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_두 번째 질문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해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목적과 강점은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모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훌륭하고 지혜로운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잡더라도 선한 일을 마음껏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마음대로 악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대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대한민국은 "사악하거나 무능한 지배자들이 너무 심한 해악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갖춘 나라이다.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었고 또한 공감했다. 그래서 최선의 정책은 아니지만, 최악을 막는 정책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 맹자나 플라톤이 얘기했던 덕을 갖춘 인자 혹은 현명한 철학자가 마음껏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명하지 못한 인물이나 부도덕한 인물이 권력을 잡더라도 마음대로 악 또는 바보 같은 일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는 대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나는 것이니까.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밖에.
방송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나로서는 이 부분이 더욱 와 닿았다. 그리고 미디어가 왜곡되어서 중우정치로 타락한 것은 지난 정권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기에. 그리고 현재는 대안언론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현실 왜곡과 여론 조작도 다양한 방향에서 가능해졌다. 다 같이 똑똑해지거나, 다 같이 바보가 되거나.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는 이 정도로 마무리된다. 저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이 정도로 이 장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약간은 탄식 섞인 듯한 마지막 문단.
"전쟁이 끝난 후에도 60년 넘게 분단체제에서 살아온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국가주의 국가론이 이념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자유주의 성향의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국정수행 지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데는 이러한 이념적 요소가 작용했다. 다시 자유주의 성향을 지닌 정치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비슷한 문제에 봉착하게 딜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여둔다."
-p.126(4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