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 있던 내가
망가져 있던 내가 고쳐지면 널 위해 노래를 부른다 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약속하며 조금 기다려 달라던 나의 약속.
그런 나의 약속을 믿었던 넌 꽤나 오랜 시간을 참고 견뎠지
하지만 나는 좀처럼 고쳐지지 못했고, 소리는 나날이 탁해져만 갈 뿐이었어.
결국 견디지 못한 너는 포기하고 나를 떠나버렸지. 난 그 길로 버려졌어.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는데...
그러나 나 역시 잘 알고 있었는지 몰라.
더 이상 고친다고 좋은 소리가 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그래서 그것이 더 미안해.
네가 내 곁을 끝까지 지켰더라도 결국 언젠가 들려준다던 소리를 너는 평생 들을 수 없었을 테니까.
그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할 수 있었던 만큼이라도 늘 노래를 들려줄 것을 그랬어.
기다린다고 더 좋은 소리가 나오리란 법이 없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으니까.
길가에 버려져 있던 피아노를 보며 오늘도 이렇게 지나버린 순간들을 후회하곤 해.
망가져버린 자신을 그 위에 겹쳐 보면서 말이야.
망가져있던 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것이 이 모든 잘못됨의 이유였으니 그대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앞으로는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래를 부르며, 나는 나대로 잘 살아갈 테니 말이야.
이만큼이라도 알게 된 것이 이제와선 참 다행이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