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그 너머로 가기
나는 그 덩어리가 아니다.
그저, 지나가게 두면 된다.
과거의 상처가 지금을 흔들 때,
그것은 진짜 내가 아니라
오래된 기억의 그림자다.
― 그저 지나가게 두라
마이클 싱어는 ‘가짜 덩어리’라는 말을 쓴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먼지처럼,
마음 한구석에 켜켜이 쌓인 정서적 찌꺼기다.
분노, 두려움, 억울함, 수치심…
이미 끝난 사건에서 비롯되었지만,
현재의 어떤 순간이
그때의 기억과 닮아 있으면,
그 덩어리는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문제는,
우리는 그 덩어리를 ‘나’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방어하고, 변명하고,
상대를 탓한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당신은 그 덩어리가 아니다.
그저 지나가게 두면 된다.”
조용한 성당에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묵상하고 있을 때,
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다.
얼마 전 직장에서 행사를 마치고 동료의 피드백을 듣는 순간
가슴이 조여오고 화가 났던 기억이 스쳤다.
지난 상황임에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다.
그런데 그 감정은 ‘지금의 나’가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오래 전, 비슷한 상황에서 내가 느꼈던
무력감과 서운함.
그 기억이 덩어리가 되어,
이삽십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의 나는
동료의 피드백을 듣는 성인이 아니라,
인정받지 못해 속상한 아이였다.
저자는 말한다.
덩어리가 올라올 때
억누르지도, 붙잡지도 말고,
조용히 바라보며 흘려보내라고.
“아, 지금 내 안에 옛날 상처가 올라오고 있구나.”
그렇게 인식하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이 막히는 감각을
있는 그대로 둔다.
감정을 밀어내지도, 바꾸려 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도록 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
감정은 구름처럼 흘러가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는
하늘과 같은 존재임을 기억하는 것.
책장을 덮고 나니,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붙잡고 있는
덩어리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이미 끝난 이야기를 마음속에서 재생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던 순간들.
그 순간의 ‘나’를 지켜보았다면,
훨씬 더 빨리 자유로워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
잠시 멈춰 물을 것이다.
“지금 반응하는 것은 정말 나일까,
아니면 과거의 덩어리일까?”
그리고 그것이 덩어리임을 알아차리면,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않고
부드럽게 말해주려 한다.
“아, 또 왔구나.
그래, 지나가렴.”
지금 내 마음속에서 반복 재생되는 ‘가짜 덩어리’는 무엇인가?
최근에 그 덩어리가 나를 대신해 반응한 순간은 언제였는가?
다음번에 덩어리가 올라올 때, 나는 어떻게 놓아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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