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현상이심화되고있다. 원인과극복방안에대해논하라
[논술]우리는 함께 해야 한다.
by 책추천하는아나운서 Apr 16. 2019
'우리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외면을, 예술 작품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본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글이다. 그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술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그것들의 작가 내면을 대변한다. 그리고 그 시대에 유난히 대중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작품들의 경우, 작가만의 내면이 아닌 시대상을 담고 있기도 하다. 2016년 10월에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이 그러하다. 첫 출간 이후 7개월 만에 10만 부 이상이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성별 혐오 논쟁이 끊임없이 따라붙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1982년생 김지영 씨가 겪는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차별이 주된 내용이기에 더욱 그랬다. '과하게 적어놓았다'라는 게 다수 남성들의 의견이었고, '여전히 남자는 사회에서 최고의 스펙'이라는 게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는 여성들의 의견이었다. 최근 영화화된다는 이유로 기사가 나오면서 논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맘충이나 여성 혐오와 같은 단어도 수면 위로 함께 떠오른다.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의 종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성별 혐오 외에도 지역 간 혐오, 정치적 견해 차이에 따른 상대 비하, 경제력이나 교육 격차에 따른 혐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혐오 등 다양한 혐오 현상 등이 사회적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혐오 현상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의 가치관 혹은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사회적 갈등의 종류라고 볼 수 있다. 즉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갈등이란 어느 사회에서나 발생하며, 사회 발전을 위해서 갈등은 필요충분의 조건과도 같다.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사회적 합의점을 올바르게 도출해낸다면 더 큰 사회 통합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다양한 혐오 현상들의 대표적인 원인을 꼽자면, 국가가 조장해온 '정상성'과 '표준'에 대한 뿌리 깊은 문화적 편견이다. 이는 한 사람을 괴물로까지 만들 수 있다. 평소에는 착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더라도 그의 편견이나 그가 누구를 차별하는지에 따라 평소에 나오지 않던 폭력성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폭력성은 그가 속한 단체의 혐오 논리로 인해 정당화되어버리기에 무섭다.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폭력은 이러한 방식으로 사회적 편견을 먹으며 그 덩치를 키우다가 결국 자기들이 보기에 정당하고 합당한 '혐오'라는 이름의 끔찍한 괴물이 된다. 차이를 차별하려고 하면 차별받지 않을 사람이 없다. 사람은 서로 다르다. 그런데 이러한 차이를 놓고서 옳은지 그른지로 구별하고,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것, 그것이 차별이다. 잘나고 못난 것으로 나눠서 강요하는 것이 차별이며 폭력이고 혐오의 시작이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해야 한다. 각 부문별 사회적 약자로써 함께 싸워야 한다. 여성운동, 지역운동, 성소수자 운동 등 각종 혐오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부문별 의제들을 사실상 함께 할 때 빛을 발한다. 그저 사회에 대고 편견을 벗어달라고 외치기 이전에 서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먼저 마주하고 해소해 나가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발만 걸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도와준다'는 말의 모순을 알고 있다. 흔히 '남자가 집안일을 도와준다.'는 말은 주체로서가 아니라 '내 일이 아닌데' 도와준다는 의미로 쓰인다. '돕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네 일'이 아니라, '내 일'로서 함께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지 내 일, 우리 일로 닥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도 진보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녀는 현대의 악을 선과 악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부드러운 악이라고 일컫었다. TV에 나오는 약자들을 가엾어하지만 내 동네에 들어오는 혐오시설은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악이 그녀가 말하는 새로운 악이다. 다양한 혐오현상들 또한 새로운 악의 일종이다. 혐오를 하는 그들이 가정에서 좋은 엄마이고 아빠일 수 있기에 그러하다. 그리고 그런 악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연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