수천 년에 걸쳐 고착화된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혁해야 한다고 주장.




04.어떤 경우에도 침해할 수 없는 자유 - 밀

밀은 정당한 권력이 법률을 통해서 제약하는 경우에도 공동사회 또는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인간사회에서 누구든, 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국가가 그 사람의 의지에 반해서 권력을 사용하는 것도 정당하다. 이 단 하나의 경우 말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행사도 정당화할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 37조 제 2항]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자유주의자 일반의 소신




05.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 - 소로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의 불복종

→자유주의자가 악을 저지르는 국가에 저항하는 특별한 방법.

레프 톨스토이,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넬슨 만델라가 소로의 길을 따라갔다.

소로는 세금을 내지 않음으로써 정부에 충성하기를 거부했다. 자신은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해 태난 것이 아니므로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니, 누가 더 강한지 두고 보자고 했다.




06. 시장형 보수 - 자유주의

자유주의자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와 인권, 노동권을 제약하는 데 반대한다.

자유주의자는 교육에 대한 국가통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강제적 교복 착용과 두발 규제, 교육을 명분으로 한 체벌 같은 것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국가는 개성과 자유를 억압할 권리가 없다고 믿는다.

징병제보다 모병제를 선호한다.

징병제는 국가의 강제력을 동하는 것이고, 모제는 노동시장이 제공하는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들은 파견과 사내하청 같은 비정규직 제도가 부당한 차별을 용인하는 나쁜 제도라고 생각한다.



제3장. 국가란 무엇인가 3 _계급 지배의 도구


프롤레타리아트는 부르주아지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가운데 하나의 계급으로 단결하고, 혁명을 통해 스스로 지배계급이 되며, 새로운 지배계급으로서 낡은 생산관계를 폐지한다.
프롤레타리아트는 이 생산관계로 함께 계급대립의 존립 조건과 계급 그 자체를 폐지하고 종국적으로 자기 자신의 계급 지배도 폐지한다. 이렇게 해서 계급과 계급대립이 있던 낡은 부르주아 사회 대신에,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한 조건이 되는 연합체가 들어선다.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01. 프롤레타리아트에게는 조국이 없다.

마르크스는 국가를 하나의 공동사회로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는 만인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국가는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견해에 따르면 

사유재산이 발생하고 계급이 형성된 이래 국가의 본질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사회구조와 지배계급의 특성뿐이다.


부르주아지는 자본주의 체제의 산물이다. 처음부터 지배계급이 아니었다. 

중세기 봉건 영주의 지배 아래에서는 피억압자의 신분이었고, 어떤 곳에서는 무장한 자치 연합체였다. 다른 곳에서는 납세의무를 지닌 군주국의 제 3신분이었으며, 공장제 수공업 시대 군주국에서는 귀족에 대항하는 균형 세력이었다. 부르주아지는 대공업과 세계시장이 세워진 이후에야 비로소 국가의 정치적 지배권을 쟁취했다.


현대의 국가권력은 

부르주아 계급 전체의 공동업무를 처리하는 위원회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마르크스의 대답.


국가주의 국가론이나 자유주의 국가론을 신봉하는 정치세력과 지식인들은 마르크스 주의자들이 국가를 파괴하고 애국심을 부정하는 집단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이론이 옳다면 노동자에게는 조국이 없다.  




02. 공산주의 혁명과 국가의 소멸

마르크스의 이론에 따르면 오로지 노동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생산수단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근거로 노동자들이 생산한 가치 가운데 노동자의 생존 또는 노동력의 재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몫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윤의 형태로 착취한다. 잉여 가치론의 철학적 토대는 노동 가치론이다.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것은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연합체"였다.

계급적 적대관계가 없고, 삶의 주체로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개인들이 서로 상생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세상. 즉, 유토피아다.




03. 근본적 변화에 대한 열망과 정치적 냉소주의

카를 포퍼(1902-1994)마르크스주의에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받아들일 경우 정치가 갖는 의미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만약 현행 법률과 국가제도의 본질적 기능이 자본주의 생산양식과 부르주아지의 계급 지배를 유지하는 것이라면, 정당정치나 선거와 같은 정치행위는 사회를 바꾸는 데 아무런 실질적 기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형식을 취하든 자본주의 사회의 정치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현존하는 계급관계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경제에 관해 마르크스의 책에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배분하는 사회에서 각자의 필요에 따라 배분하는 사회"라는 얘기뿐이었다.

이 말이 현실적이었다면  북한이, 소련이, 지금과 같지 않았겠지.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의 심각한 부작용 가운데 하나가 정치 무용론과 정치적 냉소주의다.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에게는 '근본적인 변화'가 중요하다. 

정권교체, 법률 개정, 국가재정구조와 조세제도 변경 등을 둘러싼 현실의 정치적 대립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계급 착취의 현실을 수용하는 가운데 벌이는 '정치세력들 사이의 권력다툼'에 불과하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런 식으로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대중이 부르주아 정치집단 사이의 권력투쟁에 휩쓸려 들어가고 '근본적'변화를 추구하는 혁명적 정치세력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교육과 언론, 미디어를 모두 장악한 지배계급이 대중의 계급적 각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04. 좌절한 사회혁명의 꿈

그렇게 마르크스주의 사회혁명의 꿈은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저자는 아주 사라졌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언급한다. 특히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지적 향수가 가장 짙게 남아 있는 곳은 언론계, 출판계, 학계 등 지식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분야이다. 적지 않은 지식인들이 자기가 믿는 진리를 대중에게 전파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

대량해고에 직면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필사적인 싸움을 보면서 "착취당하는 자의 고통"저편에 "착취당하지 못하는 자의 더 큰 고통"이 함께 존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비극을 새삼 들추어낸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가 부당하게 해고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싸운 끝에 운이 좋은 경우 원래의 파견업체나 사내하청업체에 복직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계속 착취당하는 자리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그들이 복직을 위해 싸우는 것은 그 자리마저 빼앗기면 생존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착취당하는 고통'이며, 해고된 노동자가 겪는 생활고는 '착취당하지 못하는 고통'이다.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는 한 이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은 이 '진리'를 전파하면서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한다. 본성이 계급 지배의 도구인 국가더러 지배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사회적 선을 행하라고 말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이상하지만, 정통 마르크스주의가 빛을 잃은 시대인 만큼 서로 너그럽게 이해하고 넘어간다.

좌절한 마르크스 주의자는 국가보안법 폐지, 남북 평화협정 체결, 비정규직 철폐, 금융자유화와 자유무역협정 반대,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실시를 요구하지만 몸소 정치에 뛰어들어 그런 목표를 실현하는 일에 도전하지는 않는다.

→ 이 부분이 포퍼가 지적한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이 정치의 무력함을 내포한다는 부분이다.


이해가 가며, 동시에 무기력해지는 부분이다.

'착취당하는 자의 고통'과 '착취당하지 못하는 자의 더 큰 고통'의 비교라니.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고통이라는 게 더욱 슬프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마르크스주의를 향한 꿈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얘기한다.
마치 이루지 못한 꿈과 같다고 덧붙이며.

우리나라에서 '동학농민운동'도 그 철학만큼은 훌륭했지;(
현실에서는 에덴동산이 만들어질 수 없는 것과 같은 얘기라고 보면 되는 걸까.


한 사람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연합체
-공산주의당 선언(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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