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허물기

PART 4. 그 너머로 가기

by 서하
그저 나날의 삶이
당신이 붙들고 있는 벽을 허물어 주도록
내버려 두면 된다.
당신의 요새를 보수하고 지키는 일에
팔을 걷고 나서지만 마라.


12. 벽 허물기

― 바람이 지나가게 하라


이 책이 말하는 ‘벽’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이다.


내가 살아오며 붙잡아 온 모든 과거의 경험,
그때 느낀 모든 감정,
수없이 반복된 생각과 결론,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념,
놓치고 싶지 않은 믿음과 희망,
그리고 오래 품어 온 꿈까지—


그 모든 것이 층층이 쌓여
나만의 성벽이 되었다.


벽 안에서 나는 안전했다.
그러나
그 안은 점점 좁아지고,
창문은 작아졌으며,
빛은 희미해졌다.


며칠 전, 오랜 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는 항상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구나.”

순간
가슴이 꽉 조여 오고,
숨이 얕아졌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턱이 굳었다.

“그런 게 아니야”라고
즉시 반박하고 싶었다.


그때 깨달았다.
이 반응이 바로
내가 오랫동안 쌓아 온 벽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실수하면 안 된다’는 믿음이
나를 지켜주었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먼저 스쳤고,
손바닥이 축축해졌다.


이 모든 것이
내 무의식 속에 지켜온
‘완벽함의 벽’이었다.


이 벽을 허물라는 요구는
나를 삼키려는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온다.


나를 지탱해 온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니,
그동안 나라고 믿어 온 것을 무너뜨려야 한다니—

그것은 단순한 변화를 넘어
존재 전체를 뒤흔드는 일이다.


하지만 삶은 매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벽을 흔든다.

예상치 못한 만남,
마음이 불편해지는 대화,
계획 밖의 사건들…

그 모든 것이
벽에 작은 금을 낸다.


최근 직장에서 실수를 했을 때,
평소라면 밤새 자책했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그 불편한 감정이
가슴에서 일어나는 것을
그저 지켜보았다.

“아, 지금 내가 완벽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구나.”


그 순간,
그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천천히 빠져나갔다.

그리고 가슴속에
바람이 스쳤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자유의 온도를 가진 바람이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팔을 걷어 올려 틈을 메울 수도 있고,
그대로 두어
빛과 바람이 스며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벽이 무너지는 소리는 두렵지만,
그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익숙한 공기와는 전혀 다른 향을 품고 있었다.

그 바람이 나를
더 넓은 하늘로,

그리고
벽 없이 서 있는 나 자신에게로
이끌 것이다.



나에게 던지는 질문


내 마음속 벽은 무엇으로 쌓여 있나요? (과거 경험, 감정, 믿음, 관념 중 어떤 것이 가장 크게 작용하나요?)

벽을 보수하려는 내 습관은 무엇인가요? (합리화, 회피, 거리두기, 침묵 등)

벽을 허물라는 파도 앞에 섰을 때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나요?

상_12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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