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 연화 와송
끈질기게 떠오르는 너의 생각으로 나는 오늘도 잠을 잘 수 없어...
다육이의 한 종류인 와송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기와에서도 자라는 특성 탓에 끈질김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위솔이라고도 부르는 탓에 연화를 닮은 와송을 연화 와송, 연화 바위솔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끈질기게 피어난다는 것이 내게 각인되어버린 몇 가지 후회스러운 것들과 참 많이 닮았다.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몸을 담그고 있으면, 이따금 어떤 생각이 끈질기게 피어올라 잊히지 않을 때가 많다.
매번 슬픈 생각만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생각은 여러 가지 갈래로 뻗어나가며 많은 부분을 건드리곤 한다.
어떤 사람이 끈질기게 떠오르기도 하고, 어릴 적의 일이나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를 때도 많다.
물론 그림처럼 매번 슬프게 느껴지는 생각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즐거웠던 순간들도 있고, 행복했던 기억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도 이미 상실했거나 지나버린 일들이 되어버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상실해버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그렇게 되어버린 이유가 대체로 나의 문제에 있었다.
늘 그랬고, 이전에도, 또 앞으로도 언제나 그러하듯이 내 탓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나버린 순간과 상실해버린 모든 것들에 다른 이들이 잘못은 없었다.
남 탓을 하는 것보다 내 탓을 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내가 상처를 받는 것보다 남들이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늘 중요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실제로 나의 우울과 갈망으로 인해 그들이 지쳐 나가버린 경우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매번 모든 일은 내 잘못으로 인해 어그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몇 가지의 것들은 큰 후회가 되어 깊이 박혀, 이따금 끈질기게 떠오르며 나를 괴롭게 한다.
되돌아 간다면 지금과 달라질 수 있을까? 그때보다 보다 성숙해진 지금이라면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이제와 이렇게 생각해본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의 만남에는 이런 후회를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문뜩 떠올랐을 때 빙긋 웃을 수 있는 그런 기억이라면 좋겠다. 이렇게 끈질긴 후회가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는 나 또한 끈질기게 떠오르는 기억으로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