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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Apr 08. 2017

시선이 머무는 곳

Eye Contact


나를 바라보고 있나요?

아니면 그저 당신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내가 있었을 뿐일까요?

당신은 나를 어떤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부디 나를 담아둔 그곳에 서글픔이 감돌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담아둘 때 언제나 동그란 미소를 얼굴에 피우는 것처럼.



난 늘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왔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쓴다는 것은 눈치를 본다는 것의 완곡한 표현일지 몰라요. 또 그렇게 눈치를 살피며 온갖 에너지를 쏟는 것을 저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라 치장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렇게 타인을 신경 쓰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도 제가 쏟아붓는 에너지만큼이나 피곤함을 느끼긴 마찬가지일지 모르겠어요.


이런 생각들을 적당히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겠죠.


시선의 어느쯤에 비루한 몸을 비척이며 서있던 모습에서 나아가,  웃음을 띠며 눈을 마주하려면 말이죠. 내가 진정으로 당신을 온전히 담아내야 당신도 나를 온전히 시선에 둘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당신이 나를 보는 사랑스러운 눈빛에도, 난 늘 놓쳐버릴 불안과 지금의 행복이 사그라들까 걱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나 봐요. 지금 당장은 놓쳐버리고 싶지 않다며 말이죠.


아마도 나는 그런 탓이 당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있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아니 방법을 몰랐던 것 같아요. 온전히 행복하게만 하루를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요.  


당신이 행복함만을 오늘 담아가라 말하기 전까지 말이죠.

눈치를 살피며, 배려라는 말로 치장하지 않아도 될, 온전히 당신만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말이죠.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 멀리 돌아 깨닫게 되네요.





지금 당신은 어떤 감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까요?

당신이 머무는 시선에 늘 좋은 내가 서 있길 바랄게요.


오늘 행복만을 담아갈 내가 앞으로도 당신을 그렇게만 바라볼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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